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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牛園) 연세희 선생은 1980년 롯데미술관 개인전 즈음부터 열정적으로 순수회화를 바탕으로 하는 풍속화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순수회화와 풍속화는 통념상 다른 영역이었고, 순수회화를 지향하면서 풍속화를 고집하는 것 역시 사회적 관행상 일관성 있는 해법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미술의 흐름이었다. 나아가 풍자와 위트가 캐리카츄어처럼 표현되는 풍속화일 경우에는 더욱 순수회화라는 장르와 거리감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순수회화와 풍속화란 분류의 애매함, 개념 정의의 모호함, 그러한 관념이 창출되는 공감대의 무작위성 등을 밝히는 것이 선생의 화풍과 목표를 보는 사람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모양이다.
순수회화의 덫
순수회화란 어느 특정한 회화의 장르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범주가 없거나 귀에는 귀걸이 식으로 혹은 물에 물 탄 듯 혼동되는 그런 개념 역시 아니다. 순수회화의 입장에서는 확연한 개념과 범주가 있다. 그것을 미술사에서는 콘텍스트(Context)라고 부른다. 문맥이라는 말이지만 흐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서구미술사에서 인류의 지적, 감성적, 예술적 추구의 정점으로 평가되는 작품들 몇 점만 들쳐보아도 그 범주는 철옹성처럼 완고하다.
미술사를 염두에 두고 인류가 상찬한 작품 중에서 순수미술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품의 예를 들어보자. 순수라는 말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의 인문학적 범주를 벗어난 작품이 좋겠다. 정권에 아부하거나 체재비판의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분업화한 작품들, 현실사회의 시류에 영합하거나 고발하는 작품, 일시적인 풍조를 모방하거나 외래사조를 선점하여 기득권 화하려는 작품은 일단 제쳐 두자.
다만 종교화에 있어서 성화, 불화 등 교리의 해석 혹은 재해석을 통한 판박이나 대량생산 공산품처럼 대중적 아이콘 화한 그림은 빼면 좋겠다. 그렇지 못하면 서구회화에서 초 예술적인, 전능 적인 영향력을 구사한 기독교의 입김이 닿은 모든 작품들이 제외될 수밖에 없다. 르네상스의 종교소재 예술조차 제거된다면 서양미술사는 보잘 것 없는 지역양식 몇 점만 남을 것이다. 이렇게 순수예술의 영역을 재 정의하면 우원의 몇 점 종교화가 순수회화의 영역에서 손쉽게 다루어질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그런 전제하에서 인류의 지혜와 지성, 그리고 감성적 능력을 고양하거나 극대화한 작품,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유전되어온 하나의 흐름에 새로운 성취로 기록될 수 있는 작품, 인류 문화의 이름으로 또는 인류의 유산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비교적 순수회화의 이름이 멀지 않을 것 같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주의(主義-ism)들이 기계복제가 아닌 인간의 시각, 인상, 표현, 상징, 추상 등의 표상방식을 채택했다. 심지어는 종교, 혹은 기독교를 표방하더라도 거기에는 소재와 공감을 위한 선택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 그러므로 회화의 입장에서 본 20세기는 인간적인 순수를 목표로 했던 시대라 할 만하다.
그러나 우원의 순수 회화적 취향을 염두에 두고 서양미술사의 순수회화를 찾으려면 아무래도 17세기쯤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손쉬운 예를 들자. 일단 베르메르(Jan Vermeer circa 1660-1665)의 "진주 귀걸이의 소녀(Head of a Girl with a Pearl Earring)" 같은 범주의 그림이라면 비교적 우원이 추구하는 순수회화의 관념과 정의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지위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귀걸이와 모델로서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오히려 시선을 끈다. 더욱이 베르메르 자신이 작품에 아무런 설명을 붙이지 않았기 때문에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작품을 재해석하고, 영화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사연과 일화를 재창조할 여지를 남긴다.
우원의 회화는 풍속화에 이르기까지 순수회화의 영역에서 제작된다. 어딘가 누구의 그림을 닮았다거나 임모라고 생각되는 작품 역시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연 선생의 순수한 창작이다. 참 많은 유사한 경향들이 한 작가의 작품들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 한국 동양화에서 이당 김은호, 목불 장운상, 운보 김기창에서부터 조선시대의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임모를 했다.
그러나 그 임모를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들여다보면 모두 어딘가 닮은 임모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의 작품과도 다른 임모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림을 베끼되 평생을 갈고 닦은 크로키와 데생의 솜씨, 그리고 뛰어난 색채와 분위기창출의 감각 및 기교가 결코 임모에 만족할 수 없는 연세희의 화풍을 만든 것이다. 오히려 임모를 했던 작품보다 뛰어난 인물화, 원작보다 완벽한 해부학과 의습의 윤곽선을 보여주는 인물들은 너무나 천연스럽게 순수회화의 영역을 드나들다가 이윽고 그 경계를 자연스럽게 파기하고 만다.
이를테면 '난간에 기대앉은 여인(1998)'은 조선의 새색시처럼 고운 분단장을 했거나 혹은 일본의 게이샤나 가부끼 배우처럼 분 떡칠을 했다. 이러한 미인도는 이당이나 목불의 미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개성이나 개별성 없는 익명성의 여인일 수 있었다. 그러나 종래 미인도의 미인들이 단지 화면의 중심에 위치하는 대상이었던 데 반해 연세희 선생의 미인도에서 구체적인 어느 여배우를 떠올릴 만큼 개성화하고 기명화하고 있다.
또한 대각선구도의 미인은 날아갈 듯한 모시옷의 하늘거리는 의습선에 의해 대각선의 오른쪽 위로 부상하는 듯한 상승감을 준다. 마치 현장에서 그린 듯한 생동감은 일본풍의 미인도나 중국풍의 사녀도에서 볼 수 없는 배경처리에 의해 상승감이 증폭된다. 베르메르의 소녀와 달리 철저히 신분을 과시하는 의상과 품위에도 불구하고 정형화한 전통 미인도에서 고전적으로 발견되었던, 또는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익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단순비교나 병치로 연세희 선생과 베르메르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베르메르의 작품과 비교 분석을 한다거나 베르메르의 작품만큼 위대하다는 류의 단순 논리는 배제하도록 하자. 다만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그리고 종교와 중립을 유지하면서 그림이 정서와 일화, 공감대의 형성을 통한 인류의 지적유산이 될 수 있으며, 미술사의 성취라는 과제를 만족할 수 있는가의 논의에 하나의 단서는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풍속화
순수회화가 특별한 장르나 탄탄한 범주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아니듯, 풍속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영어에서 풍속화를 장르화(Genre Painting)라고 할 때 장르는 보통 종류나 양식이라는 뜻이고, 예술작품에서는 유형이나 양식을 일컫는다. 그러한 뜻에서 장르화가 풍속화가 되었으니 특정한 양식을 가지는, 혹은 따로 하나의 양식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산발적인 회화의 유형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풍속화로 소개되는 그림 역시 일정한 범주를 보여주지는 아니한다. 특히 한국에서 풍속화의 개념은 나중에 설정된 풍속화의 개념으로 전통을 재단하여 억지춘향으로 끼워 맞춘 느낌이 든다. 일례로, 라스코나 퐁 드 곰의 동굴벽화는 서구에서 풍속화로소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천전리 암각화를 풍속화에 편입시키는 경우도 있다. 중국의 궁중 시녀들 그림, 사냥그림, 계모임 등을 한국에서 흉내내어도 풍속화였다. 심지어 삼국시대 고분벽화에서의 문지기그림, 조선의 행실도 류의 관제 계몽화도 풍속화의 범주에서 이야기된다면 한국에서의 풍속화는 엄청난 범주를 자랑하는 거대장르가 된다.
그러므로 풍속화라면 풍속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단순논리에 부합하는 그림 중에서 화가의 의지가 반영된 그림 혹은 화풍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본다면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긍재 김득신, 공재 윤두서, 관아재 조영석 등의 화원에 의한 풍속화에서 예를 들어야 할 것 같다. 비록 화원의 여기화라고는 하지만 정통 화풍을 익힌 화원의 솜씨이기에 순수회화를 목표로 매진해온 우원이 흠모할 만하다는 점에서 더욱 당위성이 있다.
순수회화에서 우원이 보여주었던 기명성과 개성은 이러한 풍속화의 영역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것은 정확한 데생에 의한 의습선과 인체해부학, 그리고 표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그것이 우원의 것이라는 사실은 선생의 영향 원에서, 그리고 그 영향 원에서 어떤 방향으로 자신을 채근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추적하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도출될 수 있다.
선생은 어릴 적 만화가 코주부 김용환의 삽화를 보고서 화가가 되겠다는, 그것도 평생 화업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신념은 김훈의 미인도 삽화에서 다져졌다. 그러나 한번도 만화를 그려본 일은 없었고 삽화 역시 손을 대는 둥 마는 둥 크로키에 매달렸다.
청주 시골 장터에서 크로키에 빠져 등교도 잊어버린 중학생 연세희를 떠올려 보라. 누구의 지도 없이 우원은 스스로 삽화가가 되기 위해서 기초가 튼튼해야하고, 그 기초는 많은 크로키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니 오늘날 신선도나 누드 크로키, 준마도 등에서 보여지는 생동감 넘치는 필선의 저력이 선생의 탁월한 선택임을 알 것 같다.
선생의 동기 또한 다분히 개성적이다. 어릴 적 수박 서리 등 철없는 장난을 재현해보자 라는 단순한 동기를 위해 평생 크로키를 하고 헤아릴 수 없는 임모를 통해 필력과 명화의 분위기를 익힌 솜씨가 어디 가겠는가. 그래서 우원의 풍속화는 프랑스의 도미에, 로트렉과 같은 범주에서 논의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순수회화의 품격을 지닌 크로키라 할 만하다. 그래서 우원의 해학은 격조가 있다. 시골운동회, 조는 할아버지, 원두막풍경 등은 한결같이 순수회화의 배경과 뛰어난 필력의 크로키를 조화시킨다.
'여름날의 추억 2001'은 수박 참외서리를 그렸다. 평생 화가로 남겠다는 동기를 부여한 소재인 만큼 그 애착이 남다를만하다. 배경은 갈필로 휘저은 풍광을 그려 이야기꺼리(Narration)를 담을 그릇을 삼고 담채의 선염으로 인물들의 동세와 표정에 깊이를주었다. 단원의 필력과 해학, 긍재의 동세와 현장시각, 혜원의 선염과 깊이가 선생의 화면을 미소를 지을만한 아기자기한 화면을 만들면서도 긴박한 화면구성과 깊은 공간감각을 놓치지 않았다.
베르메르의 경우처럼 굳이 빗겨 이야기를 하자면 도미에(Honore Daumier)의 삼등객실(The Third-Class Carriage 1963-65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이 떠오른다. 원근법의 소실점은 화면 오른쪽 위에 자리잡아 상승감을 준다. 렘브란트 류의 극적인 조명은 대각선 중앙의 여인을 비추고 있다. 점차 어둠 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인물들은 화면의 자연스런 시점흐름(Spannung)을 유도하지만 중심인물의 바로 옆에 자고 있는 아이를 어둡게 처리함으로써 극적인 혹은 연극적인 효과로 시선을 마무리한다. 그렇게 가난한 인물들과 퀴퀴한 객실에는 숨통이 터지고 공기가 소통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연극적인 구성과 현장성 및 공기원근법이 도미에를 순수회화의 범주에서 다룰 수 있는 빌미를 주었을 것이다.
우원 연세희 선생의 작품에서 베르메르의 순수지향성과 도미에의 현장지향성을 읽는다. 순수와 현장이 선생의 화면에서 만나 순수풍속회화 혹은 순수 풍속화 등의 이름으로 하나의 장르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원세희 대담
-김영재
=원세희
-지금까지 풍속화를 해왔나? 몇 년쯤?
=1980년 롯데미술관 개인전, 30년됬다.
-풍속화도 있지만 누드 크로키, 도자화 등 동양화계열.. 다양하다.. 작업들을 미술대학, 미술학원에서 배웠나
=중학때부터 1학년 때부터 시골 장터에서 스케치 밑바탕. 교육받거나 사사 받은 일이 없다.
충청도 청주.. 학교 다니면서 시골 장터.. 미치다시피, 공부 안하고.. 고삼까지..
-속많이 썩였다. 동기는
= 코주부 김용환 삽화, 김훈씨 삽화가에 매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기초 데생을 해야겠다. 김용환에게 영향.. 현장나가서 그림 그려야겠다. 본격적으로 시장바닥에 살다시피
-선생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받는다. 김용환씨는 영향을?
=김훈의 미인도는 많이 영향받았다.
-개인적인 접촉에서 시작하는데, 특이한 케이스다. 크로키는 특별한 동기는 시골에서 쉽지않다. 천부적인 동기, 성취욕이 있다.
=천부적 재질, 미술부 데생을 했다. 틈나면 스케치 시장바닥.. 현장에서 무조건 그렸다. 체계, 요령이 생겼다.
-체계적인 서구적인 교육이 아닌 의욕에 의해, 재능에 따라 만들어지는 작품이 어려운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재능을 이해해주는 주변인사, 미술인사.. 미술계에서 평가는?
-학교에서 중학교, 작업, 공부하다가 전시했다거나 처음 작품, 출품은 ?
=국전 참여 안했다. 스물 일곱 살에 연예계 강사로 있으면서 그림 공부.. 미술을 하려면 데생, 크로키가 바탕이 되어 있으니까 든든하니까 버틴다고 생각한다. 크로키가 생명이다. 바탕 속에서 표출할 수 있다. 강조하고 싶다.
-첫 경향은 기량, 데생, 크로키에서 시작? 이를테면 미인도가 처음일까>
=미술학원 강사로 있을 때 동양화가 그림들을 봤다. 습작 모사, 이당, 운보 등 이분 그림은 이렇게 변화 주어야겠다. 임모를 통해 배우되 제 그림을 찾았다.
-동양화의 임모에서 시작했다가 바로 자신의 그림을 찾아나갔다.
=그러면서 풍속화를 해야겠다. 옛날 수박서리, 참외서리를 재현해보고자, 데생 실력이 있으니까 표출할 수 있다. 강강수월래 등 ... 바탕이 되어서 살아왔던 것은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외 도자기, 크로키에 의한 누드를 그린다는 것은 장르라기보다 작업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처음에는 정교한 데생과 크로키 실력으로 그리다가 임모를 통해, 운보 이당에서 자신을 찾다가 풍속화로 나간거로구나
=롯데 개인전에서 이렇게 저렇게 나갔다. 그림이 독특하고 특출하다 해서 길을 찾아오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옛날 옷을 입고, 조선 복식이나 풍속을 그린 이서지 작품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작품에서 착안했겠다.
=이서지는 청주 대선배... 나는 이런 방법으로 표현해보자.. 임화하다가 내 그림을 그려야지 하고서 뭔가 같은 시골장터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
-시골장터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풍경?
=이서지 시골장터, 혼인식.. 7-8년 선배,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이서지가 있어 한국의 풍속화, 현대풍속화가 정립, 먼저 받아들이고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조선시대 옷이 아니라 현대 옷을 입은 풍속화가 나온다. 갓을 쓰고 할아버지, 신세대 여성, 20세기초, 1920-30년 아이들, 뒤쪽도 요즘 풍경은 아니고..
=아빠와 함께 춤을... 현대 풍속화로 생각된다. 옛날 갓쓰고 전시회를 둘로 나눠어서 연세희 풍속화 어제와 오늘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과 현대는 현장에서 포장마차, 도봉산 야외 넥타이맨 풍속화를 주제로 삼는다. 할아버지는 옛날, 요즘 카바레에서 춤을 출 수도 있다. 파격적이다. 할아버지가 바이얼린을 켤 수 있다. 틀에 박힌 풍속화를 벗어나서 현대감각을 그려보자 해서.. 요즘을 소재로 한... 할아버지,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의도적으로 시대나 등장인물을 바꿀 수 있다.
=현대와 고대의 만남...
-한복, 골프치는 사람..
=이당 북종화의 작품을 임화하면서 곱게 비단에 여인상을 그린다거나 운보 미인도 등을 그리면서 북종화 계열의 작품을 그리면서 이런 작품이 나온다. 다양하다면 다양하달까.. 이것도 저것도 욕심이 많아서 벌여놓는다. 누드 크로키... 20년 전에 바탕골 미술관에서 신동헌 만화가 7-8년간 그렸다. 크로키를 하답니까 누드도 쉽게 나왔다.
-그때 누드 크로키 모임이 있어서 회원가입... 박의순씨 글을 쓴 일이 있었다. 크로키 출품했었다.
=89년 그렸다. 기억나는 것이 신동헌씨가 열정적이다. 그림을 계속 그리더라... 그림을 미친 듯이 그림 그리더라. 저렇게 노력하는 분이 또 있을까..,.. 신동우가 동생이다.
-풍속화는 만화와 다르다. 만화를 영향받으면서도 풍속화로 나간 이유는?
=화단에서 풍속화는 다른 장르에 비해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풍속화도 하나의 예술장르로 격을 높여야겠다. 뽕짝 비슷한 인식을 주는데, 업그레이드 해야겠다. 작품을 했는데, 평가는 모르겠는데, 풍속화는 하나의 장르로 승격해야한다. 과제이다.
-선생같은 기량을 가진 분은 좋으나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만화같은 형식으로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격을 높일 수 있겠는가..
=풍속화가들 중에는 만화했던 사람들이 있다. 나는 만화 안했다. 만화하던 사람은 만화냄새가 난다. 제 그림 보고 만화소리 안 들었다.
-만화와 풍속화의 차이는
=기법, 소재, 억지로 웃기려던가, 과장하려던가.. 왠지 모르게 만화냄새가 난다... 저는 작품 터치다. 표현방법, 붓놀림, 방법이 아이디어 창출에서 문제가 있다. 어딘지 모르데...
-어딘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느껴지는 것인가? 처음 영향받았던 김용환, 영향을 받아 시작, 신동헌씨와도 기회.. 그런데도 만화가 아닌 현재 화풍으로 된 이유?
=코주부 삼국지, 모사는 안했고, 삽화를 좋아했다. 삽화 영향, 만화를 그려보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선생님의 세계에서 만화란 취향, 목표는 아니었다. 만화는 이러이러해서 싫다. 회화적인 것으로 나가려먼 어떻게...
=생각해본 일은 없다. 재미있게 읽었을 따름이지... 한때는 중학교, 고등학교 네컷 만화 시도하려고 꿈은 가졌지만 실제로 하지는 않았다.
-평생 그림의 계보가 있다. 정신적 동기 만화가, 화풍이나 작업으로 연결되는 계보.. 사람, 작품들이 있다.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순수미술이라는 방향으로 나갔다.
=순수회화 쪽으로 추구하고 싶다.
-전혀 시작하는 방향이 다르다.
만화에서 순수로 나가는 것은 표가난다. 순수에서 시작하면 만화의 얄팍한 느낌이 안난다.
만화처럼 보인다면 마음에 안들고, 지금까지 내가 뭐했어 하는 생각. 좁은 공간이지만 취향 보여준다. 누드, 미술대학생들도 힘든다. 도자기 그림 말, 모델이 있을 것이다. 직접 스케치? 낭세령,
=중국 작가, 카스틸리오네... 그림이 뛰어나다. 봤을 가능성이 있다. 모사를 했음에도 완벽하게 살린다. 이태백이거나 신선도같은데, 정확하게 누군가?
=중국책에서
-누구라는 것은 없고..
중국 신선도, 소재, 지물, 의복, 생김새가 있다. 주전자, 차를 끓이는 것을 보면 문인, 신선일 수 있다. 여동빈, 장과로 등 팔대신선이라면 다르다. 이태백이라면 술잔이 들여야된다.
=주전자이다.
-한국식 주전자다.
=불 속에서 잘 나와서 쓰고 있다. 작품으로는 불합격이다.
-선이 묵선이 잘 살아있다. 기운생동, 화선지위에 먹물로 그리는 것과 초벌구이 위에 유약으로 그리는 것은 다른데도 화선지에 그리는 것처럼 강약, 기운생동하는 것은 굉장한 밑바탕이 있다. 뭘 하더라도 만화가 될 수 없다.
그위로 올라가면 옛날 이야기... 안에 이야기가 다 있다. 도깨비 이야기, 애들은 무서워 움츠리고 있고... 한국 도깨비는 뿔이 없다. 일본의 오니... 기본적으로 얘들이 있는 공간은 밝은 색, 바깥쪽은 어두운 찬색.. 시선이 그쪽으로 나가고.. 이야기를 듣고 있고 노변정담.. 이야기의 주인공이 보이고 있다. 이게 말하자면 회화적으로 표현된 풍속화이다.
=폐가입니다.
-도지기는 직접 굽지는 못하시리라 보고...
=한기선씨라고 이천 아버님이 유명한, 박정희 대통력이 좋아하던.. 한창문씨 아들이 도자기 하는데 습작.. 여기서 작품이 제대로 나온 것은 하나도 없고.. 불속에서 나오면 다 망친다. 몇 년 만에 몇 개 추렸다. 철사는 좀 다르다.
-저런 것들이 선생님의 화실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품격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할아버지 골퍼..
=즐거운날 천에 캔버스에 그렸다. 도봉산 우이동 등 계곡 올라가면서 즐겁게 노는 그림.
=골프대회. 카베라로 사진도 찍고 기녀도 있고.. 이분은 엉뚱한 소재
-골프는 잘 하시나?
-골프 친 일은 없다. 사위가 골프 샵..
=이 그림도 그림은 좋은 데 엉뚱한 점이 있다.
=엉뚱할 수도 있는데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성화, 하늘가는 밝은 빛, 퇴폐와 음란이 판치는 세상에 세상이 이렇고... 천국으로 향해 가는...
-풍속화로 생각하는가
=성화일 수 있다. 출품..
=할아버지그림, 반기문 사무총장이 가져갔다. 춤춘다. 즐겁게 춤추고 논다..
=인사동 입구 할아버지 구두닦는 .. 현장 스케치..
=인사동 혁필, 스케치..
사진, 비디오 찍기도 한다. 현대 풍속화가 어렵다. 사진, 비디오 인용한다.
=아빠와 함께 춤을... 손자들, 딸하고 춤춘다.. 엉뚱한 면이 있다. 만화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보테로 작품에서 아이디어얻었다. 서구적
=특수한 소재, 둘러 앉아서.. 대담하게 잡았다.
-마당놀이처럼...
=시골 운동회.. 이런 느낌에서 힌트... 할아버지 크롤스 없.. 시골 운동회의 추억...
=축구시합.. 옛날에는 새끼줄로 말아서 공찬다. 반칙 , 심판이 못하게 덤벼든다.
=종이 이에 비단, 투박한 데 그리면 어떨까 한다. 투박하면서도 깔끔한 맛은 없지만 나름대로 맛이 있다.
-풍속화의 소재로는 무겁지 않은가?
=양념으로 미인도 넣을까 합니다.
-=송파구청 사진 찍어서 연주 비디오 등으로 표현, 젊은 분도 있지만 70대도 있다.
-구청에서 여건 마련해 주시고..
=사진 찍어서 구성했다.
=할아버지 바이얼리니스트.. 고전과 현대의 조화. 먼생이.. 표정은 한국인, 모자는 멕시코인처럼..
=엉뚱하게 표현..
-구도, 화면 구성 자체가 회화적이다.
=파고다공원에서 고스톱치고 소주한잔 걸치고 항상 졸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졸려 하품.. 인상적이어서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일할 기회도 드리고, 활동기회를 주야하는데..
=양주 낚시터풍경이다. 고향가는 길
=현재 광나루.. 오래된 풍경.. 스케치 해놓은 것 분위기가 좋아서 캔버스에 요즘 그려봤다.
-개발되기전, 목욕하러 갔었다.
=양구장터 뻥튀기... 귀막고, 좋아하고 심혈 기울인..
-지금도 있다.
=요즘은 모터로... 전라도 어디엔가 있다는데..
=섬같은 곳에서 낚시
-성화... 호객행위하고 술먹고 노상방뇨, 퇴폐스런 세태를 고발하낟. 교회와 이런 세상을 파격적으로 성화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파격적인 고발 그림... 부정적일 수 있지만 엉뚱한 것을 좋아한다.
=책...
표지..
젊을 때 화짐인가
=3년 됬다. 젊을 때 사진이다.
=왼쪽은 장운상, 목불 스타일이다. 그런 분위기다
=이런 것도 그렇고.. 비단에 이당 기법으로 그린 것
=비단에 극세화로 곱게 일본풍 냄새..
=달밤의 거문고...
-선생님 경우 미인도로 나갈 수 있었다..
-동양화 안료인가..
=그렇다
-동양화로도 저렇게 강렬한 색이 나오는 구나
=먹으로 졸고 있는 사람 드렸다.
=누드 그림..
=천상병 캐리카츄어..
-사진을 보셨겠지만 얼마나 뎃생이 정확한지
=시골 자터..
-이서지는 멀리 갈 정도...
=그 분은 생각지도 못한 아니디어가 있다.
=생각지 못한 소재가 보인다.
=전화벨
-수양버들은 박노수 선생... 느낌이..
=이런 그림은 대단한 터치.. 소 그림
=말 그림..
=먹으로 칙칙하지만 옛날 종이에 표현... 원두막
=색다른 원두막그림...
=소낙비 오는 그림... =원두막, 소.. =바위, 산위에 원두막으로 가는 사람들..
=옛날 어사 박문수 하룻밤 쉬어가는 장면
=시골 동네... 이건 특이한 소재.. 상여, 묘자리 , 잔치... 땅 파고...
=시골 처갓집 신행...
=할아버지 골프 치는 것,
=도자기에도 했는데, 초벌 그림들이다. 밖의 벽화 그림...
=웅진출판사 삽화... 15년 됬나? 한국 전래동화, 삼성당, 삼성출판사, 웅진 등... 제가 CD 만들었을 때... 고희기념 음반, 음반이란 노래... 제 노래도 들어갔고, 다른 노래 리메이크.. 연예인들, 남진 등과 사진... 그런 겁니다.
-파란만장하고 하나 자서전을 하나 쓸만큼 많은 짓을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하면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 사모곡이라고 잊지 않고 지금까지 평생 매진했다. 마치 고삐가 매어진 소처럼 왔다갔다 하다가도 다시 환원.. 그 고삐라는 것이 순수회화이다.
=국전 같은데 굽신굽신거리지 않았다. 미술협회회원이지만 고집대로 독불장군으로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협이사장에게 굽신거리지 않는다. 내 그림 좋아하는 사람 많다. 불경기도 없다. 전업작가로서 알아주건 말건 팔자로 생각하고 한길로만 걷는다. 전시회도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그림 그리고, 나이 들어도 뭔가 하고 있자는 것을 보여준다. 팔리는 것은 둘 때고, 타협, 줄 서는 거 정치 좋아한다. 화가들은 그림을 잘 그려야하지만 정치는 빵점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찾아오더라. 잘 좀 봐달라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고집대로 그림 좋으면 팔리겠지, 안팔리면 할 수 없고, .. 그것이 내 신조이다. -
고객 스타일에 맞춰 작품을 바꾸지는 않고, 스타일을 층으로 만든다.
-뚝심하고 배짱이 오늘날 선생의 풍속화라는 장르를 만들 수 있는 저력이 아닌가..
=단원, 혜원 아류라고 할 수 있는 스타일로 그려왔다. 옛날 소재 그네에서 벗어나자.. 이번 과감화게 일을 벌여 봤는데, 20점밖에 준비가 안되네요. 날자도 얼마 안 남았는데, 2년 후에 다시 도전, 아쉬움이 너무 맣다. 그릴 것이 너무 많은데.. 그게 아쉬워요.. 다음에 다시 좋은데 계약해서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것이 꿈인데 아쉬웠다.
-아쉬움이 있고 꿈이 있어야 좋은 작품
=산수화라면 천막치고 좋은 데 가서 그리면 되는데, 움직이는 사람 드리는 것은 어려운데, 인물화는 어렵다. 저같이 크로키를 그렇게 만히 했는데도 그림을 실제 그리려면 어렵다. 제가 도전을 했는데, 실제 스케치는 어렵고, 소재를 잡아서 비디오를 찍든지 해서 상상력을 동원해서 제작한다...
-전시장에서 보는 사람들이 선생의 작품을 어떻게 봐주었으면
=뭔가 새로운 풍속화를 새로운 목표로 표현하려고 노력했구나 하고 봐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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