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음식 맛 없다고 여성에 불질러” 前 아프간 판사의 폭로
김남명
2021.08.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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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yright@국민일보 스카이뉴스 트위터 캡처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여성들에 대한 폭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연일 여성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등 끔찍한 폭력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2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여성을 상대로 고문 수준의 폭력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카이뉴스에 출연한 전직 아프간 판사 나즐라 아유비는 “지난 몇 주 사이 아프간 여성은 성노예로 전락했다.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의 강제 결혼에 동원되고 있다”며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그들의 약속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 Copyright@국민일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거리에서 22일(현지시간) 전신을 부르카로 가린 여성들이 걸어가고 있다. AP 연합
이어 아유비는 “탈레반은 전사들에게 요리를 해주도록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아프간 북부 지역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이 음식이 맛이 없다는 이유로 한 여성에게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한 구타와 채찍질 등 탈레반의 끔찍한 폭행에 대해 현지 인권운동가들의 보고가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활동가들조차 탈레반 보복이 두려워 숨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몇 달간 수백 명의 여성 활동가와 인권운동가가 탈레반에 암살당했다고도 했다.
© Copyright@국민일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가운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한 후 이날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전쟁이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변화를 천명했다. AP 연합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지역 첫 여성 판사였다. 하지만 자유와 인권을 옹호해온 그의 가족은 이슬람 과격 단체의 표적이 됐고, 피신을 다니던 아유비는 결국 2015년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했다.
아유비는 이날 스카이뉴스에서 탈레반 통제 속에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판사로서 강력한 사회적 위치에 있었던 그는 탈레반 집권 후 사회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됐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혼자 집 밖에 나갈 수 없었고, 식료품점에 갈 때도 네 살짜리 이웃 남자아이와 함께 집 밖을 나서야만 했던 과거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앞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 17일 수도 카불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슬람 율법 아래서 여성 인권을 존중할 것”이라며 “과거 집권기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선 이미 과거 탈레반 집권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폭스뉴스는 최근 탈레반이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 복식)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총살했다는 보도를 전했다. 일부 학교에선 학교 정문을 지키고 있던 탈레반이 여학생과 여선생님들의 출입을 금지했고 여성들의 병원 치료가 제한되기도 했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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