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낯선 식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와 사는 지역이 기후도 다르고 토양도 다르기때문에 낯선 식물이 많을밖에... 고벨화도 그중 하나이다. 고벨화는 낯설지만 헤나로도 불리는 이 이름은 낯설지 않다. 염색약으로 자주 쓰이기 때문이다.
고벨화는 솔로몬이 사랑하는 여인에 비유한 꽃으로 원산지는 팔레스타인 등 중동지역과 동북아프리카, 인도이며, 개화기는 6~7월이다.
솔로몬은... 자기 아버지 다윗이 사울에게 쫓길 때, 그 메마르고 험한 엔게디 황무지에서도 피어난 고벨화 송이를 보면서 힘을 얻었던 것을 상기하면서, 나의 사랑하는 자는 엔게디 황무지에 피어난 고벨화 같다고 노래하였다.
‘엔게디’는 다윗과 아주 인연이 깊은 곳이다. 다윗은 양치기 시절에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고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될 것을 명령 받았다. 그 기름 부음은 영광과 즐거움의 시작이 아니라, 오히려 고난과 역경의 시작이었다. 그 이후부터 그는 사울왕에게 핍박을 받아 심한 고난을 겪었으며 죽을 고비를 많이 넘기면서 피신을 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전전했다. 그러는 도중에 그가 사울을 피해 숨어 살던 곳이 바로 이 황무지 ‘엔게디’였다. 이 황무지는 다른 말로 하면 광야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출애굽하여 40년간을 지낸 곳이 바로 이 광야로 많은 고난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광야를 지나지 않고서는 가나안에 들어갈 수가 없는 것으로 반드시 겪어야 할 장소이다.
①솔로몬이 사랑하는 여인에 비유한 꽃〔아가 1장 14절〕〔아가 4장 13절〕
고벨화는 엔게디 황무지에서 고난을 당하는 다윗에게 힘이요, 소망이었다. 다윗은 모든 고난을 바로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 송이를 보면서 견디고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사랑하는 자를 엔게디 황무지에서 피어난 고벨화로 비유하였다. 엔게디는 다윗이 피신했던 광야인데, 그리스도는 광야 같은 세상에서 한송이 고벨화처럼 그 아름다움을 나타낸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고벨화는 유대 지방에서 어린아이들이 손톱에 물들이는 데에 사용했던 꽃인데, 장식과 표현을 뜻한다. 그리스도가 언제나 성도들 마음속에 살아 계시며 아름다운 장식이 되고 표현이 된다는 것이다.
②보호막, 방패막의 의미[창세기 6장14절]
영어 성경은 고벨화를 헤나로 번역하였고, 우리 성경은 히브리어 발음 고페르(Kopher)를 따서 고벨화 라고 변역하였다. 창세기 6장14절에, “너는 고페르나무로 너를 위하여 방주를 만들되 그 안에 칸들을 막고 역청을 그 안팎에 칠하라”고 명시되었다. 역청이 바로 고페르로 보호막, 방패막 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또한 다윗이 머문 엔게디에서 고벨화를 보며 고난을 이겨낸 것도 고벨화가 고난의 방패막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되어 진다.
고벨화는 "신부의 꽃"으로 불렸고, 향기가 좋다. 장미향과 프리지어향과 비슷하며, 은은하게 퍼지므로 2km 떨어진 곳에서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낮보다 밤에 더 많은 향기를 내며, 계절적으로는 6~7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꽃이 피기 시작한다. 기온이 섭씨 10도 이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나무이나 제주도 성서식물원에 가면 볼 수 있다. 고벨의 잎은 염료로 이용되는데, 헤나로 불리는 이 염료는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여인들이 즐겨 이용한다. 인도에서도 결혼식이나 경사스런 일이 있을 때 헤나를 개어 비닐봉투에 넣은 후 신부나 하객들의 손바닥에 짜 주면서 무늬를 그린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백일홍의 생김새나 열매모양도 비슷하다. 나무백일홍(배롱나무) 은 같은 부처꽃과의 고벨화와 비슷하지만 향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