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보니 용어가 무시무시 하네요... 죽이다 ㅠㅠ
용어를 바꿔야 하겠습니다.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다. (왠지 좀 더 전문용어 같아졌습니다^^)
과연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을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일단 개념 정리를 위해, 몇 가지 용어부터 정확하게 정의하고 가야겠습니다.
1. 멸균(sterilization)
말 그대로, 싹 다 멸~ 해버리는 것.
살아있는 모든 세포, 포자, 비세포성 입자(바이러스, 프리온 등)을 싹 다 파괴하거나 제거하는 것.
2. 소독(disinfection)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들(세균, 바이러스 등)을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것.
보통 무생물적인 물건들에 화학약품으로 처리.
3. 방부(antisepsis)
살아있는 조직에 있는 미생물이나 병원체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것.
썩지 않게 한다는 의미 역시, 미생물의 활동을 막거나 제거한다는 것.
소금, 알코올, 나프탈렌, 살리신산 등의 방부제가 흔히 볼 수 있는 물질이며, 전문의약품들도 있다.
- 미생물을 죽이는 화학물질은 "살-"자를 붙인다.(살세균제, 살진균제, 살바이러스제 등)
- 미생물을 억제하는 화학물질은 "정-"자를 붙인다.(정세균제, 정진규제 등)
여기서 주로 다루고자 하는 방법은 소독(disinfection)에 대한 것입니다.
장소와 물건들에 화학물질(소독제)를 처리해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들(병원체)을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것입니다.
바이러스 잡자고, 멸균까지 할 것은 아닙니다. 멸균은 통조림과 우유 만들 때에 사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소독제를 사용했을 때, 병원체가 사멸하는데는 다양한 변수가 있습니다.
1. 시간 : 보통 일정 % 비율로 감소하는데, 충분한 시간 동안 노출시켜야 완벽한 제거가 가능합니다.
2. 크기 : 병원체 자체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3. 농도 : 소독제의 농도가 적정해야 합니다.
4. 온도 : 미생물에 따라 온도 민감도가 다릅니다.
5. 기타 다양한 변수들도 있습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020년 2월 7일자, 집단 및 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 지침을 통해
환경 소독제와 소독 방법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소독을 진행할 사람은 반드시 개인보호구를 착용해야 합니다.
일상적인 소독은 일회용 장갑과 보건용 마스크(KF94, KF99, N95)를 기본적으로 착용하고,
오염 정도에 따라, 일회용 가운, 고글, 장화 등을 착용해야 합니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고,
한쪽 끝에서부터 다른쪽 끝까지 준비된 소독제로 반복해서 소독합니다.
환경 소독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품들의 종류는
차아염소산나트륨, 알콜(70%), 페놀 화합물, 제4급 암모늄화합물, 과산화물 등이며,
환경부에서 허가받은 코로나 바이러스 소독 가능 제품 28개 각각의 용도와 용법, 용량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소독할 때는 소독제를 분사하지 말고, 깨끗한 천에 적셔서 표면을 닦는 것이 원칙입니다.
특히 표면에 구토물, 혈액 등의 환자 분비물이 있다면, 먼저 닦아낸 후, 소독제로 닦아야 합니다.
빗자루와 진공청소기를 사용해서 청소할 경우, 감염성 물질이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소독제를 적신 천을 이용하여 청소해야 합니다.
청소 후에, 다시 깨끗한 천에 소독제를 적시거나, 소독 티슈를 이용해 더 철저히 닦아주면 좋습니다.
소독제를 분사해서 사용하면 안됩니다.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곳은 전문소독업체에 위탁해주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소독 후에는 개인보호구를 안전하게 탈의하고, 사용된 일회용 개인보호구는 의료폐기물로 폐기하고,
비누와 물로 손을 씻어야 하며,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소독한 장소를 환기합니다.
이제 살짝 방부(살아있는 조직에서 병원체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손 소독입니다.
손 소독제는 알콜을 이용하여 소독(살균, 살바이러스)을 하는 화학적 방법인데,
50~80% 정도의 에탄올을 함유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95%까지 높이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 이왕이면 100% 하지? 아닙니다. 100%는 금방 증발해 버려서 오히려 충분한 소독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100% 에탄올은 피부 세포막에 심한 자극을 줍니다.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도 많은 거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Cov) 바이러스와 89.1% 일치한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했습니다.
사스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그동안 이루어졌는데,
2005년 독일 연구팀에 따르면,
85~95% 에탄올의 경우, 30초 이내에 10만분의 1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80% 에탄올의 경우, 1만분의 1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요소나 시트르산을 2% 정도 추가하면 살균력이 더 높아진다고 하구요.
결론적으로 85~95% 정도의 에탄올이 함유된 손 세독제로 충분히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박테리아)를 제거할 목적으로는 70%의 에탄올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세정제는 그 정도의 에탄올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면도 후에 바르는 애프터쉐이빙 로션에도 보통은 그 정도 알콜이 들어있죠. 면도 후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손 소독제는 빠른 효과와 간편성 때문에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30초 이내에 소독을 마칠 수 있죠.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따로 준비해둬야 하는 손 소독제 방식보다
비누와 물로 손을 씻는 방법이 더 근본적인 예방이 된다고 권고합니다.
왜냐하면 일상 속에서, 일상적으로, 언제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고, 닦고, 말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무려 2분이나 걸리겠지만,
가장 일상적인 예방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권고합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역시도 똑같은 권고를 합니다.
비누와 물로 손을 씻을 경우, 30초 이상 손을 씻으라고... (뽀독뽀독, 구석구석) 씻으라고 합니다.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두손모아~, 엄지손가락~, 손톱 밑~.
신체 외부에 있는 감염성 물질은 손을 통해 묻을 가능성이 제일 높기 때문에,
자신의 손에 의해 자신이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손을 자주 씻어달라고 하네요. 손 씻는 버릇이 앞으로도 생겨야 하겠습니다.
바이러스... 죽일... 아니... 사멸시킬 수 있습니다. 조금만 버릇 들이면 말이죠.
첫댓글 감사합니다. ㅎ 죽이다 ㅠㅠ 무시무시하다는 대목에서 평소 항상 웃으시며 말씀하시던 신부님 표정이 떠올라 잠시 웃었습니다.~~^^
이럴때일수록 웃음이 필요할 때이네요. 웃으면 면역력도 증가된다니 많이 웃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