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도올 06강

[담담]

차이나는 도올 6화

1. 얼따이,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중국도 아버지의 권력과 재력이 중요한 거 같다. 중국에서는 얼따이라고 한다.

얼따이(二代) : 부모의 재산과 권력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사회현상

부를 물려받았으면, 후얼따이라고 한다.

후얼따이(富二代) : 부모의 부(富)를 물려받은 자녀

스타의 자식이면 싱얼따이라고 한다.

싱얼따이(星二代) : 연예인 2세

권력을 이어받았으면 꾸안얼따이라고 한다.

꾸안얼따이(官二代) : 고위 공무원의 자녀

국유기업의 자녀는 즈얼따이라고 한다.

즈얼따이(職二代) : 국유기업의 자녀

후얼따이(富二代)의 행동들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한다. 미국으로 가는 중국유학생들을 보면, 4년동안 공부하면, 거의 4년 휴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논다. 쇼핑만 하고, 수업을 듣지 않는다.

후얼따이의 생활상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Ultra Rich Asian Girls of Vancouver’라는 TV쇼가 있다. 후얼따이들이 자기들끼리 벵쿠버에 가서, 쇼핑하고 고급 샴페인 마시는 모습을 리얼리티쇼로 만들기도 한다.

후얼따이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 항상 흥행을 한다.

Ultra Rich Asian Girls of Vancouver 

후얼따이의 생활을 보여주는 리얼리티쇼

후얼따이의 브랜드 사랑은 유명한데, 고급브랜드의 발음이 잘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심지어 발음 교정까지 교육을 따로 시킨다고 한다. 국제 사회의 쇼핑 매너까지 공부한다.

중국 부호 1위의 아버지를 둔 왕쓰홍이란 인물이 있는데,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의 발목에 1천 5백만 원 상당의 애플워치를 채우고, 심지어 자기 생일 파티에 3천 7백만원을 사용하기도 한다.

후얼따이들이 자기 인스타그램에 돈을 다발로 쌓아놓고 ‘이 돈으로 뭘 하지?’라는 포즈로 사진 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시진핑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후얼따이의 긍정적인 역할도 있다. 너무 많은 부를 가진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들이 먼저 선진 문물을 보고, 중국에 가서 중국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차이나는 시청자 퀴즈

질문 : 뿨시라이는 2007년 중경 시의 당서기로 부임하면서 일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이 정책은 인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예찬하고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자는 이 정책의 이름은? : [창홍타흑(唱紅打黑)]

3. 오늘의 차돌상

논어(論語)의 술이편(述而篇) 중에 있는 말이다. 이 말처럼 공자의 모습을 나타내는 감동적인 말이 없다.

二三子 

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是丘也

‘너희들 내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우리 선생님이 우리한테는 다 안 가르쳐주고, 뭔가 꼬불치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너희에게 숨긴 것이 없노라.’

너희들하고 살면서 너희를 가르치고 야단치고 그러는 이 모습이외로는 너희들과 더불어 하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서 하시는 유명한 말씀이

‘이게 나 짱구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이 양반의 어릴 적 머리가 펑퍼짐해서 아명을 짱구라고 했다. 내가 너희들한테 뭘 숨기겠니? 너희가 보는 그대로가 바로 나다.

나도 여러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是沃也. 이것이 바로 나 도올 김용옥이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이 모습이 바로 도올의 전부다.

4. 부패 호랑이 신 4인방

지난 번 강의의 주인공은 뿨시라이였다.

뿨시라이(박희래) : 전 중경시 당서기(2007~2012) 부패와의 전쟁으로 ‘인민영웅’ 대접. 2012년 뇌물수수, 공금횡령 등 비리 밝혀지며 2013년 무기징역 선고

뿨시라이는 그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부인도 사형을 선고받았고, 최근에 무기징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뿨시라이 아내 꾸카이라이 : 영국인 사업가 살해 혐의로 2013년 8월 사형집행유예 판결. 2015년 무기징역 확정.

뿨시라이 사건의 배후에 더 복잡한 이야기가 있다.

부패 관리와의 전쟁을 선포한 시진핑

‘부패 호랑이’로 불리는 신 4인방

인민영웅으로 추앙받던 前 중경시 당 서기, 뿨시라이

권력의 실세 前 당중앙판공청 주임, 링지후아

前 당중앙군사위 부주석, 쉬차이허우

중국의 만수르 前 당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저우용캉 

시진핑, 부패 호랑이 포함 고위직 99명 척결

‘호랑이 사냥’의 기폭제가 된 ‘페라리 사건’

2012년 3월 18일 새벽 4시 10분, 북경 북쪽의 중관촌 부근 보복사교(保福寺橋) 근처에서 새까만 페라리가 쉬이익 질주하며 오다가 꽝 부딪혀서 하늘로 부웅 올라가서 밑으로 빡 떨어졌다. 새벽 4시였지만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고를 숨길 수 없었다.

9억짜리 페라리를 몰았던 운전사는 누구였을까? 거기에 타고 있던 남자는 중국최고명문인 북경대 대학원생이었다. 그런데 하의를 싹 벗고 있었다. 

그리고 두 명의 아리따운 여대생이 동승하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두 여자는 전라의 상태였다. 음주운전의 의혹도 있다.  남자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여자들은 병원으로 후송되어 갔다.

예전 같으면 100% 감춰졌을 사건이다. 기사 삭제, 검색어 차단을 통해 은폐시도가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숨길 수가 없었다. 결국 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5. 중앙판공청의 비밀

‘페라리 사건’의 남자 이름은 링꾸(令谷)였다. 그런데 링꾸의 아버지는 누구냐? 중앙판공청 주임 링지후아(令計劃)였다.

링지후아(令計劃) :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2007~2012)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 중앙위원회 총서기의 비서, 경호, 정보관리 기관. 우리의 청와대 비서실+경호실+국정원 해당

당시의 주석은 후진타오였고, 후진타오 주석의 바로 밑에서 중국실세의 ‘No. 1 맨’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링지후아였다.

중앙판공청은 당내 모든 정보의 집합소이다. 국가주석이 수백 개의 하위 기관과 직접 통화를 할 때, 중국공산당 내 모든 정보를 통제한다.

중판의 하위 조직으로 중국의 최고 정예 요원 200명이 소속되어 있는 8431부대가 있다.

8341부대 : 청와대 경호실 격인 부대로 중국공산당 요인 경호를 담당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이 부대가 움직인다. 이 부대 밑으로 핵전쟁에 대비해서 대형 지하터널을 구축하고 있다. 국가요인을 대피시킬 수 있는 이 터널은 북경 시내의 군사요지와 연결되어 있다.

부패 호랑이 신(新)4인방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링지후아'

공산당 내의 모든 정보를 통제

특수부대 ‘8341’ 지휘

후진타오 前 주석이 발탁한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핵심 인물

6. 후진타오의 그림자 링지후아

링꾸는 중요한 시기에 여자들을 데리고 방탕하고 음탕한 일을 저질러서 중국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그날로 여대생의 부모를 찾아가서 보상금 3,000만 위앤으로(한화 55억) 입막음을 시도한다. 그리고 기사 삭제, 검색어 차단 등을 통해 은폐를 시도한다.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SNS로 인해 중판 아들의 방탕하고 음탕한 스캔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2012년 3월 15일, 뿨시라이 중경시 당서기 해임되었는데, ‘페라리 사건’은  불과 사흘 뒤인 2012년 3월 18일 일어났던 것이다.

중국 전 통일전선부 부장이자 중앙판공청 주임 링지후아가 이미 사법 당국에 이송됐습니다. 링지후아의 아들 링꾸가 페라리 사고로 사망한 것은 우연한 사고인가 정치적 모살인가?

-TV 뉴스-

대륙부자들의 스케일로 보면, 페라리는 깡통만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시점이 오묘하다. 뿨시라이 스캔들과 페라리 사건이 연이어 터진 것은 일부러 일으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이 결국 오늘의 시진핑을 만들었다.

뿨시라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공안국장 왕리쥔이 뿨시라이를 배반하고 진술한 내용 중에 끔찍한 것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부패 호랑이 ‘신4인방’ 중경시 당서기 뿨시라이

‘범죄와의 전쟁’ 선포 후 인민영웅으로 칭송

정치국 상무의원 진입이 유력했지만...

연이어 터진 1조 4천억 원의 돈세탁, 아내의 살인사건

인민 영웅 뿨시라이를 실각하게 만든 결정적 사건!

뿨시라이가 실각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이것이다. 뿨시라이는 중경시 당서기에 있을 때 홍선전화를 건드렸다.

홍선전화(紅線電話) : 국가주석, 총리, 고위간부들이 사용하는 기밀전화, 전자신호를 막아 도청통제

홍선전화는 국가주석과 가장 중요한 오피스들 200개가 직접 연결되어 있는 hot line이다. 이걸 뿨시라이가 도청했다. 이 도청은 절대로 중앙판공청 주임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링지우아는 후진타오 밑에 가장 신임을 받던 복심이었는데, 이 사람이 사실은 뿨시라이와 내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의심이 구체화되고 있을 때 페라리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럼 링지후아는 지앙쩌민(江澤民)파였냐? 그건 그렇지 않았다. 링지후아는 원래 후진타오가 발탁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당)의 핵심 인물이었다. 몇 십 년 동안 공청단에서 큰 사람이다.

링지후아의 입장에서 후진타오 임기가 끝나면 자신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걱정했을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동아줄을 잡았던 것이다.

그렇게 링지후아의 도움을 받아 뿨시라이가 후진타오의 전화를 도청한 것은 명백한 반역이었다. 그럼 도대체 그 목적이 뭐였을까? 왜 그렇게 도청까지 했을까?

7. 인민영웅의 야망

뿨시라이가 창홍타흑을 외치면서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얻었다.  그때 시진핑은 국가 부주석이었다.

창홍타흑(唱紅打黑) : 공산주의를 예찬하고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자는 뿨시라이 핵심정책

2010년 12월 당시 국가 부주석 시진핑은 중경시 시찰을 간다. 그리고 중경의 ‘창홍타흑’은 지금 우리 사회가 원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위대한 운동이므로 전국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면서 뿨시라이를 칭찬한다.

옛날에 새까맣게 어린애로 봤던 시진핑이 국가 중앙에서 부주석으로 내려와서, 지금은 중경 시의 서기인 뿨시라이를 칭찬한 것이다.

그럴 정도로 뿨시라이는 전 국민의 영웅이었다. 건국 이래 가장 속 시원한 '범죄와의 전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런 대중적인 인기를 동원해서 중앙에 들어가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미스터리가 있다. 과연 뿨시라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8. 타락의 끝 꾸쥔산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우리나라 언론을 통해서도 이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바로 꾸쥔산(谷俊山)이라는 사람이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에는 총부(總部)라는 것이 있다. 사령부를 말한다. 여기엔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장비부, 총후근부가 있다.

총후근부(總後勤部) : 군수지원과 국방 건설 업무를 책임지는 부서 

총후근부는 군대에서 모든 군납을 담당하는 곳이다. 즉 완전 돈덩어리다. 우리나라도 1950년대인 자유당 때, 군대 납품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 했다. 당시 실업가가 할 일은 그것밖에 없었다.

꾸쥔산(谷俊山)은 바로 총후근부의 부부장이었다.

꾸쥔산(谷俊山) :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의 부부장 

이 사람이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잡수신 게 너무 많다. 이 사람의 집이 중국 전통 구조인 ‘사합원’인데, 거기를 수색하자, 실물 크기의 모택동 순금 흉상이 나왔다. 그리고 마오타이주 1만여 병 18억 원어치, 금괴 박스 등이 나왔다.

꾸쥔산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미녀들을 너무 많이 수배해 둔 것이다.  그래서 상부에 여인들을 상납했다.

그런데 내가 더 가슴이 아픈 것이 있다. 군대에 입대하는 데도 6만위앤(천만 원)의 뇌물이 필요했다. 하급 간부가 승격하는 데는 50만 위엔(약 9,000만 원)의 뇌물이 필요했으며, 장군 승진을 위해선 3,000만 위앤 이상(53억)을 내야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내가 중국에 가서 죽도록 강의하고, 1주일에 20시간을 강의하고 받은 한 달 월급이 5,000위앤(약 90만 원)이었다. 그게 정교수급 대접을 받은 것이다. 장군 승진을 위해선 6,000개월을 일해야 한다.

인민 해방군 장교(소위~준장)의 월급은 1만 위앤이 안 된다. 3,000~ 9,000위앤(약 50만~150만 원) 정도이다. 군에 뜻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입대가 불가능했다. 군에서 능력이 있어도 뇌물 마련을 못하면 진급이 불가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 돈을 또 위에서 해먹은 분이 계시다는 것이다. 군부패의 최정점에 있던 인물이 따로 있었다. 꾸쥔산은 부부장이었다.

9. 부패의 몸통 쉬차이허우

당시 중앙군사위원회의 주석은 후진타오였다. 그러나 주석은 실권이 없었다. 실제 군부를 장악하고 있던 인물은 쉬차이허우였다. 겉으로 보면 아주 온화하고 인자하게 생겼다. 그런데 이 사람은 해도 해도 너무한 사람이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던 쉬차이허우

쉬차이허우의 주택을 압수 수색한 결과, 보물을 옮기는데 군용트럭 10대가 동원되었다. 위앤화, 달러, 유로 등 현금만 1톤이 쌓여있었다.

부패 호랑이 신4인방

중국 군부의 실질적인 1인자 쉬차이허우

막강한 권력을 남용해 뇌물수수

천문학적 규모의 부정축재, 현금 1톤

이걸 다 조사하고 나서, 시진핑은 이를 갈았다.

부패의 몸통 쉬차이허우를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앉힌 사람은 누구냐? 쉬차이허우를 이렇게 강력하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 바로 지앙쩌민(江澤民)이다.

제6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지앙쩌민(강택민)

재임 1989년 11월~2004년 9월

제7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후진타오(호금도)

재임 : 2004년 9월~2012년 11월

강택민은 군사위 주석을 처음에 안 주다가, 2년 후 후진타오에게 주었다. 그런데 실권은 부주석인 쉬차이허우와 꾸어뿨시옹에게 주어서 완전히 군대를 장악하도록 한다.

후진타오는 참 불쌍하다. 주석임기 8년 동안 실권을 손에 만져보지 못 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선발했던 링지후아마저도 끝에 가서 배반을 한다.

10. 25년 무한권력 지앙쩌민

재미난 건은 쉬차이허우가 따리엔(大蓮) 사람이라는 것이다. 부패 호랑이 신4인방 중 따리엔에 있었던 사람이 누구였나?

바로 뿨시라이다.

뿨시라이 : 1992~2000년 따리엔 시 시장으로 재임

쉬차이허우 : 따리엔 시가 고향

뿨시라이가 따리엔 시장 재직 당시, 쉬차이허우와 깊은 인연이 맺어진다. 둘의 연결고리는 지앙쩌민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그 절대적인 신임이란 것은 무엇인가? 부패다. 부패를 통해서 입증을 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충실한 부하입니다.’라는 것을 돈으로 보여준다.

쉬차이허우가 먹은 돈은 지앙쩌민에게 상납되었다. 지앙쩌민의 현실적인 권력은 어마어마한 상납을 통해 유지되었다.

신4인방을 비롯, 부패관료들의 최정점에는 지앙쩌민이 있었다.

지앙쩌민이 권력의 정점에 있던 기간은 25년으로 본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退而不休’ 물러나도 은퇴가 없다는 것이다.

질문 : 힘을 가지면 어쩔 수 없이 부패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입니까? 부패는 인간의 본능입니까?

도올 : 부패는 인간의 본능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쉽게 빠져드는 재미이다. 그 재미를 능가하는 진짜 재미를 발견한 사람에게는 부패가 들어갈 틈이 없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패가 침투할 수 없는 자기 인생의 진짜 재미를 발견해라!’라는 것이다.

11. 중국판 만수르의 몰락

또 하나의 인물이 있다. 저우용캉이다.

저우용캉(周永康) :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원 공안부장. 중앙정법위 서기.

이 사람이야말로 실세 중에 실세, 최고의 권력자이다.

이 사람은 강소성 무석(無錫) 촌구석에서 돼지 기르며 살았던 청년인데, 머리가 좋아서 북경 석유 대학 지구물리탐사과에 들어간다.

옛날 대약진운동을 할 때 ‘農業學大寨, 工業學大慶’이라는 말이 있었다.

농업은 대채(大寨, 산서성 모범 생산 집단)에 가서 배우고,  공업은 대경(大慶, 중국 흑룡강성 유전지역)에 가서 배우라는 말이다.

저우용캉은 1970년대 대경(大慶) 유전에 가서 지질대(地質隊)기술자로 활약하며 석유를 팠다. 나중엔 아프리카 석유국에 가서 부지런히 일했다. 결국 중국의 모든 석유 재벌 가운데, 왕중의 왕이 된다.

이 사람을 정법사황(政法沙皇)이라고 불리웠다.

정법(政法) : 공안, 검찰, 법원, 경찰을 총괄 

사황(沙皇) : 러시아 황제 차르에 비유한 모래 황제. 

사황은 모래 황제라는 말인데, 실제로 황제와 같은 권력을 누렸다. 

제17대 중앙정치국 상무 위원 저우용캉

14억 인구 중에 서열 9위

석유왕, 공안황제, 정법사황

공안, 검찰, 법원, 무장경찰을 총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으며 실세로 부상

올빽하고 폼을 잡으면 서기가 서렸다. 멋있는 사람인데, 문제는 무지하게 부패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저우용캉은 상무위원이었다.

저우용캉(周永康) : 중국공산당 제17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2007.10~2012.11)

2007년 당시 상무위원은 9명이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공안, 검찰, 법원, 무장경찰, 국가안전부을 총괄했다. 사람을 체포해서 죽일 때까지의 권한을 한 몸에 갖고 있었다.

그런데 저우용캉은 당연히 지앙쩌민의 사람이었다. 

12. 후진타오의 화해사회

지앙쩌민은 비록 후진타오에게 권력을 물려주었지만, 그 주변은 완벽하게 지앙쩌민이 갖고 있었다. 군대, 사법, 입법, 정보, 공안, 정부, 경제 등 모든 것을 지앙쩌민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후진타오는 화해사회(和諧社會)라는 말을 했다. 돌아보면 사방이 적이니깐, 그 사람들과 안 싸우고, 그냥 조용히 살다 가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얼굴 표정을 항상 온화하게 했다. 그렇게 살았다.

13. 중국 부패 커넥션

쉬차이허우는 230만 군대의 대장이었고, 저우용캉은 200만 무장 경찰의 대장이었다. 링지후아는 중앙판공청 대장이었다. 그리고 당시 민중의 인기와 사랑을 얻고 있던 뿨시라이. 이 네 명이 뭘 하려고 했을까?

중국의 ‘정변’은 쿠데타를 의미한다. 그들은 중국의 정변을 실질적으로 기획했다. 신4인방의 목표는 그 해 11월에 예정된 시진핑, 리커치앙 체제를 전복하는 것이었다.

2012년 중국 정치의 암막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던 일은 쿠데타 기획까지 갔다.

무장 경찰과 대거 충돌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2012년 3월 19일 신4인방은 무장경찰을 동원, 종난하이에서 정변을 시도했다.

부패, 뇌물, 국가정변의 급박했던 정국에서 출범한 시진핑 체제는 2년간 뇌물수수, 국가전복에 대한 수사를 한다.

결국 2014년 상무위원 저우용캉은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원래 정치국 상무위원은 사실상 치외법권이었다. 건드릴 수가 없었다. 중국 건국 이후 상무위원 처벌의 첫 사례가 되었다.

시진핑은 ‘나는 호랑이(고위관료)든 파리(하급관료)든 다 때려잡을 겁니다.(打虎拍蠅)’라고 한다.

14. 호랑이 소탕작전

뿨시라이 : 중국 최대 정치 스캔들로 2013년 무기징역

링지후아 : 배신, 배반으로 당적, 공직 박탈, 의법처리 중

쉬차이허우 : 군 부패의 몸통 2015년 구금 수사중 병사

저우용캉 : 국가기밀누설로 2014년 무기징역

15. 후진타오의 부탁

후진타오는 2012년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에게 당총서기와 당군사위원회 주석 자리까지 모두 한 번에 시진핑한테 이양하겠다고 했다.

보통 중국에선 몇 번의 사양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바로 나가서 ‘후진타오 주석이 나한테 이런 자리를 준 것은 우리 역사 발전에서 획기적 사건이다. 나는 감사히 받겠다.’고 바로 선언해버린다.

“당 역사의 획기적 사건 지도부의 숭고한 인품과 절조를 나타내는 것이다. 감사히 받겠다.”

중화인민공화국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차 회의 2013년 3월 14일 

“이제 시진핑 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석으로 당선됐음을 선포합니다.”

2013년 후진타오는 국가주석, 군사위 주석를 시진핑에게 이양한다.

“당과 나라가 망하지 않기 위해서 부패를 막고, 청렴해야 합니다.”

- 후진타오-

그러면서 그 현장에서 지앙쩌민(강택민)의 과거에 보지 못했던 초라한 모습이 연출된다.

2013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직 퇴임하며 시진핑 체제 시작

후진타오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10년 간 인내의 세월을 보내고, 마지막에 ‘내가 이렇게 당하며 못한 것을 시진핑 네가 하라!’고 하면서 모든 상왕정치를 끝내버린 것이다.

지앙쩌민을 껴안고 논개처럼 끝내버렸다. 사실 후진타오는 논개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강택민은 끝나버린다. 송장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북경에 가면 매연이 얼마나 심한가? 북경 북동쪽 교외 회유구(懷柔區) 안서호(雁棲湖)에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별장이 있는데, 그것이 인공호수를 만들어서 뱃놀이를 하던 지앙쩌민의 별장이다. 그 별장을 폐쇄조치한다.

그리고 지앙쩌민의 종난하이 빠이따러우(八一大樓) 집무실도 폐쇄해 버린다.

후진타오는 ‘너는 끝이다. 내가 끝났으니 너도 끝이다!’라고 한 것이다. 정권 이양 전에 이런 것을 깨끗이 정리하고 시진핑 시대를 열어주었다.

16. 시진핑 시대 우리의 선택은

질주하던 시진핑 체제에 닥친 친인척 부패 스캔들이 밀어닥치고 있다.

시진핑 매형의 해외 재난 은닉 의혹

-16년 4.5. 국제탐사언론인협회

시진핑 본인의 함정이 될 수 있는 친인척의 비리까지 스스로 척결해야 한다.

중국의 부패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많은 부조리와 부패는 인류의 보편적인 과제 상황이다. 중국만의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

우리 자신을 항상 반성하면서, 젊은이들은 이 땅의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전파해야 하는 것이다.

17. 4.13 총선, 젊음에 고함

질문 : 지금 세상이 좀 어지럽다. 선거 정국이라 더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4월 13일 총선이 돌아오는데, 숨기지 마시고,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 대해 천연 사이다 같은 한 마디 부탁드린다.

도올 : 우리가 민주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 선거다. 선거를 빼면 민주를 어디서 느낄 수 있는가? 지금 우리 삶에서 정치가 너무 배재되어 버렸다.

여러분들은 정치를 한다고 하면 무서워한다. ‘나는 정치 같은 것하고 관계가 없어. 정치인들은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야.’라고 한다. 그게 본인 책임인줄 모른다. 우리가 정치에 관여하고 참여해서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 사회에 살고 있는 의의인데, 많은 사람들이 정치라는 것은 삶에서 배제될수록 스스로가 깨끗하고 위대한 삶을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Democracy 민주주의 : Demos(민중)+Kratia(다스리다) 국민에 의한 지배를 뜻함.

Democracy에서 Demo는 Demos에서 온 것이고, cracy는 다스린다는 뜻의 Kratia에서 온 것이다. 즉 다스림의 주체는 Demos다. 민중이다.

Democracy라는 말은 기원전 508년 아테네에서 생겨난 말이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과정에서 가장 꽃은 핀 시기는 페리클레스 시대였다.

페리클레스(Perikles) : 페르시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아테네 민주정치를 황금기로 이끈 대정치가

페리클레스는 페르시아 전쟁을 아테네의 승리로 이끌고, 펠로포네스 전쟁까지 관여했던 아테네의 위대한 정치가이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아테네 문명은 페리클레스와 더불어 한 50년 반짝했던 것이다.

다중(多衆)이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말썽이 많아진다. 결국 데모크라시라고 하는 것은 항상 페리클레스와 같은 탁월한 지도자가 있을 때는 유지되지만, 그런 사람이 없을 때는 개판이 되고 만다. 희랍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일반 대중의 여러 가지 가치관이 같이 성숙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테네에 민주주의가 들어서는 것에 불안한 스파르타는 아테네를 공격한다. 그러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아테네 시민병을 제압하기가 쉽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남에게 조정당하지 않고 스스로 국가의 주인이 될 때 찾아온다. ”

-페리클레스

나는 정말 이 시간에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외치고 싶다. 헬조선은 얼어빠질 헬조선이냔 말이야. 헬조선은 오히려 젊은이들, 당신들이 만들고 있는 것이다.

헬조선 :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 대한민국이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음을 풍자하는 말.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당장 나를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비난해도 좋다.

헬조선이란 말을 그대들이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 정치인들은 노인들이 많은 곳에 가서 유세를 한다. 왜 그럴까? 노인들은 투표장에 가고 젊은이는 안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이들을 위한 정치를 할 필요가 없다.

지금 역대로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낮고, 정치에 무관심하다. 젊은이들이 헬조선을 가슴 아프게 외치지 않고, 남의 얘기처럼 외치고 있다.

나는 헬조선에서 20년이면 끝난다. 젊은이들은 7,80년을 살아야 한다. 누구에게 책임이 있나? 젊은이들이 헬조선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들을 위한 정치를 여러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Please be political. 스스로 정치적이어야 한다. 어떤 입장이든 정치적 이슈에 참여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의 진로를 여러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한다.

젊은이들이여 헬조선을 스스로 만들지 말자. 투표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