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빠음(모음:母音)
1.엄빠음이란 어떤 것인가?
글자는 처음부터 현재의 글자체계를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세월 동안 변천했고 지금도 변천하고 있는 것이 글자이다. 글자가 태어났을 때는 그림으로 사물의 형상을 그렸다. 대표적인 것이 이집트 문자나 한문이다. 세월이 가면서 그 사물의 형태를 조합하여 하나의 단어를 만들었고 이 그림들이 단순화 작업을 통해 기호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애기음(자음:子音)과 엄빠음(모음:母音)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처음 글자에는 애기음이나 엄빠음이 구별되지 않는 사물의 형상을 그려 그 의미를 소리로 표현했으며 시간이 가면서 그 의미에 소리가 첨가된 음절문자(音節文字)에 해당하는 글자였지만 글자가 발달하면서 음절(音節)이 음소(音素)로 나뉘면서 음소 문자가 나타나게 된다. 이 중 알파벳은 기원전 20세기 전반에 시리아. 팔레스타인 지방에 살던 북방 셈족에 의해 발명되어 다음 두 경로를 통해 동방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경로는 이란계 소그드를 거쳐 튀그르계 위그르에 이르렀고 위구르 문자에서 칭기즈 칸에 의해 몽골문자가 만들어졌다.
다음 경로는 셈계 알파벳인 아람문자가 인도에 들어와 인도에서 여러 종류의 문자를 탄생시켰으며 그 일파로부터 티베트문자가 만들어졌고 이를 개량하여 파스파문자가 만들어졌다. 이 파스파문자는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 칸의 명에 따라 키베트의 고승 파스파가 1269년에 만들었다.
이렇게 동방으로 전해진 문자들은 처음에는 애기음만 있었다. 히브리어 역시 처음에는 애기음 뿐이었다. 애기음으로만 된 글자는 잘못 읽을 수 있으므로 그런 잘못을 막기 위해 식별 기호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모음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엄빠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글자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이런 의미에서 영어는 음소 문자이며 애기음과 엄빠음이 함께 있는 발달 된 글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알파벳을 가지기까지는 수많은 세월이 흘러갔고 그사이에 많은 문자가 만들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글자가 더욱 발전한다는 것은 애기음보다는 엄빠음이 많아져야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한자를 보자 한자는 소리보다는 글자에 뜻을 적어놓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자는 쓴 사람의 뜻과는 다른 뜻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런 글자인 것이다. 그리고 그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여러 글자를 합쳐서 한뜻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였기에 수많은 글자가 만들어졌고 그 의미조차 알지 못하는 글자도 많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훈민정음은 이런 모든 폐단을 다 없이하고 소리를 나오는 그대로 적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든 글자가 오랜 세월을 걸쳐서 소멸하고 생성되면서 오늘의 글자로 된 것이라고 한다면 훈민정음은 이런 것을 따르지 않고 소리를 분석하여 보이지 않는 소리를 보이는 소리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일본인 학자로 ‘한글의 탄생’을 저술한 노마히데키는 이것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정음은 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그 발생론적인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형태를 찾고 보이는 형태로 상형화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형태로 상형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창제 자들은 정음의 근원, 음의 형태를 얻는 근원을 그렇게 규정하고 그렇게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정음의 이론적인 근원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이다.
훈민정음이 밝힌 제자원리를 확인해 보자 음을 나타내는 자모의 게슈탈트는 정말 그 음을 발음하는 음성기관의 구조를 본뜬 것이다. 지독한 고집 대단한 집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음을 형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곧 소리를 분석하여 애기음과 엄빠음으로 나누고, 이들을 각기 다른 형태의 글자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소리가 첫소리(초성:初聲), 가운뎃소리(중성:中聲), 그리고 끝소리(종성:終聲)로 이루어진 형태를 발견하고 그렇게 글자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소리의 구성요소를 완벽하게 파악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훈민정음은 그 소리의 모양대로 글자를 만든 소리글이다. 다시 말하면 훈민정음으로 만들어진 글자는 글자이지만 보이지 않는 소리를 보이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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