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umpet - 특 색 부드럽고 강렬한 금관악기의 제왕 역 사 트럼펫은 그 소리의 힘찬 성격으로 인해 행진곡과 환희, 기쁨과 승리의 메시지를 대신한다.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속에서 트럼펫은 7~8m에 달하는 매우 긴 길이에서부터 불과 30cm밖에 안되는 길이까지 다양한 변형이 있었다. 모양도 제한된 공간에서 길이를 확보하기 위해 S자나 U자형도 시도되었다. 현재의 트럼펫은 관의 길이가 축소되고 밸브가 있어 복잡한 음악을 연주할 수는 있지만 길다란 관에서 나오는 깊은 소리는 잃 어버리고 말았다. 악기 분류법에 의하면 트럼펫은 기명악기(aerophone)로 분류된다. 기명악기란 공기의 진동을 소리의 근원으로 삼는 악기로, 바람을 바로 불어넣는 플루트류, 입술을 먼저 떠는 트럼펫류, 리드를 먼저 떠는 클라리넷 등의 리드악기류, 그리고 자유 기명악기류 등으로 다시 나뉜다. 자유 기명악기는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데, 남아메리카 인디언이나 아프리카인들이 원통을 실에 매달아 공중에 돌리면서 소리를 내는 선더스틱이 그 예이다. 트럼펫은 금관악기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며, 현재 가장 자주 사용되는 악기이다. 트럼펫의 각 부분을 기능적으로 살펴보면, ① 양입술을 떨어 최초의 소리를 얻는 마우스피스와 그로부터 밸브에 이르는 관, ② 밸브를 포함하여 조율관 전체, ③ 밸브 이후부터 마지막 나팔부분인 벨까지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마우스피스에서 밸브까지의 관은 약 12~13cm로, 슬러를 연주하기 쉽도록 마우스피스쪽으로 가면서 가늘어진다. 밸브는 피스톤식과 로터리식이 있는데, 로터리식이 다소 부드러운 소리를 내지만 기동력에 있어서는 피스톤식이 유리하다. 조율관은 아무것도 누르지 않은 정상 포지션에서 관의 길이를 변화시켜 전체 음높이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든 장치 (일종의 연결관)이다. 이 조율관을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조율을 하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 속하는 벨은 제조회사에 따라 길이와 크기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벨의 직경이 크면 음을 둥글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며, 규격 이하로 작으면 코맹맹이와 같은 답답한 소리가 난다. 벨까지의 관이 길고 벨이 넓으면 그만큼 공명부분이 많아지는 셈이 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트럼펫은 3개의 밸브를 갖고 있다. 이 밸브가 없으면 자연배음열에 속하는 음들밖에 낼 수 없는데(낮은 음부터 순서대로 도, 도, 솔, 도, 미, 솔, 시플랫, 도, 레…) 밸브를 이용하면 최소한 2옥타브 5도의 음역과 모든 반음까지 낼 수 있다. 3개의 밸브 중에서 몸 쪽으로 가장 가까운 것을 누르면 장2도 낮아지고, 가운데 것만을 누르면 단2도, 마지막 것을 누르면 증2 도가 낮아진다. 그러나 밸브를 통해 음을 조절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보다 정확한 음을 얻기 위해서는 입술을 민감하게 변화시키는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한편 밸브가 없는 트럼펫은 ‘원래 상태 그대로’라는 뜻의 내추럴 트럼펫이라 부르는데, 19세기 중반까지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그 시대까지의 트럼펫 곡은 모두 밸브를 쓰지 않는 트럼펫을 위한 곡들이었다. 중세에는 트럼펫은 주로 군사 목적이나 궁정의 의전행사용으로서 신호나팔이나 화려한 팡파레를 연주하는 데 사용하였다. 바로크 시대에 이르면 오케스트라 속에 들어오게 되어 오페라와 교회음악에서 기쁨과 승리의 감정을 표현했다. 헨델과 바흐 시대에 와서 트럼펫에 클라리노 주법이라는 높고 화려한 음역을 연주하는 어려운 기술이 도입되었다. 당시의 악기는 일반적인 크기의 Bb조 트럼펫보다 약간 작은 D조 트럼펫을 썼기 때문에 높은 음역의 배음들을 낼 수 있어 선율 연주가 가능했다. 이 클라리노 주법은 고전주의로 접어들면서 사라지게 되고 다시 자연배음만을 내는 내추럴 트럼펫이 주로 애용되는데, 그 이유는 선적인 다성음악이 쇠퇴하고, 화성 위주의 관현악 음악이 부흥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세기 중반에 관의 울림 마디에 구멍을 뚫어 뚜껑을 달아 음조절을 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그때까지도 조성을 바꾸기 위해 크룩(crook)이라 부르는 보조관을 사용하고 있었다. 1813년, 영국의 클라겟에 의해 밸브 시스템이 발명되었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밸브 시스템의 사용이 일반화되고 Bb조 트럼펫이 모든 종류의 음악에 널리 쓰이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른다. 트럼펫은 오래 전부터 팀파니 등의 북 종류와 어울려 신호와 팡파레 등으로 쓰였으며 문헌상으로는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에 처음 등장한 이후 바흐 시대를 지나면서 독주악기로서 황금시대를 맞았다. 그 이후 고전주의 시대에는 잠깐 쇠퇴했으나 밸브 시스템이 발명되면서 다시금 금관악기의 왕좌에 오르게 되었다. 과거에는 악기 자체가 제한되어 있어 트럼펫이 팀파니 같은 북과 함께 연주되었으나, 지금은 많은 악기가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펫은 수많은 관현악 레퍼토리 속에서 팀파니와 황금의 콤비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