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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근철 박사 |
1926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류 박사는 대한민국 1호 한의학 박사(1976년 경희대)로 한의학계 원로로 미국 유럽 러시아 등과 교류를 하면서 한의학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알렸고 한의학자로선 처음 1996년 모스크바국립공대에서 의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 등을 지냈다. 국내에선 한의학 과학화와 체계화에 많은 공로를 세워 1973년에는 경희대 한방의료원 부원장으로서 ‘동서의학중풍센터’ 설립을 주도해 처음으로 양방과 한방의 협진을 시도하는 등 과학기술 진흥에 기여했다.
류 박사가 사실상 전 재산에 해당하는 578억원을 헌납하겠다는 결심은 오래전으로 올라간다. 류 박사는 10여 년 전부터 어떤 기관에, 어떤 방식으로 이를 전달할지 계속 고민해오다, 500억원 상당 빌딩을 매각한 돈으로는 충남 연기에 건설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땅을 사서 KAIST 세종캠퍼스를 세우고 나머지 돈으로는 경북 영양 약 30만㎡에 과학기술인을 위한 휴양관과 연구시설, 과학유공자 묘역을 조성하기로 학교 측과 합의하기에 이른다.
생전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던 대한민국과 KAIST 발전을 위해 기여한 과학기술인을 기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류 박사는 대한민국 과학자나 국가 유공 과학자 그리고 KAIST 발전에 기여했거나 많은 기부금을 낸 공로자들을 선정해 사후에 과학유공자묘역에 묻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기부의 의의를 밝혀왔다.
여든 살을 훌쩍 넘긴 후에도 류 박사는 자신의 재산을 KAIST 맡긴 채 본인은 KAIST의 8평짜리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며, 2009년 3월 ‘KAIST 인재·우주인건강 연구센터’와 ‘닥터류 헬스클리닉’을 열고 병으로 쓰러지기 전날까지 학생들을 돌보며 무료 진료를 해 왔다.
류 박사의 기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본인이 갖고 있던 560여 점의 골동품들은 본인의 소장품들 역시 KAIST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류 박사는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어렵고 힘들 때 골동품을 모으고 수집한 것들이다"며 이 모든 것이 가격을 매길 수없이 모두 소중한 것들이기 때문에 이번 소장품 증정을 계기로 KAIST 박물관 건립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연구와 치료의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류 박사는 생전에 자신의 기부가 우리나라의 척박한 기부문화에 새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또 다른 기부자가 나타나길 애타게 바라왔던 그의 뜻이 이뤄지는 날이 오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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