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다니엘 피셔(Daniel Fisher) 박사가 쓴 'A New Vision of Recovery'라는 책의 서문입니다. '서초열린세상'에서 이 책을 번역하여 보급하고 있습니다. 귀한 자료를 번역하여 보급하고 있는 '서초열린세상'에 감사드립니다.
아래의 자료에서는 리커버리(recovery)를 '회복'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이 용어를 저는 '재기' 또는 '극복'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자료를 읽으실 때 '회복'이라는 단어를 '재기' 또는 '극복'으로 바꿔서 읽으시면 내용이 훨씬 더 생생하게 와 닿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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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피셔 박사의 책 “회복에 대한 새로운 관점” 서문
당신은 ‘정신질환’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다. 나는 조현병에서 회복되었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붕괴(breakdown) 경험 이후, 지금의 내 삶은 여러 면에서 훨씬 풍성해졌고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 ‘정신질환’이라는 낙인이 내 삶을 파국으로 몰고 가지 않도록 했다. 정신질환은 당신의 삶이나 당신과 가까운 누군가의 삶이 끝났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당신이 ‘정신질환’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도록 당신 자신과 가족, 친구들이 도울 수 있는 단계들이 있다.
내가 이 소책자에서 ‘정신질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유용한 용어라고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정신보건체계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정신질환’이라는 용어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을 표현하기 위해 따옴표를 사용한다. 나의 회복 여정의 첫 단계는 ‘정신질환’이라는 용어는 주요한 사회적 역할(학생, 부모, 근로자 등)을 일시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정도로 힘든 정서적 고통을 묘사하는 상징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었다.
몸이 아픈 것처럼 정신도 병들 수 있다는 생각은 19세기에 나타났는데, 뇌를 포함한 신체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기계와 같이 본 것이다. 사람들은 뇌라는 기계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움직여진다고 생각했다. 모든 생각과 감정이 뇌로부터 시작되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생각과 감정의 혼란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에 의해서 초래된다고 믿은 것이다. 그래서 정신질환의 생물학적 모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정신질환을 당뇨병 같은 신체질환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흔히 정신질환과 당뇨병을 비교하는데, 이는 당뇨병이 단순히 인슐린 결핍에 의해 발생 한다고 보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시각에 근거한 것이다. 사실 이 논쟁은 몇 가지 이유로 사라졌다. 첫 번째 이유로 당뇨병은 신체와 정신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서 유발되는 것이라는 증거가 나왔다. 두 번째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일련 의화학적 반응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그러므로 정신질환자라고 불릴 만큼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혼란스러울 때에도 이를 화학적 불균형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나의 문제들이 어느 정도 나의 마음과 신체와 정신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회복하기 위해서 나는 내 삶의 모든 면에서 균형과 성취 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화학을 통해 더 나은 삶으로!”1)라는 슬로건이 한창인 1950년대에 자랐다. 나는 과학을 신뢰했고 위스콘신 대학에서 생화학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는 NIMH(미국립정신보건연구원)에서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연구하며, 정신질환의 화학적 원인을 규명하고자 노력했다.
나는 정신질환이 사람의 뇌 조직에 있는 생화학적 불균형에 의해서 유발된다고 믿었다. 전문가가 처방한 약물만이 조현병이라고 진단받은 사람의 뇌를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믿었다.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당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기계가 스스로를 고칠 수 없는 것 아닌가? 난 그렇게 믿었다. 그렇게 배웠으니까!
어느 날 나의 이런 생각들은 산산조각 났다. 내가 25살 때 조현병이라는 라벨 이 내게 붙여졌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내가 연구했던 것처럼 정신질환의 원인이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공부했던 바로 그것을 처음으로 경험했을 때,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인간은 생화학기계 이상의 존재이며 화학 그 이상의 무언가가 더 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붕괴’경험을 통해 내가 살아왔던 방식과 나 스스로에 대한 나의 몇 가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복하기 위해 더 깊은 관계와 새로운 개인적인 철학을 발전시켜야만 했다. 내 연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좀 더 사람 중심적으로 변해야만 했다.
붕괴경험은 내 삶의 초점을 바꾸었다. 이후 나는 조지워싱턴 메디컬스쿨에서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하버드대학에서 정신과 수련과정을 밟았다. 나는 20년 이상 정신과의사로 일하면서 정신보건 소비자/생존자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 한 운동과 의식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 1992년 NEC가 출범하는 것을 도왔으며, 이러한 생각들이 전문가, 소비자/생존자, 일반대중에게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나는 종종 “어떻게 정신질환에서 회복되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 소책자에서 나의 회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설명할 것이다. 나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을 발전시켜왔다. 그 철학은 “가치와 전략과 지역사회 연계”의 조합 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과 내 주위의 사람들 모두가 완전한 인격적 존재이며, 그들과 더 깊은 인격적 만남을 가지면 가질수록 나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고 인격적 경험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이다. 나의 회복 과정에 너무나 중요한 요소들이 당신과 당신 주위의 사람들에게 노력해야할 방향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당신의 삶이 나의 삶과 다르듯이 당신의 회복 여정 은 당신만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내가 너무 힘들 때에 나는 행복한 삶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실행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 내게 찾아온 클라이언트가 말했듯이 정신건강에 대한 권위 있는 의사가 쓴 가이드북이라도 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다행히도 나는 그런 일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인간이 가지는 고유한 인격성은 너무나 다양하고 고유한 특성을 가지므로 모두에게 맞는 한 사 이즈의 옷은 없다. 대신 우리는 자신과 타인의 삶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며, 자신 이 지켜야할 신념과 가치와 규칙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당신의 여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 당신 역시 ‘정신질환’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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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사, 서초열린세상에서 번역하여 보급하고 있는 "회복에 대한 새로운 관점(A New Vision of Recovery)" 번역본 파일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a new vision of recovery-2013버전(수정중).pdf
첫댓글 확실히 극복이라는 단어가 더 확 와닿네요~!
바꾸어서 읽어봐 주시고 이렇듯 소감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극복으로 바쿼 읽어보니 더욱 좋아 당사자들이 읽으면 자의성이 높아지고 의지가 굳건해지고 높아지는 효과도 있을것 입니다
의견을 주시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