2004년에 쓴 글이 또 하나 발견되어 이리로 모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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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나는 거의 매일 테니스장엘 나간다.
퇴근후 집에 정시에 도착하면 오후 6시 30분 정도. 저녁밥 먹고 아내와 아이들과 몇마디 나누면 7시가 조금 넘은시간. 이때부터 나는 자유인(?)이 된다. 집에서 테니스장까지는 걸어서 오분정도 거리. 테니스 가방을 메고 나오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지나간 일들도 생각해 보지만 주로 테니스와 관련한 일들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누가 나와 있을까? 요즘 빽핸드는 왜이렇게 안맞는가? 허리가 좀 아팠는데 오늘은 좀 풀리려나? 등등 말이다.
날씨가 많이 따듯해졌다. 운동을 하다보면 땀이 나게 마련이고 더위를 느끼다보니 계절을 빨리 느낀다. 벌써 반팔티를 입고 운동을 한다는 말이다. 오늘은 테니스장에 나오는 사람들의 복장에 관한 이야길 해 보려한다.
난 원래 의복에 그리 신경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실은 지금도 아무거나 쉽게 걸치고 다니는 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아내의 지청구도 그렇고, 격식을 갖춰야하는 모임이라도 있고 하다보니 조금은 신경을 쓰는 편이 되었다고 하자. 이런 성격이다보니 테니스라는 운동을 하면서도 처음에는 아무 옷이나 운동하기 편한 복장을 대충 꿰어 입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나를 가르치던 코치선생이 한마디 한다. "원장님, 살림살이 웬만하면 운동화좀 하나 새로 사시죠"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2년쯤 신고 있던 낡은 운동화를 그대로 신고 다녔기 때문이었고, 최근 운동화들을 보면 각각의 고유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축구화야 원래부터 바닥모양 자체가 다르지만 다른 운동화들을 정확하게 세분화해서 신던것은 그리 오랜일이 아니다. 그런 사실에 눈을 뜨고 보니 조깅화(이것도 실내용과 로드웍용이 다르다), 에어로빅화, 농구화, 테니스화 등이 각각의 운동특성에 맞추어 기능성 신발로 발달되어 있었다. 아무튼 그 덕에 테니스화를 새로 하나 장만을 했고.....
시간이 좀 지나면서 양말과 운동복도 테니스에 적합한 용품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복장들이 대부분 유명 메이커 제품들이라는 점이다. 난 원래 유명 메이커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많았다. 특히 나이키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정도니 말이다. 그래도 하는 수 없이 그런 제품들을 사게 되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아직도 나이키는 안산다.
요즘은 테니스장에 나와서 대충 둘러보면 누가 잘치는 사람인지 금방 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착용한 복장을 보면 대부분 테니스에 잘 어울리는 고급제품들이 많다. 난 여기에서 또 한가지 사실을 터득했다. 그 사람들이 그런 고급제품을 사용하는것이 모두 테니스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도 내가 입고 다니는 옷 중에서 가장 비싼 옷에 속하는 것들이 모두 테니스용품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리복 티셔츠, 프로스펙스 츄리닝, 르까프 반바지, 윌슨 양말, 아디다스 모자, 피에르가르뎅 고글, 리복 운동화, 헤드 테니스가방 등등...
오늘의 결론은 이거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겠지만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실력도 향상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애정이 그 운동에 대한 투자로 나타나고 그런 투자가 결국 실력의 증대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말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애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요? 애정이 가는만큼 투자해 보십시오. 결과를 보고 자신의 애정을 평가해 보시면 재미있을 것입니다.(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