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차동휴게소-각홀고개(2006.01.01)
코스: 차동휴게소-절대봉-명우산-극정봉-천방산-봉수산갈림-각홀고개
약 16Km, 11시간33분(알바,휴식 포함)
누구와: 무심이님 그리고 마눌과 나
청양 장승리에서 1박을 한후 아침을 지어 먹고 점심을 싼후, 다음구간인 학당고개-차동휴게소 간 거리가 좀 멀고, 눈이 많을 것이 예상되어, 순서를 바꾸어 거리가 다소 잛은 그 다음구간을 하기로 하고, 청양을 출발한다. 차량 네비게이터는 각홀고개 까지의 최단거리를 청양-대치-96번도로-신풍-유구를 경유하여 각홀고개로 안내를 하는데, 대치-신풍구간 96번 도로는 눈 쌓인 험준한 비포장 도로 고개인데, 체인도 없는 차로 어렵게 이 구간을 돌파, 유규를 거쳐 각홀고개에 무심이님차를 주차하고, 내차로 다시 유규를 거처 차령고개의 차동휴게소에 왔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채비를 하였다.
차동휴게소
유규와 신양사이 32번 도로상에 있는 차령고개 차동휴게소는 조금은 번잡스런 휴게소이다. 차의 왕래가 빈번하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을 하는 곳이다.
차동휴게소
08:40 휴게소를 출발, 고개 동쪽의 리본을 따라 산으로 올랐다. 눈길위엔 발자욱이 없어 리본과 동물 발자욱을 따른다. 첫봉을 넘고 다음봉 293.8m봉을 지나고 또 그 다음봉을 고만고만하게 지난다. 그런 후 길은 내리막으로 변한다.
09:16 잘록한 서낭당재를 지난다. 좌우로 길자욱이 있고 오래된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어 돌들만 수북히 쌓여 있다면 서낭당임에 틀림없다. 재를 가로질러 앞의 얕은 봉을 향하는데, 길은 수레길 처럼 넓고 좋았다.
봉 2개를 우회하여 지나니 수레길이 나온다. 다시 작은 봉 3개를 우회하고 나니, 왼편에도 오른편에도 등산로와는 멀리 임도가 내다보인다. 봉을 넘으니 우측의 임도는 정맥길과 만나면서 길은 끝난다. 그리고 우측임도 쪽으로는 커다란 납골묘가 보인다. 임도의 끝자락을 밟으며 앞의 봉으로 오른다. 꽤나 높은 봉에 올라 잠시 쉬고 다음의 고만고만한 높이 봉을 향한다.
10:24 이 부근에서 그런대로 높은 봉이다. GPS로 측정한 높이가 345m이다. 발자욱은 없고, 눈위에 난 동물들 발자욱을 따르는데, 신기하게도 이들은 정맥금을 타고 가고 있다. 점점 산의 오르내림이 심해진다. 힘들지 않는 짧은 구간을 택했는데 아무래도 잘못 찍은 것 같다. 봉 몇 개를 더 넘고, 또는 우회한다.
11:18 불운리재이다. 좌우로 길자욱이 눈 위에 확연한데, 이제까지 잠시 함께 온 사람 발자욱이 이 재에서 내려갔다. 다시 우리가 길을 내면서 진행을 한다. 너무 힘이 들어 3이서 교대로 선두를 바꾸면서 간다. 햇빛이 비쳐주고 바람이 약한 곳은 눈이 녹아 흙이 나왔지만, 북쪽 사면은 2-30Cm 이상 눈이 쌓여 푹푹 빠졌다.
극정봉(421m)
12:07 삼각점이 있는 극정봉이다.이 봉이 이 부근에서 가장 높아 보인다. 이제까지는 봉에 오른 후 왼편으로, 왼편으로 길이 이어졌지만, 이 봉에서는 10시 방향으로 나아간다. 150여m 가서 길은 우측으로 구부러지고, 100여m 내려 와서는 왼편으로 구부러진다.
극정봉의 3각점
얕은 마루금을 가다, 좀 높은 봉을 올라서서 왼편으로 가고, 그 앞의 몇 개의 봉을 지나 가파르게 내려선다.
12:37 안부에 있는 재를 지난다. 재를 지나 앞의 봉을 향해 길게 나아가다 힘겹게 봉을 올랐는데, 오래된 굴참나무들을 벌목을 해 놓았다. 우측 아래에 집이 보이는데 지도상 덕곡리 머그네미이다. 벌목은 한동안 이어진다. 정맥길 주변뿐이 아니고 산사면 전체를 벌목한 후 수종개량을 하든지 조림를 하려는가 보다.
12:50 벌목지대가 끝나는 지점 눈이 조금 녹은 곳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눈길을 헤치고 오느라 등산화도 옷도 졌었다. 한동안 쉬다 14:18분 출발을 한다.
14:40 봉에 올라서는 3시 방향으로 꺾인다. 좁쌀알처럼 작은 눈이 얼굴을 스치면서 차가움을 느낀다. 사방은 안개가 끼어 300m 앞은 볼 수가 없다.
14:47 안부의 재를 지난다. 좌우편으로 그리고 1시 방향으로 길 자욱이 있다. 정맥은 정면의 길로서 조금은 가파르게 오른다. 오름길이 길게 반복된다.
15:12 봉에 올라 우측으로 꺾어져서는 완만하게 오르락 내리락을 한 후, 100여m를 더 치고 올랐다.
천방산(478.9m)-알바
15:20 천방산이다. 지도가 없어 이봉이 정맥금에서 떨어져 있는 걸 몰랐다. 이 봉 직전에서 왼편으로 내려서는 정맥길 리본도 보지를 못했고... 이산을 오르는 도중에도, 정상에도 정맥리본이 달려있다. 이 봉을 지나 다음의 조금 얕은 봉에도 정맥리본이 달려있다. 그래서 정맥은 이 봉을 포함하여 직진으로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봉을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나뭇가지들이 서 있는 모양이 정맥길이 아닌 느낌이다. 이후 한동안 리본도 없다. 무심이님이 GPS를 들고 되돌아가 천방산 정상까지 가서는 길을 확인 하는데, 이길 밖에는 없다고 한다. 다시 전방으로 진행을 하면서 불안한 느낌이 들어, 육덕님께 전화를 해서 물어봐도 우리 위치를 정확히 모르니 어떻게 하라고 알려줄 수가 없다. GPS는 예정 루트에서 300여m 벗어나 있단다. 의지할 것은 GPS밖에는 없으므로 예정 정맥길과 합치 하는 곳까지 되돌아가기로 한다. 천방산 정상을 되넘어 100여m 내려서서 사방을 살피는데, 서측 산사면 쪽 작은 참나무 가지에 다닥다닥 리본들이 붙어있다. 나뭇잎새에 가려 리본들이 눈에 띄지 못했나 보다. 우리의 리본을 걸고 길을 찾아 출발을 하는데, 1시간 30분은 소비를 한 것 같다.
산 사면을 한동안 내려오면서 지형은 서서히 능선을 이루면서, 두어개의 작은 봉을 지나 왼편으로 꺾인다. 150여m 내려오면 묘가 나오고, 이 묘 앞에서 우측으로 수레길이 나오는데, 산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편하게 이 수레길로 우회를 하여 마루금과 합류한 후 길은 오름으로 변한다.
17:36 30여분을 올라온 후 봉 정상에 이르고, 정상에서 왼편으로 구부러진다. 랜턴을 준비하고 동물 발자욱을 조심해서 따른다. 길은 오름인데 눈이 깊이 쌓여있어 진행이 더디다.
18:12 바람에 윙윙 소리를 내며 울고 있는 고압선 철탑을 지난다. 능선을 타고 조금 더 오르니 봉 정상이다.
봉수산 갈림길
18:30 3거리인 봉 정상에는 4각 까만 대리석 이정표가 박혀있다. 왼편 정상(봉수산)은 150m, 우측 각홀고개 1.05Km라 했는데, 실제 이곳에서 각홀고개 까지의 거리는 2Km가 조금 넘는다. 이 3거리 정상에서 한동안 가파르게 내려오다 완만한 길일 이어진다. 얕은 봉을 넘고, 좀 더 높은 봉을 넘고, 그다음 높은 봉은 우측으로 우회를 하고...
봉수산 갈림길의 대리석 이정표
2개의 봉을 더 우회를 하고, 다음 높아 보이는 봉을 왼편으로 우회하려는데, 우회길이 더 험악스러워 되돌아와 이 봉을 넘는다. 고압선 철탑위의 경고등이 빨갛게 깜빡거린다.
얕은 봉에 올라선 후 내려서는데, 전방의 바위 돌들을 피해 우측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눈 밑에 암반이 비스듬히 누워있어 조심조심 내려섰다. 50여m 내려오니 길은 완만해 지고, 묘가 나온다. 더 오니 다른 묘가 나오고 이 묘 앞에서 왼편의 넓은 길을 30여m 내려오니 각홀고개 주유소가 보인다.
각홀고개
20:17 임도를 만나 도로로 나간다. 주유소는 50여m 떨어져 있고, 버스 승차장앞 공터에 주차한 무심이님 차만 덩그라니 어둠속에 서 있다.
차를 타고 유규로 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9시가 가까워 오니 문을 닫으려는지 기분이 안 좋은 눈치이다. 식사 후 10시가 넘어 차동휴게소로 가서 내차를 찾고, 예산-합덕-당진IC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집에 오니 12시가 넘었다. 2006년 초하루는 이렇게 고생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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