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웃이지만 크리스챤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열심히 교회를 개척하고 계신 목사님 한분이
선교를 나가신 이래 소식도 전할겸 현지 소식을 정기적으로 알려주시는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는 자비로우신 하나님 은혜...로 시작했다. 순간 나는 그 목사님의 편지서두가 은혜로우신 하나님이라거나 사랑하는 하나님..으로
시작한 것이 더 크리스챤 적이 아닐가 생각했다.
따지고 보면, 불교문학은 7세기 이래 당나라에서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1400 여년의 세월이 흐른이래 우리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우리 말 자체에서 불교문학에서 나온 말을 제외하면 우리 말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독교가 한반도에 소개된지는 불과 100여년 전 일이라서 언어문학상으로 봐서 우리 말을 불교어원, 기독교 어원으로 세분하여 비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기독교 지도층인사라면, 우리 말속에서 어떤 말이 불교문학에서 유래했고
어떤 단어가 기독교 말이라는 것 쯤은 식별하는 혜안을 갖는 것도 나쁘지느 않을 것이다,
먼저, 우리 말속에서 뿌리가 깊은 불교문학에서 유래한 우리 말들을 대충 살펴보자: 말 자체에서 그 종교색채가 나는 그런 영어는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상 사용하고 있는 어휘를 중심으로 구별해 보았다.
불교문학에서 유래한 우리 말:
인과(因果), 인연(因緣), 유(有), 우주(宇宙), 왕생(往生), 응보(應報), 의식(意識), 생명(生命)
아집(我執), 귀의(歸依), 역류(逆流), 경계(境界), 경전(經典), 공양(供養),해탈(解脫), 화신(化身), 업(業), 극락(極樂),근본(根本)
참회(懺悔), 지옥(地獄),색(色), 자비(慈悲),종자(種子), 집착(執着), 장엄(莊嚴), 성취(成就), 정법(正法), 진공(眞空), 세간(世間)
선도(善導), 타력(他力), 지혜(智慧), 중도(中道), 번뇌(煩惱), 삭발(削髮), 투기(投機), 분신(分身), 법(法), 방편(方便), 범부(凡夫)
이익(利益), 량(量), ....
기독교 문학에서 유래한 우리 말:
강림(advent), 신약(New Testament), 세례, 사도, 속죄, 계시(Apocalypse),승천, 개종, 보혈, 성서, 성체, 성령, 성공(聖公), 카리스마, 신앙심, 부활, 선교, 은총, 은혜, 우상숭배, 구현(incarnation), 최후의 심판, 기도, 메시아 주세주,메시안니즘, 개종, 부활,
개혁, 소명, 직업(vocation),죄(sin), 구제, 축복, 평등, 박애, 인류애등 사랑이 넘치는 말들
물론 이 외에도, 우리 말은 1868년 명치유신 전후로 일본이 기독교가 바탕이 된 서양문물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번역한 말들을
우리도 대폭 수입하여 사용하는 바람에 지금부터 대략 150년 전부터 우리 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독교 문명언어로 풍부해젔다.
즉, 정부, 인권, 민주주의, 자유, 경제, 헌법, 통계, 국제법, 국회, 대통령, 언론의 자유, 시장경제, 혁명, 여권, 시민권등 자유민주 국가에서 누릴수 있는 언어들이 대폭 우리 언어속으로 융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한국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이런 선진문명 언어들도 이 땅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의 힘이 컸다 할 것이다.
언어란 어디서 하루 아침에 뚝 땅에 떨어저,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언어가 이토록 풍부하게 된 데에는 2천5백년이라는 긴
역사를 통하여 발전한 불교문학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그 바탕위에서 역사는 일천하지만 기독교 문학이 한국 사회에 찬란하게 꽃피면서 우리 말을 더욱 풍요롭게 했다고 할 수 있다. 두 종교가 이 땅에서 공생하고 두 문학이 상호 보완하면서 꽃핀 것은 우리의 축복이 아닐수 없다.
여기서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적불명의 언어를 함부로 남발하며 사용하는 방송종사자들의 책임이다.
세계에서 자국 언어의 순수성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한림원은 새로운 단어 하나를 프랑스 사전에 편입시키는 데 수년간의
검토를 거처 확정한다. 그만큼 언어정책은 보수 정책 중에서도 보수다.
알파고 시대가 다가오니, 우리도 과학발달에 필요한 언어는 지체없이 발달되어야 겠지만, 개그 맨이나 코미디언들이 웃길 소재가 없다고 되먹지도 않은 말들을 공공무대에서 함부로 쓰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언어발달에 지장을 초래해선 안될 것이다.
Lyceum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