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걸스카웃 소녀들 사월초 팀과 경복궁을 돌며
때 : 2017년11월04일 14시00 ~15시: 50분
장소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경복궁 경내
누가 : 대구걸스카웃 사월초 팀 40명
무엇 : 경복궁 문화해설
경복궁을 떠난 지 2년이 가까이 되어 가는데, 오늘 문화해설이 끝난 시점에 별도 신청을 받아서 하는 해설이어서 권화남 팀장이 특별 호출을 받았다.
오랜만의 자리이어서 조금은 힘들리라 생각을 하였지만, 막상 어린이들과 마주 서고 보니 그날의 해설과 조금도 다름없이 술술 나오는 것을 보니 역시 해설사의 기질이 있나보다 싶었다. 이것이 아마도 국가브렌드위원회의 공인 문화해설사<문화멘토>의 능력인가 싶기도 하였다. 하긴 그 동안에도 서대문문화원에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자연사 박물관을 오가면서 해설을 하고 있었으니 녹슬 시간은 없었던 셈이다.
고궁박물관 앞에서 만난 대구 걸스카웃 대원들을 보는데 마침 봉덕초 푯말이 보였다. 1965년 나는 대구 봉덕동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거의 날마다 봉덕동을 헤매 다니는 윤복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였기에 그 동네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엄마 없는 하늘아래]라는 일기장의 주인공 이윤복이 다니던 학교 일 것이다. 봉덕동 이라는 이름이 수없이 나왔고 낯설은 대구 사투리가 정겨울 정도로 이 일기장을 날마다 읽어주면서 일기쓰기 글짓기 교육을 시켰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 어린이들에게 지난날의 내가 맡았던 어린이들이라도 되는 듯 조금도 낯설지 않고 정답기만 하였다.
흥례문을 들어서기 전에 경복궁의 슬픈 역사와 일본과의 악연을 이야기하고 경복궁의 3문<3개의 문> 3조<근정, 서정, 강녕교태전>의 구성까지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고, 흥례문을 들어서서 삼도와 다리 설명을 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서더니
“저 아이들과 같이 왔는데 따라 다니면서 설명을 들어도 될까요?”하며 같이 듣고 싶다고 하였다.
“아이들이 40명이나 되어서 따로 설명을 드릴 수는 없고, 듣기가 조금 어렵겠지만, 함께 따라 다니시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였더니 여기에서 부터 끝까지 약 한 시간 20여분 동안 꼭 붙어서 함께 해주셨고, 함께 온 3학년 정도의 남자아이가 어찌나 똘똘한지 여기저기서 질문을 하면 5,6학년 언니들보다 먼저 답변을 하곤 하였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이어서...” 하는 어머니의 말씀 마따나 실력이 보통은 아니었다.
90분 동안의 시간을 안배하여서 근정전에서는 ‘조정’에서 사진을 찍어가도록 45도 방향에서 안내를 해주고 나서 ‘박석‘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곧장 근정전에 가서 옥좌와 보개 그리고 천정의 용그림을 보게 하고 나서, 곧장 수정전으로 가서 한글과 집현전, 장영실을 얘기하고 나서, 경회루에 가서 수정전 뒷 계단에 앉게 하고서 경회루의 용도<연회자리>그리고 연산군의 ’흥청망청‘ 뒤를 이어 임금님이 된 중종의 ’치마바위‘ 전설을 들려주었지만, 경회루 연못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곧장 사정전과 천자고의 쓰임새와 물건들, 그리고 천추전과 같은 대기실의 용도만 들려주고서 강녕전으로 이동 잠시 들여다보고, 궁궐 창문의 여닫기에 대해 세계적인 건축법임을 알려주고, 교태전으로 가는 도중에 굴뚝을 보며 ‘만수무강’이란 글자 새김과 온돌의 장점<열효율 70~80%>, 그리고 독일에서 부잣집만 온돌을 놓는 유행<유학생의 증언>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교태전에서 궁녀들을 거느려야 하는 왕비의 임무와 궁녀들의 숙소 이야기는 함원정을 보고나서야 겨우 들려주며, 온돌방과 마루방을 구분하는 방법이 되는 환기통의 용도를 알려주었다. 함원전이 유일한 불교정전인 것은 까닭 그리고 용도를, 아미산을 돌아보며 이 산의 필요성은 왕비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만을 설명하고 왕자를 위해 산의 맥을 이어주기 위한 용도는 설명을 할 시간을 줄이기로 하였다.
건순각을 소개하며 중간 마당에 나와서 공사 중인 복원사업을 안내하면서 소주방과 대비전, 동궁전의 얘기를 시간상 들려볼 수 없으므로 한꺼번에 들려주고 나서 [십장생굴뚝]을 가서 보고나서 민속박물관 곁으로 돌아서 향원정과 건청궁 사이를 지나 신무문을 나서서 청와대 앞에서 기념사진<인증샷>을 남기게 해주었다. 물론 내 카메라로 찍어도 두었다.
다시 신무문을 들어서서 건청궁으로 가기 전에 최초 발전소의 자리와 그 의의. 그리고 집옥재의 용도와 각기 다른 건물 양식 등을 보고 건청궁으로 들어섰다.
을미사변을 이야기 하고 항상 묵념을 드렸는데, 오늘은 너무 인파가 넘치고 시간에 쫓겨서 그냥 설명만으로 마치기로 하였다. 옥호루를 지나 서쪽 산으로 나가서 산등성이를 가리키며 이곳이 만행의 현장임을 얘기하고 나서 작은 문을 통과하여 향원정 연못에 와서 시신의 일부를 버렸던 곳임을 알려주면서 우리의 각오를 다지게 하였다.
이미 시간이 5분 이내 밖에 남지 않아서 민속박물관 앞에서 해설을 마치는 인사를 하며 오늘의 해설을 마감하였다. 아직도 해야 할 이야기는 많은데 시간에 쫓겨서 못함을 아쉬워하면서 인사를 하고 민속박물관 앞에까지 인솔을 하여 들여 보내주고서 오늘의 일을 끝내었다.
오랜만에 만난 어린이들에게 조금 더 얘기를 해주었어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충실한 해설을 해주지 못하였음을 아쉬워하면서 돌아오는 길이 조금은 섭섭하였다.
2017.11.04.18:58‘<14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