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 2022년 9월 4일 (일)
o 날씨 : 흐리고 비
o 경로: 감포항 - 송대말등대 - 오류고아라해변 - 척사항 - 소봉대 - 연동마을 - 손재림문화유산전시관(폐관) - 양포항
o 거리 : 14.2km
o 소요시간 : 3시간 10분
o 걷기 정보 및 여행포인트 : 감포항, 송대말등대, 오류고아라해변, 양포항, 소봉대
o 지역 : 경주, 포항
o 일행 : 나홀로
o 트랙 :
o 코스지도
역대급 태풍이라는 힌남노가 북상하는 와중에 잠깐 소강상태를 틈타 해파랑길12코스를 찾았다. 아직은 강풍이 불지 않고 있고 비가 오더라도 우산을 쓰면 될 것이다. 감포항 입구에 있는 공설시장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감포항부터 둘러본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낚시줄을 드리고 있는 강태공들... 여유일까? 습관일까? 달관일까??ㅎㅎ
감포수산물직판장과 경주수협을 끼고 시계방향으로 돈다. 감포항 북쪽끝에 자리잡고 있는 수협활어직판장에서 언덕을 따라 늘어선 어촌마을의 틈새를 올라서면 송대말등대 입구다. 감포항이 저만치 내려다 보인다...
송대말등대입구에서 수령 300~400년된 소나무 숲을 따라 들어가면 빛체험전시관이 보이고, 우측 끝에 송대말등대가 세워져있다. 송대말은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라는 뜻이며, 경주 감포 앞바다를 밝혀주는 송대말 등대는 1955년 무인등대로 건립되어 1964년 유인등대로 승격시켜 운영하고 있다. 2001년도에 경주시 감포읍의 상징인 감은사지 석탑모형을 본따 새롭게 만든 등탑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네이버 지식백과)
태풍의 영향 탓인지 파도의 물결이 거칠다. 푸른 동해바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늘은 온통 짙은 회색빛이다. 크게 일렁이는 물결에 눈길을 주면 금방 빨려 들어갈 듯 하다. 송대말등대를 지나면 해변을 따라 척사항을 지나 오류고아라해변으로 연결된다. 바다를 누비고 또 바다에 닿을 내리고 있어야 할 배들이 태풍을 피해 전부 육지에 올라서 있다. 바다가 전공인 배들이 바다를 벗어나 있는 모습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진다...
백사장 모래가 마치 비단을 펼쳐 자로 잰 것과 같다는 오류고아라해변은 모래가 부드러워 모래 찜질이 유명하다. 이곳을 척사(尺紗)라 부르기도 하는데 1km의 백사장과 1.5m 안팎의 수심, 우거진 소나무 숲과 민물에 접해 있어 가족단위 캠프를 하는데 아주 좋은 곳이다. 오늘은 길죽한 백사장을 따라 일렁이는 파도와 갈매기들의 울음소리만 가득하다...
오류고아라해변을 지나면 모곡마을경로회관앞을 통과한 다음 얼마간은 31번 국도를 따라 걷는다. 도로와 해변 사이의 언덕을 따라 들어선 멋진 펜션들이 눈길을 끈다. 투자대비 수익성이 있을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ㅋ
연동방파제로 연결되는 해안이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각양각색의 집들도 멋있고, 너울치는 파도 위로 설치된 데크도 예쁘고, 그 너머로 보이는 전망대와 등대도 환상적이고...
연동마을은 고려말엽 성씨가 다른 세집이 이주해와 이곳을 일굴때 연못에 연꽃이 많아 연동이라 불렀다고 하며, 예로부터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이 있는 마을이라 해 염동으로 부르다가 현재 연동이라고 불린다는 설도 있다. 이곳에는 신라시대 왕비가 치성을 드려 태자를 낳았다는 태바우, 태자암 또는 태수바위의 전설이 있는 곳이다. 이 태수바위는 감포항과 동해안 도로 건설 때 이 바위를 깨뜨려 쓰고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하는데, 위치를 알고 가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일 듯...
잠시 해변을 따라 걷고...
계원2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해송이 무성한 작은 섬 같은 곳이 보인다. 작은 봉수대가 있던 섬이라서 소봉대(小峰臺)라고 불리는 곳이며, 인근에 있던 복길봉수대의 전초지 역할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해안 경관이 빼어나서 예로부터 문인들이 많이 찾던 곳으로, 섬 한쪽에 조선 중기의 문인 이언적(李彦迪)의 시를 새긴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지금은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갯바위 낚시터로 유명하여 전국에서 많은 낚시꾼들이 몰려든다(지식백과). 소봉대는 해안에 우뚝 솟아 육지에 이어져 층을 이룬 바위 봉우리로 한 면이 육지이고 세면은 바다를 둘렀는데, 우뚝 솟은 형상이 흡사 거북이가 엎드리고 있는것 같아 일명 복귀봉 이라고도 한다...
계원마을에는 손재림문화유산전시관이 있었는데, 현재는 폐관이 된 상태다. 손재림문화유산전시관은 장기초등학교 계원분교에 영천 손 한방병원장 손재림씨가 세운 것으로 민족전시관, 화폐전시관, 성문화전시관, 야외전시관으로 꾸며졌으며 다양한 문화유산 5천여점이 전시되었다고 한다. 시작하는 것 보다 지키고 지켜나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단면인 듯 하다...
고불고불한 어촌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계원1리 방파제로 연결된다. 도중에 대나무 숲길을 잠깐 지나는데 그 너무로 보이는 양포항의 전경이 멋있다...
양포항은 포항 남부권 중심어항으로 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광장조경공사, 양포해안공원, 해변산책로, 해양레저계류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바다낚시, 방파제낚시 등이 유명한 곳이다...
양포항 부근은 유명드라마 '갯마을 차차아'의 촬영장소였다고... 나도 재밌게 봤었는데^^
12코스를 마치고 나니까 간간이 내리던 비도 그치고 잠시 햇볕이 비친다. 오전시간보다 오히려 오후에 12코스를 걸었더라면 좀 더 파란 바다와 하늘을 볼 수 있었을까? 그렇지만 흐리고 비내리는 바다를 따라 걷는 것도 낭만적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