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仙景) 꾸이린(桂林)
상해 홍차이 공항에서 이제 우리는 중국의 선경이요 비경인 계림을
찾아 갑니다. 송나라 때 누가 계림에서 그림을 그려 친구들에게 보내고
돌아 왔더니 아무도 그림이 사실화라는 걸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그림이 믿어졌겠습니까?
계림산수 갑천하(桂 林 山 水 甲 天 下) 송나라 어느 시인이
“桂林山水 甲天下”(계림의 산수가 천하에 제일이다.)라고 한 것이 중국
사람들이 계림을 나타내는 일곱 글자입니다.
(계림의 그 산과 물을 따라 들어가 봅니다.)
계림은 상해에서 비행기로 두어 시간을 남쪽, 광동성의 서쪽에 있는
광서 장족 자치구로 날아갑니다.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젊은 여자
손님에게 나의 중국어 공부 핑계로 이야기를 걸었습니다. 한두 마디는
못 알아 듣고 엉뚱한 소리 한 것 빼고는 대체로 대화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35세의 내과 전문 여자 의사로 8살의 아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의 의사는 돈을 많이 번다는데?”가 중국 의사가 한국 사람에게 물어보는
첫 질문입니다. 그리고 꼭 우리가 하던 것처럼 “중국의 인상이 어떠냐?” 고
묻습니다. 서울과 꼭 같다고 했더니 농촌으로 가면 아직 차이가 많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나도 한국도 농촌은 다 마찬가지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상해 루쉰 공원에서 가이드의 핸드폰을 빌려서, 은행에서 일할 때 알고 있던
상해 사무소장 지낸 중국 친구(1980년 초에 영국 유학을 하고 돌아온 여성)
에게 전화했더니 두 달 전에 그만뒀다고 했습니다. 이제 달리 연락할 수 있는
길이 없어져 “중국 친구 한 사람 잃었는데 젊은 여의사의 새 친구를 얻었다”고
했더니 주소와 이름을 알려 주었습니다. 上海市中西結合醫院 大夫(의사) “張家美”
시간이 되면 편지 보내겠다 했는데 그 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계림의 삼만 육천 봉우리)
계림은 광서 장족 자치구에서 세 번째 도시입니다. 계수나무가 많아
계림이랍니다. 계수나무에는 꽃의 색깔에 따라 단계, 금계, 은계, 자계(?)등
네 가지가 있고 그 중 한 가지의 껍질이 계피 맛을 내는 계피나무라고 합니다.
계림은 3만6천 봉우리의 산과 이강의 맑은 물, 그리고 수천 개의 동굴이
어울어저 계림산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림은 1) 山靑(푸른 산),
2) 水秀(?)(맑은 물), 3 )洞奇(기묘한 동굴), 4) 石美(수석)이라고 합니다.
(계림의 세 보물 중 하나인 그 봉미죽-봉의 꼬리 모양의 대나무입니다.)
또한 이강(離江)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는데 1. 봉미죽(鳳尾竹)-봉의 꼬리처럼
휘어진 대나무, 2. 물소, 그리고 3. 가마우지입니다. 가마우지는 이강에서
물고기 잡는 도구로 쓴다고 합니다. 가마우지의 목을 끈으로 적당히 조여놓고
굶기면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는데 목을 끈으로 적당히 조여 놓았으므로 작은
고기는 삼키지만 큰 물고기는 삼키지 못합니다. 그러면 주인이 물고기를
잡아냅니다. 이렇게 한 두 시간만 하면 하루 벌이가 충분하다고 합니다.
(계림 이강에 떠 있는 뗏목 배. 어디에선가 가마우지 고기잡이도 하고 있을 겁니다.)
배를 타고 이강을 40분 올라가다가 내려오는 것이 첫 구경입니다.
(산천경계 구경을 떠납니다.)
시간이 더 있으면 꾸이린(桂林)에서 이강을 타고 너댓 시간을 올라가면 양슈어 란 곳에서 이곳 장족의
전설인 선녀 '류산제(劉三姐)' 이야기를 이곳 주민들이 참가하고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수상 쇼가
열리고 있다는데 가 보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