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를 내다보는 눈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알아냄 )
남북조 시대의 북위(北魏) 장제(莊帝) 때의 일이다.
광주자사가 된 양일(楊逸)을 사람들은 천리안(千里眼)이라 하였다.
그는 여느 관리들이 해왔던,
사치스런 향락과 축하연을 물리치고 오로지 백성들의 살림이
지금 어떠한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어느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도 직접 본 것처럼 일을 처리했다.
더구나 뇌물도 없었다.
당연히 백성들이 이상히 여길 것이 뻔했다.
"양 장관은 천 리를 내다보는 힘이 있다네,
어느 누구도 그를 속이지는 못해".
양일의 입장에서 본다면 백성들이야말로 나라의 근본이 된다고
일찍부터 생각해왔었다.
그렇기에 백성들을 닦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어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뒷감당해 주는 것이
지방장관이라 생각한 것이다.
당시 흉년이 계속되어 굶어 죽는 사람이 많게 되자 국고를 열어
배급하려 하는데 담당관리가 상부의 허가부터 받자고 했다.
양일은 엄숙하게 말햇다.
나라의 기본은 백성이다.
"백성들이 굶주려 죽으면 어떻게 나라가 있겠는가?
위에서 죄를내리면 내가 받겠다."
그리고는 독단으로 창고를 열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준 후 나라에 보고했다.
그는 수완이 좋은 관리나 군인들까지 감시 감독하여 ,
사소한 부조리 행위도 결코 보아넘기거나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나 군인들은 호랑이처럼 무서운 존재로 경원시하였지만,
일반 백성들은 어버이나 형님처럼 그를 흠모하였다.
사실 그전까지는 관리가 지방시찰이나 출장나왔으때,
지방 백성들이 향연이다 선물이다 하여 이래저래 여러 가지로 뜯기는 것이 많았고,
따라서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양일이 부임한 이후는 출장나가는 사람은 도시락을 지참하게 되면서부터
그런 민폐가 거의 근절된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양일의 수하직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양어르신은 천리안이시죠.
무엇이든 모든 것을 꿰뚫어보신다오(楊使君有千里眼)."
양일이 관내의 군인들의 행동,
특히 부정행위에 대하여 알았다는 것은기실
그가 많은 정보원들을 사용하여 일일이 보고케 했던 때문이다
이것이 '천리안' 의 비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