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토요일 행복했는데, 드라마가 끝났다.
노희경작가이고, 짱짱한 최고의 노배우들의 집합으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가 이렇게 마음 기쁘게 감동하게 해서
댓글까지 달며 지금까지 여운이 남아있다.
할 일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생각을 정돈하자고 이렇게 책상앞에 앉게 하는 드라마이다.
식당이나 어느 가게에서 스치듯 보면, 배우들이 잔뜩 화가 나있고 인상을 쓰고 복수하는 악녀, 파렴치범의 드라마만 보였다.
우리네 삶의 실제는 드라마보다 더하다지만, 그래서 그런 드라마가 개연성이 있고 시청률도 나오겠지만, 막장드라마도 가끔이어야지, 허구헌날 이리 저리 비틀어 같은 줄거리의 반복으로 미디어의 공해가 진절머리 나는데 노희경 작가의 등장은 마른 들에 단비이다.
노배우들과 더불어
노희경 작가에 대한 고마움과 감동으로 동시대를 산다는 것이 힘이 되고 영광이다.
저리 일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아직도 세상과 맞짱을 뜰 만한 에너지를 준다.
김장김치를 담그시다가 쓰러지신 엄마는 이후 화장실만 가신히 운신하시는 상태이시다.
요즘같은 여름철에 기저귀를 사용하시니 환풍이 안되니 엄마 자신만 모르고 우리는 괴롭다.
주말마다 모셔오는데, 그제 금요일은 근무 중에 계속 전화를 거셨다.
'언제 데리러 올거냐?'
근데 일에 지쳐서 녹초가 되어 모시러 가기 힘들고, 모셔와도 내가 기운이 있어야하는데
다행히 남편이 흔쾌히 모시고 있다.
아침에 마당에 가서 풀 뽑고 들어오니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면 변기부터 비울 것을 권한다.
남편이 비우면 엄마가 자존심 상해 하신다는 것이다.
엄마가 오시면 온 집안에 약물로 뒤섞인 오줌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래서 변기를 환기시킬려고 낮에는 엄마보고 화장실 사용하시라 하고
이동 변기를 바깥에 내어놓았다.
김혜자가 주현과 데이트를 앞두고 짐을 챙기는데, 기저귀를 몽땅 챙기므로 윤여정이
그렇게 많이 안 챙겨가도 된다며 한 두시간만에 오줌 누워야 된다고 말하라고,말 안들으면 그 즉시 뒤돌아서 집으로 오라는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노인들의 삶이 있어 좋다.
기저귀 이야기를 해서 좋았지만, 하여간에 그래도 드라마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도 테레비에선 고약한 냄새가 나오진 않으니 말이다.
대뇌피질을 거치지 않은 날것의 혐오감은 제어가 어려워, 아침에 모여 밥먹을 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먹은 이유이다.
어떻게 하겠는가?
누군들 그렇게 냄새 풍기는 노인네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신구가 다시 나문희(아내)와 살기 위해 십계명을 냉장고에 써서 붙여두고 실천하는 장면이나
희자(김혜자)의 치매 걸렸을 때 요양원에 가야한다는 둥, 자신의 자가간호가 되지 못할 때의 대비책을
읽고 다짐하고 노력하는 장면도 눈에 띄인다.
“우리는 모두 시한부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한 때” “
"죽어서 훨훨 나는 새가 되고 싶다”
하여간에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은 일단은 상식적으로 내 차례는 아니라는 신호아닌가?
하여간에 자식은 “난 오직 내 걱정뿐이었다. 그러니까 나 박완은,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 다 너무나 염치없으므로”라며 자신의 싸대기를 힘껏 치는데, 그래서 나의 자녀가 혹여 인생이 짧아 섭섭하게 해도
너그러이 받아들일 것!
잊지말고!
너무 애면글면 하지 말자.
그래서 논문 안쓰고 이렇게 퍼질러서 감상문도 쓰는 거다.
고현정에게 '인생 별거 없다"고 대답하는 90 김영옥의 대사도 힘난다.
오늘 주구장창 비가 내리니 엄마는 테레비 앞에서 누워 계시다가
방으로 가시다가 오며가며 하신다.
눈앞에서 엄마가 왔다갔다 하시니 좋다.
떨어져 있으면서 간병인 퇴근하면 혼자 계신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 무거운가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친구들이 디어deer하게 마이my로 남아서 요양원 생활보다
길위에서 디어한 나의 평생 친구들과 돈 걱정 없이 여행 한다.
하지만, 날마다 요양원 감옥생활한다 하지만, 생생한 청춘들도 골아픈 세상에 그 먼 요양원을 몇 번이나 방문하겠는가?
복지선진국들도 요양원보다 재가 간병으로 정책이 바뀌는 것은 노인학대 문제가 심각한 이유이다.
엄마가 뇌수술받고 2년여의 약물부작용과 회복으로 온병신이 되어도 요양원 안 가시겠다고 하시는데 이해한다.
"너는 언제 한 번 뜨거운 효도 제대로 해봤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