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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본 <한국신명나라> 카페의 <문화비교 설파기언> 게시판에 연재해오던 글이 단행본 <해외여행 비교문화>라는 제목으로 보고사에서 2018년 4월 10일자로 출간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해외여행 비교문화>는 그 동안 설파 조동일 선생님께서 38개국 이상을 다니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계 문화, 동아시아 문화를 보는 시각, 거꾸로 해외에서 한국문화를 보는 시각으로 집필한 책입니다.
단순여행정보를 주로 전달하는 여행가이드북과는 다른 여행론이자, 발로 쓴 비교문화론입니다. 아울러 해외에서 비교문화적 관점으로 보는 한국문화론입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여행기의 형식을 빈 문화론이라면, 설파 조동일 선생님의 이 책은 <기언>의 형식을 빈 문화론입니다.
그 동안 단독집필만 80여권 가까운 저작은 <한국문학통사>, <한국의 탈춤>, <학문론>, <세계문학사의 전개>,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 등등 대부분 전공자 위주의 순수 연구서였다면, 이 책은 대중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교양서적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이 책을 통하여 설파 선생님의 넓고 깊은 정신세계를 편안하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역시 본 카페에 연재되고 출판된 <<한국문화, 한눈에 보인다>>(조동일ㆍ이은숙 공저)와 짝을 이루며, 앞으로 출판될 <<이 나라, 좋은 나라>>와 연작이 됩니다. <<이 나라, 좋은 나라>>는 우리나라 한국이 좋은 나라라고 해온 내력을 정리하고 그 이유를 밝히는 책으로 그 일부가 본카페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인구비례 가장 많은 해외 거주자를 가진 나라입니다. 경제적 조건, 지리적 여건, 해외에 대한 관심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인이자 국제인인 한국인들이 품격 높은 해외여행을 즐기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8.4.11.
카페지기 연경 올림
<머리말>
나는 평생 동안 국내 곳곳을 찾고, 외국에도 많이 나다녔다. 여행이 취미이고 생활이고 공부이다. 역마살이 끼었다고 할 수 있는 불운이 행운이다. 한국문학사를 완성하고, 동아시아문학사 집필을 시도하고, 세계문학사로까지 나아간 것이 여행 덕분이다. 독서보다 세상 구경이 더 큰 공부임을 거듭 깨달고 각성의 지침으로 삼아왔다.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한 나라가 몇이나 되는지 헤아려보니 모두 38개국이다. 학술발표를 위해 간 나라가 16개국이다. 그 16개국에 구경을 하려고도 거듭 갔으며, 다른 22개국에는 관광만 목적으로 하고 찾아갔다. 모두 합쳐 서너 번 정도만 단체관광에 참가하고, 다른 경우에는 개인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겪고 속속들이 살펴 할 말이 많다.
학술발표를 하러 간 나라를 횟수가 많은 순서로 들어본다. 일본 11, 중국 9, 불국 6, 화란 4, 미국 3, 인도 2, 러시아 2, 영국 2, 독일 2, 대만 1, 카자크스탄 1, 스웨덴 1, 스위스 1, 오스트랄리어 1, 이집트 1, 남아프리카 1이다. 총계 48회이다. 이 정도면 기록을 세웠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ㆍ일본ㆍ미국ㆍ영국ㆍ독일 등과 짝을 맞추어, 프랑스는 불국, 네덜란드는 화란이라고 해야 더 가깝게 느껴진다.
관광 목적으로 간 나라는 순서 없이 든다. 월남,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네팔, 터키, 서반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이태리, 그리스, 멕시코이다. 스페인은 서반아, 이탈리아는 이태리라고 하는 오랜 이름을 사용한다. 이 가운데 몇 번 간 나라가 적지 않다. 네팔의 히말라야 연봉,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그리스의 신전, 멕시코의 피라미드 같은 것들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아 마음속에서 영상물이 돌아간다.
끝없이 가보고 싶은 동화 수준의 소원을 이루고자 했다. 한 번은 파리에 머무르면서 2개월분 유레일패스를 이용해 유럽 각국을 돌아다녔다. 이태리 최남단까지 가서 배를 타고 그리스를 다녀온 것이 환상적인 여행이었다. 파리에서 출발해 서반아로 가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구경하고, 남불의 여러 명승지를 가로질러 이태리 나폴리까지 내려갔다가 북상해, 스위스를 거쳐 파리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독일에서 시작해 불국을 거처 서반아까지 왕래하는 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종횡무진이라는 말에 무한한 매력을 느낀다.
구경거리에 매혹되기만 하지 않고, 학자의 본업에 충실해 큰 도시에 들르면 서점을 찾아 책을 구하는 것이 오랜 버릇이다. 파리, 런던, 동경, 경도, 나하, 함부르크, 베를린, 레이덴, 암스테르담, 룬드, 스토크홀름, 루벤, 브뤼셀, 코펜하겐, 오슬로, 델리, 북경, 대북, 보스턴, 뉴욕, 방콕, 프레토리아,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시드니. 이것은 책 사냥을 한 도시 명단이다. 어디서든지 학술서적 보금자리인 신구서점을 찾아가 필요한 책을 샀다. 여러 곳에 가서 많은 책을 산 덕분에 용기를 가지고 세계문학사를 쓰는 엄청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학술발표를 하러 간 횟수 일본 11, 중국 9, 불국 6에는 체재하면서 강의를 한 것이 포함된다. 일본 동경대학에서 1년; 중국 연변대학에서 2주씩 두 번, 산동대학에서 2주, 중앙민족대학에서 2주, 북경외국어대학에서 2주; 불국 파리7대학에서 3개월 강의를 했다. 강의를 하는 전후 기간에는 그 나라에 체재하면서 관광을 일삼았다. 일본에 1년 있는 동안 매주 한 번 당일치기, 매월 한 번 숙박을 하고 오는 여행을 했다. 중국에서는 강의하고 있는 대학의 교수나 대학원생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을 갔다.
일본ㆍ중국ㆍ불국은 관광 여행을 가장 많이 한 나라이기도 하다. 세 나라 모두 관광만 하려고도 10회 이상 갔으리라고 생각한다. 10회라고 하고 합계를 내면, 일본 21회, 중국 19회, 불국 15회 체재하면서 여러 곳을 돌아보는 여행을 했다. 웬만한 본국인들보다 그 세 나라 여행을 더 많이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은 너무 커서 가보지 못한 곳이 많지만, 일본과 불국은 전국을 거의 다 돌아보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그 세 나라에 관해 특히 말을 많이 하려고 하고, 가까운 관계를 오래 지속한 것을 고려해 중국ㆍ일본ㆍ불국으로 순서를 정한다. 중국ㆍ일본ㆍ불국은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 서로 달라, 비교해 고찰하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 세 나라에 관해 고찰하면서 다른 여러 나라에 관한 논의를 곁들이면, 많은 것을 알고,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다. 나날이 살아가는 사소한 모습에서 크고 중요한 문제까지 두루 관심을 가지고 다루고자 한다.
여행을 위한 안내서나 여행을 한 내력을 적은 여행기는 너무나도 많이 나와 있어 더 써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정보를 따르지 못해 그런 책은 효용이 줄어든다. 여행에서 얻은 바를 깊이 고찰하면서 저자의 생각을 펴는 여행론은 인터넷과 경쟁이 되지 않는 독자적인 저술이며 계속 다시 나와야 한다. 이 책이 너무나도 많아 미안한 내 저술 가운데 특히 빛나기를 바란다. 팔순이 되니 철이 들어 재미있고 알찬 책을 내놓는다고 알아주기를 바란다.
여행론은 비교문화론으로 나아가야 한다. 해외여행에서 얻은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는 비교문화이다. 비교문화는 탁상공론일 수 없다. 수많은 나라를 나다니면서 절실하게 겪은 바가 있어야 생생한 내용을 갖출 수 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갔다가 돌아와서 우리는 어떤지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여러 외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문화를 재인식하고 재평가한다. 그런 체험을 거듭하면서 겹겹이 쌓여 응고될 지경에 이른 이야기 거리를 한 가닥씩 살살 풀어내, 해외에서 되돌아본 한국문화론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을 쓴다.
옛 사람들이 남긴 연행록 같은 저작은 여행기이면서 비교문화를 갖춘 여행론이었다. 朴趾源의 <<熱河日記>>는 그 가운데 특히 높이 평가된다. 以文爲戱(글을 놀이로 삼는다)라고 하면서, 놀이를 하듯이 글을 써서 세상을 풍자하는 방법으로 파격적인 주장을 전개한 것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그 전례를 본받아, 재미있게 읽으면서 웃다가 새로운 발견을 하는 충격에 이르는 책을 독자 여러분께 드리고자 한다.
이 책은 이은숙과 공저인 <<한국문화, 한눈에 보인다>>와 연결된다. 학문 연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다듬고 갖은 양념을 쳐서 누구나 함께 즐기자는 잔칫상을 좋은 동반자를 만나 계속 차린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좋은 나라라고 해온 내력을 정리하고 그 이유를 밝히는 <<이 나라, 좋은 나라>>를 다음에 내놓는다. 인터넷 카페 “한국 신명나라”에 예고편을 조금씩 올린다.
<차례>
머리말
떠나면서
이런저런 여행론
들어가기
옛사람들도
산수와 기질
날씨는 어떤가
돌아다니기
먹으려면
우열이 있는가
잠 잘 곳
최고의 자랑
그림 구경
다르고 같은 모습
책을 사며
속마음
살 만한 곳인가
대학 겉과 속
좁은 공부 넓히기
학문을 위한 배려
오고 가는 것들
방언찰 이야기
중심이 없어야
최근작 : <해외여행 비교문화>,<시조의 넓이와 깊이>,<한국문화, 한눈에 보인다> … 총 112종
저자 소개 : 서울대학교에서 불문학과 국문학 공부, 문학박사. 계명대학교, 영남대학교, 한국학대학원, 서울대학교 교수 역임. 2017년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한국문학통사』 『서정시 동서고금 모두 하나』 『한국문화, 한눈에 보인다』(공저) 외 저서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