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방정식
신소미
참매미 울음 들으며
비틀거리는 초록빛에 젖어
성큼 나선 일본 여행길
가슴속 응어리 허공에 날린다
행복의 방정식으로 푼
해맑은 눈동자
그대 눈속에서 빛날
낯선 세계 미지의 여행
두근거리는 설레임은
용광로에 든 쇳덩이 보다
가볍게 들끓어 환호성을 지른다
구름 속에 든 빗방울 맞대고
노을빛 셈하며 나르는 비행
정오의 바람꽃 일렁인다
그대 내 눈방울 읽으려면
창문을 열어라
낯선 길의 두려움에 움츠리지 않은
사랑을 보라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지만 목적은 그것만이 아니다. 지친 일상을 일으켜 세우는 것과 삶의 허무를 잊으려는 목적이 따른다. 그래서 항상 설레이게 되고 낯선 세상을 동경한다. 인간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개척의 동물이다. 한 지역에 머무르는 안위에 만족했다면 진즉 멸망했을 지도 모른다. 만족을 모르고 타지역을 개척하려는 여행이 현재의 인류를 만들었다. 현인류는 미지의 땅을 찾아낸 다음에 이룩한 결과물이다. 이것 뿐만 아니다. 개인의 일상도 한 곳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는다. 어딘가를 가고 싶어하고 새로운 것을 가지려 한다. 그래서 여행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이지만 자신을 깨워 새로운 것을 이루려는 욕망이다. 방정식은 미지의 수가 포함된 식에서 그 미지수에 특정한 값을 주었을 때 성립하는 등식을 말한다. 이것은 사람이 동경하는 미지의 세계를 특정한 움직임으로 다른 값을 찾는다는 의미다. 신소미 시인은 갑자기 떠난 여행이 아니라 미리 계획한 여행을 떠난다. 현재의 삶에 미지의 삶을 더하여 새로운 삶을 이루기 이해서다. 동행이 없어도 좋다. 동반자는 세상 어디에나 있고 마음이 통하면 그게 동반자다. 한여름의 뜨거움을 지고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의 설렘은 무슨 말이 필요할까. 하늘에 떠서 창밖의 모습에 환호하며 구름 속에 든 빗방울을 예견하고 노을 속으로 들어가는 자신의 하루가 영원한 삶의 척도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며 떠나는 여행, 아직 가슴에 품은 그대는 어디에 있어도 좋다. 내가 그리우면 그대도 그럴건데, 사랑은 영원하지 않으랴, 창문에 얼비친 모습을 보며 두려움을 벗고 사랑을 그리는 시인의 눈빛은 하늘노을에 빛난다.[이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