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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종주 산행기(산행2박3일의 일정/서울에서부터 총3박4일 일정)
지리산종주 산행 준비부터 정상까지...
몇년전 단신으로 용기를 내서 지리산을 처음 종주할때 정리한 것들로서 처음 등산하고자 하는 분들의 참고용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종주 당시의 각 지점별 예상소요시간과 실제 소요시간을 첨부하였습니다.
참고로 등산을 잘 하지 못하며 주말에 한달 한두번 정도 관악산 가볍고 가까운 코스로 등산하는 보통사람입니다.
첨부한 지리산 산행시간기록은 시암재, 성삼재, 노고단을 통해 벽소령, 장터목산장에서 숙박하며 기록한 두번째 산행시의 기록입니다.
세번째 산행에서는 첫째날은 벽소령에서 둘째날은 장터목산장에 도착해서 배낭을 내려놓고 천왕봉은 등정하고 내려와 바로 백무동 계곡으로 하산해서 성삼재로 다시 간다음 차를 가지고 구례온천에서 씻고 서울길로 출발했습니다.
산행을 위한 준비물품
장비류 : 등산화, 등산양말, 배낭&커버(필수), 소형버너&라이터, 소형코펠세트&바람막이, 가스(1.5 DAY/1CAN/MAN), 수저세트, 주머니칼, 등산스틱, 호루라기, 버너바람막이, 김장용비닐 약2M정도(비박이나 비가 많이올때 요긴함) & 포장용 끈(약5M정도), 개인물통과 자바라 물통, 후래쉬, 가타.
의류 : 모자, 속옷(기능성속옷으로 입고출발하고 저녁에 빨아서 탁탁 털어서 입어도 좋다). 셔츠. 긴팔상의 & 하의. 바람막이 자켓(비올때 겸용), 만약대비 알미늄호일로만든 비상대피용 보온판쵸(가격저렴함), 극세사수건, 바람베개, 기타.
음식류 : 쌀(종이컵1컵이 성인 한끼분으로 계산, 쌀대신 햇반이나 누릉지도 좋다), 라면(한끼1개/인당), 야채와양념(감자, 양파, 고추를 썰어서 비닐팩에 넣는다), 양념조금(고추장, 된장, 설탕 등), 일회용 국(북어국, 미역국, 된장국, 기타), 오이와 과일 약간, 참치캔(소), 햄캔, 김치(소), 행동간식(쵸코렛. 자유시대, 사탕 등), 기타.
기타 : 카메라, 등반지도, 구급약(스프레이 파스 & 맨소래담, 붕대, 소화제, 지사제 등), 세면도구, 휴지, 그릇세척용 키친타올, 커피믹스, 기타.
지리산이나 설악산은 여름이라도 기온이 비교적 낮아 음식이나 반찬, 과일등이 금방 상하지 않아 아침에 밥을 해서 점심에 먹어도 무방하다.
첫째날, 성삼재 아래에 있는 시암재 산장에서 숙식하다.
여름철에도 비교적 방에 여유가 있다는 시암재를 택해서 숙박을 했다.
성삼재에서는 주차료를 받으므로 비용부담이 많으나 시암재에서는 주차료를 받지 않고 철책안쪽에 주차하도록 친절하게 배려해 주었다.
매점에서 숙식 예약을 문의한다.
밤에는 오싹할 정도로 상당히 춥다.
시암재에서 성삼재까지는 도로로 승용차 약10여분 정도 올라가야 하므로 시암재에서 새벽교통편이 해결되지 않으면 성삼재에서 숙박한다.
옛날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라 한다.
둘째날, 노고단에서 벽소령산장까지 산행하다.
새벽에 흩날리는 산 속의 안개속에서 눈을 뜨고 간단히 씻고나서 식당 아주머니가 미리 전날밤에 한쪽에 차려놓은 된장국과 식사를 간단히 하고 관리책임자 분이 직원에게 부탁해 놓았는지 승용차로 성삼재까지 태워주었다. 고맙다.
드디어 성삼재에서 부터 노고단 대피소까지 올라갔다. 잠시 쉬었다가 노고단 대피소에서 출발, 노고단 정상을 향해 잠시오른다.
노고단 정상. 안개가 가득 끼어 앞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노고단(1,507m)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꼽히며, 신라의 화랑이 이곳에서 심신 수련을 했다고 한다.
노고단 정상에서 멀리보이는 여성의 둔부처럼 솟구친 반야봉과 아스라이 천왕봉이 보인다.
노고단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과 운해, 한여름의 원추리 군락이 유명하다.
한여름이라서 인지 석양 무렵에는 하늘 가득한 고추잠자리 떼도 장관이다.
오전 07:00 노고단을 출발하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과 돌길이 계속 이어진다. 근40여분을 헤쳐가며 나오니 돼지평전이다.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서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단다. 잠시 하늘과 산 아래가 전망좋게 보이다가 다시 숲길, 약25분쯤을 더 걸으니 헬기장이 나타난다.
[첫 푯말. 노고단 2.7Km. 천왕봉 29.1Km. 피아골 대피소 2.5Km]
오전 08:30 임걸령에 도착하다.
여기에 물이 철철 넘쳐나는 첫 샘터가 있다.
샘에서는 언제나 차가운 물이 솟고 물맛 또한 좋기로 유명하단다.
이곳은 옛날에 의적이나 도적들의 은거지였던 것으로 유명하며, 특히 의적 “임걸“의 본거지였다고 하여 임걸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나마 오르락내리락 하던 길이 조금은 쉬워졌다.
여기서 다시 아침 세수를 하고, 물통에 물을 가득 담고 잠시의 휴식 후 다시 출발했다.
샘터가 있는 임걸령에서 잘 쉬었는데 이젠 힘겨운 오르막길이다.
오전 09:30 노루목에 도착하다.
여기서 지리산 제2의 봉우리인 반야봉 오르막과 삼도봉으로 가는 길로 갈라진다.
일정 상 올라갈 시간이 없었다.
반야봉 등반시간이 거의 1시간30분에서 2시간은 소요된다고 한다.
반야봉은 지리산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 600m 거리에 있는 반야봉의 북봉은 아름드리 구상나무 거목이 상록 원시림 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반야봉 남쪽 중턱 경사진 고원은 철쭉 군락지로 오월 하순경이면 아름다운 철쭉잔치가 벌어진다.
반야봉에는 지리산 산신 중 女神인 천왕봉의 마고할미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그 여신은 마고(麻古)할미라 불렀는데 바로 천신(天神)의 딸이다.
그 천신의 딸인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던 도사 “반야“를 만나 결혼해서 천왕봉에서 살며 딸만 여덟을 낳았다. 그러던 중 반야는 더 많은 깨우침을 얻기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반야봉으로 떠났다.
그리고 마고할미가 백발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마고할미는 반야봉에서 깨우침을 얻기 위해 외로이 수도하는 남편 반야를 그리며 나무껍질을 벗겨 남편이 입을 옷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고할미는 딸들을 전국 팔도에 하나씩 보낸 다음 홀로 남편을 기다리다 기다림에 지친 마고할미는 끝내 남편 반야를 위해 만들었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 숨지고 만다.
갈기갈기 찢겨진 옷이 바람에 날리어 반야봉으로 날아가니 바로 반야봉의 풍란이 되었다고 전한다.
후세 사람들은 반야가 불도를 닦던 봉우리를 반야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냥 노루목에서 삼도봉 쪽으로 방향을 잡고 다시 출발하니 오가는 사람들과 제법 조우하게 된다.
오전10시쯤 되었을 즈음 노고단, 천왕봉, 반야봉, 뱀사골 이정표가 있다.
이곳이 노루목에서 반야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목이다.
오전 10:10 삼도봉에 도착하다.
다시 10분쯤 걸어 드디어 삼도봉에 도착하다.
삼도봉(1,550m)은 전라남북도, 경상남도의 경계를 나타내는 조형물이 삼각으로 세워져 있다.
[이정표. 노고단 5.5Km. 뱀사골 대피소 1.0Km. 천왕봉 26.0Km]
삼도봉은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지리산 일원에 이정표를 세우면서부터 삼도봉으로 명명됐다.
원래 이 봉우리는 정상 부분의 바위가 낫의 날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낫날봉으로 불렸다고 한다.
낫날이란 표현의 발음이 어려워 등산객들 사이에선 날라리봉 또는 늴리리봉 등으로 더 알려져 있다.
잠시나마 멋진 한폭의 구름을 감상한 다음 10시20분 출발. 숲 속 돌길이 그저 마냥 지속된다.
나무다리를 지나니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오전 10:45 화개재에 도착하다.
여기가 화개재다. 간단한 간식을 먹었다.
[표지판. 노고단 6.3Km. 천왕봉 19.2Km. 반선 9.2Km. 뱀사골 대피소 200m]
여기서 물이 필요하면 뱀사골 대피소를 이용하면 되지만 뱀사골대피소까지는 아래로 약30분정도를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야 된다.
여기서부터 토끼봉까지는 오르막길이 한 시간쯤 쭉 이어진다.
체력적으로는 첫 어려움의 시련이다. 가다쉬기를 여러번 오른 끝에 드디어 토끼봉이다.
이렇게 힘들게 오르고 나면 또 다시 급경사 내리막 길이고 다시 급경사에 오르막길을 몇 번을 반복해서 거치면서 아, 내가 애왔던가 하였다.
[이정표. 노고단 7.5Km. 뱀사골 대피소 1.4Km. 연하천 산장 3.0Km. 천왕봉 18.0Km]
토끼봉이란 주변에 토끼가 많다거나 봉우리가 토끼 모양이라서 토끼봉이 아니고, 반야봉을 기점으로 동쪽, 즉 24방위의 정 동쪽에 해당되는 묘방이라 해서 토끼봉으로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 좁은 산길을 빠져 나왔는데, 이곳에 넓은 봉우리가 자리 잡고 있다.
오전11:45분 다시 출발하다,
12:10분경에 [이정표. 노고단 8.5Km. 뱀사골 산장 2.4Km. 연하천 산장 1.8Km]
12:50분. 오르막 계단과 급경사의 돌길이 아주 험하다. 거의 밧줄로 등반하는 것 같다.
[이정표. 연하천 산장 1.0Km. 토끼봉 2.0Km. 뱀사골 대피소 3.4Km. 천왕봉 16.0Km]
그런데 연하천 산장까지 험한 돌길1Km가 이렇게나 멀게만 느껴진다.
13시10분 표지판에 연하천 0.6Km 지점에서 전부 550개에서 딱4개가 모자란다는 나무계단이 나온다.
드디어 오후 13:30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다.
노고단에서 약6시간30분을 걸어서 도착했다.
연하천은 숲속을 흐르는 개울의 물줄기가 마치 구름속에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하여 연하천이라 부르게 되었다한다.
지친 다리를 풀 여유도 없이 버너에 물을 끓이고, 라면과 함께 아침에 남은 밥을 말아서 먹고 나서야 주위의 눈길이 간다.
맥주를 매점에서 사 먹는 사람도 있다.
여기는 개인이 운영하는 산장이라서 음료수 등이 비싸다.
여기는 물이 아주풍부하다. 비어있는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웠다. 또 다시 약3시간여를 가야한다.
여기에서는 남은 음식을 처리하기가 힘들다.
음식찌꺼기 버리는 곳도 없고, 코펠과 그릇 설거지는 주방 타월이나 휴지로 닦아야 하고 닦은 휴지도 버리지 못하게 단속한다.
자연이 오염되기 때문에 세제와 비누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데 더러는 양심이 부족한 사람들로 인해 쓰레기가 조금씩 있다.
산야가 깨끗하기 위해서는 음식도 가능한 남김없이 다 먹어야 한다.
14:30분에 연하천 산장을 출발하다.
아주 짧은 햇살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닥쳐오는 먹구름과 또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에 이어 또 다시 햇빛이 비추는 지리산 날씨는 도데체 예측이 안 된다. 그래서 배낭커버를 씌우고 날이 맑으면 벗겨서 말리곤 했다.
연하천 산장에서 왼편 길로 다시 등반이 시작되었다.
어떤 분이 점심먹고 한참을 눈도 붙이고 일어나서 다시 여정을 계속한다는 것이 깜박하고는 오른편 길로 방향을 잡아 가다보니 원점으로 갔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를 한다. 모르면 물어보아야 실수가 없어 물어보고 길을 잡았다.
14:40분에 [표지판. 벽소령. 2.9Km]
15:00분에 [표지판. 벽소령 2.4km. 연하천 1.2Km]
바로 길 옆에 물맛좋은 총각샘이 있다.
총각 샘은 옛날 포수에게 쫓기던 사슴을 나무하던 총각이 구해준 고마움에 사슴이 총각에게 가르쳐 줬다고 해서 총각 샘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름철 저녁에는 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천막들을 치고(천막은 관리원들이 자정무렵 순찰시에 철거토록 하는경우가 있다) 저녁을 해 먹거거나 비박을 하기도 한다.
장소도 좋고 물도 있어 아주 안성마춤이므로 일정상 숙박하는 경우에는 아주 좋은 장소다.
오후 15:50분 형제봉에 도착하다.
[표지판. 벽소령 1.5Km. 세석 산장 7.8Km. 노고단 12.6Km]
종주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길목 왼쪽능선 위에 형제바위가 있는데, 언 듯 보기에는 한 개의 큰 석상으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우뚝 솟은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와 흡사하다고 해서 형제봉이라고 부르는 두 개의 석상의 모습이다.
이 형제봉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지리산에서 두 형제가 수도를 하고 있을 때 이들에게 반한 지리산 요정이 두 형제를 유혹하였으나 형제는 유혹을 물리치고 득도하여 성불하였으나, 성불한 후에도 집요하게 유혹하는 지리산 요정을 경계해서 형제가 서로 등을 맞대고 너무 오랫동안 서 있었기 때문에 그만 몸이 굳어서 두 개의 석불이 되고 말았다고 전한다.
점심을 먹고 걸는 오후 산행길은 너무나도 무겁고 힘이 들었다. 아침에 걷는 것의 약1.5배 정도는 더 쳐지고 힘든것 같았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길 저 멀리 산장의 사람 웅성거림 소리가 들린다.
산장까지 약3.6Km 거리에 불과 하지만 굵은 바위로 정리되지 않은 오르막길과 바위통로를 지나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얕잡아보고 방심하면 안된다.
드디어 오후 17:30분경 벽소령 산장에 도착하다.
너무 지치고 어지러워 어디든 그냥 눕고 싶다. 겨우 등산화와 양말을 벗으니 발이 시원하고 편하다.
중간에 만나서 한동안 산행길을 동행했던 두 여대생들과 심기일전을 위해 등산한다는 입시를 앞둔 수험생 친구 둘과 초등생 아들을 동반한 부부와 또 나와 같이 단독 등반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보이지 않았다. 단독 등반하던 직장인이 천천히 오겠다며 부탁한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아 주었다.
벽소령대피소에는 식수대를 하나 만들어 식수만 사용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예약 번호를 받아서 방을 정해 놓고 식사 준비를 하는데 직장인이 그제서야 왔다. 함께 식사하기로 하고 간단한 반주를 권하기에 한잔했다.
산장요금과 모포대여 요금을 지불하고 모포한장을 빌렸는데 일인당 두장까지는 빌릴 수 있다고 한다.
매점에서는 쌀과 술, 담배, 연료를 제외하곤 좀 비싸기는 하지만 물품을 판다.
매점에 파는 것들은 라면, 컵라면, 햄, 햇반, 가스, 맨소레담, 깻잎캔, 김치, 참치, 화장지, 음료수와 과자 종류, 비옷, 생수 등을 판다.
컵라면에는 물 부어주고 햇반은 전자렌지에 돌려 따끈하게 덥혀서 준다.
이곳에서는 휴대전화가 잘 연결되지 않았다. 집에 긴급전화가 필요한 경우에 관리자에게 잘 이야기하면 연결해 준다기에 부탁해서 통화했다.
짐이 너무 많은 분들은 비싸더라도 사먹을 요량으로 무리하게 이고 지고가지 않아도 될것같다.
다만, 이곳 물품들은 헬리콥터로 운반하는 관계로 일기가 좋지 않아 헬리콥터 운행을 못하거나 사람이 많아 물품이 떨어질 경우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무로 된 간이 의자에 앉아서 하는 저녘식사와 반주로 마시는 소주 한잔도 정말 맛있고, 라면국물도 짜릿한 맛을 낸다.
아마도 고생하며 가보면 누구든지 이 맛을 느낄 것이다.
정말 잠깐씩 잠깐씩 쉬면서 하루종일을 걸었다.
가끔씩 뿌리는 비 때문에 미끄러운 바윗돌 길이 많아서 그렇지 날만 좋다면 더 빨리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잠시 정리를 하고나니 저녁7시가 다 되어 산중이라 벌써 어둑어둑해서 날이 저물었다.
세면을 하러 산장 아래로 그릇과 자바라물통을 가지고 약50m정도 가량을 내려갔다.
여기선 물을 풍부히 쓰려면 약150m정도를 더내려가면 수량이 많아 비교적 여유있게 물을 쓸 수 있다.
랜턴을 가지고 조금 내려가는데 이것도 거의 등반 수준이다. 이곳에서는 비누는 쓰지않는게 좋으므로 간단히 양치질을 했다.
사람들이 많이 붐벼서 하는 수 없이 자바라 물통과 코펠에 물을 받아 숲속 안보이는 곳으로가서 간단한 목욕재계를 했다. 너무 시원하고 오싹했지만 그래도 개운했다.
깜깜한 밤 늦은 시간에도 등산객들이 야간산행으로 께속 도착하고 있다. 대단한 열정이다.
숙소는 남자와 여자의 숙박하는 방이 달라서 여자는 따로 잔다. 모포 한 장을 깔고 한 장으로 덮고누웠다.
지친다리가 저려온다.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후회가 되기도 한다.
벽소령의 달빛이 유명하단다. 달구경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셋째날, 벽소령에서 장터목산장까지 걷다.
새벽 잠결에 눈을 떠보니 새벽2시다.
몸이 천근 만근 무겁고 다리도 내 다리가 아닌듯 뻐근하다.
혹시나 오늘은 걷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화장실을 가려고 살살 조심조심 밖으로 나오려니 발 디딜 틈도 없고 마룻바닥에는 온통 사람들이 빽빽하게 짝 깔렸다.
인터넷 예약을 하고 온 사람들은 그래도 침상에서 자고 예약을 못해 예비자 명단으로 온 사람들은 바닥에서 자야한다.
컴컴한 저쪽 누군가가 소지질러댄다. "도데체 남의 꼬추밭을 질겅질겅 밟고다니는 사람이 누구야?" 하는 소리에 자다말고 웃음꽃을 피우는사람이 많았다. 일단 취침모드로 들어가면 소변보러 가기에도 여려울 정도로 사람이 진짜 꽉차서 많다.
산장을 이용하려면 필히 인터넷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 예약을 하더라도 그날 저녁7시까지는 산장에 도착해야 예약번호접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리산의 대피소에서는 인터넷 예약을 못하고 가더라도 저녁7시까지 대기자 접수를 한사람은 아무리 사람이 많이 오더라도 계단과 거실, 복도, 창고에서 칼잠을 재워서라도 일단 건물에 수용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늦게 도착한다면 자리가 없을 경우에는 밖에서 비닐을 펴서 자는 사람도 있으므로 만약을 대비해서 비상용 비닐(김장용 대형비닐)을 준비하기도 한다.
지리산에서는 광장에서 야영텐트는 절대 못 치게 하지만 비닐을 깔고 덮고 자는 것은 무관하며, 광장이나 근처 숲 속에서 몰래 야영텐트를 치고 자려고 초저녁에 여럿이 치기도 하지만 결국 자정 무렵에는 관리자들에 의해서 예외없이 강제 철거당한다.
날씨탓하며 아무리 사정하고 싸워봐야 소용없음인데 그래도 항의하는 분들이 많으나 대부분은 잘 모르고 설치한다.
숙소에서의 잠이 불편해서 코고는 소리에 냄새에 못견디는 사람들은 밤에 몰래 담요를 가지고 나와서 비닐을 깔고 덮고 비박을 하기도 하는데 밤에는 무지하게 춥다. 그리고 새벽에는 간간이 소낙비와 안개비가 자주내리므로 춥지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벽에 비는 그치고 하늘엔 구름과 함께 흘러가는 반달이 기가 막히게 멋있게 보인다. 벽소령의 명월이 지리산 십 경 중 하나라고 한다.
새벽5시 경, 화장실도 다녀오고, 일찍 길을 나서는 사람들도 보이고, 여러 사람들이 일어나 배낭을 챙기고 아침을 준비한다.
조금 늦으면 바닥에서 밥을 해야한다. 불편한 다리로 바닥에 앉아서 밥을 하기엔 너무나도 힘들다. 밥이 다 되기전에 배낭을 꾸렸다.
아픈 발을 옆 사람한테 맨소레담을 빌려 발라서 발의 피곤을 그래도 조금은 풀어서 그런지 한결 났다.
결국 하나 구입해서 듬뿍 발랐다. 한결 편해진 느낌이다. 꼭 준비하시길 바란다.
혼자서 준비하는 옆의분에게 식사대를 반쯤 양보하고, 모자라 보이는 반찬도 조금 주고, 라면도 하나 건네고, 따뜻한 국물과 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남은 밥을 비닐에 넣어 배낭 위에 얹었다.
오전 07시35분에 벽소령산장을 출발하다.
[표지판. 세석 산장 6.3Km. 하산길 의신 6.8Km]
아침 출발 길은 어제 길보다는 평탄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다시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된다.
08:10분 [표지판 벽소령 1.1Km. 음정(마천) 8.4Km. 세석 5.2Km]
하루를 자고나서 그런지 발도 많이 풀렸다. 다행이다. 어제는 포기하고 하산까지도 생각했었다. 여기서부터 다시 힘들어 진다. 봉우리를 하나 넘을 때마다 급경사의 하락과 상승 길이 이어진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은 우리네 인생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오늘도 날씨는 안개와 구름이 뒤 덮고 있지만 비는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08:25분 [표지판. 세석 4.6Km. 벽소령 1.7Km]
그나마 편안한 길이라서인지 약1.7Km정도를 걷는데 약50분여가 걸린 것 같다.
오전 09:00분 선비샘(1,500m)에 도착하다.
[표지판. 벽소령 2.4Km. 세석 3.9Km]
물이 아주 많고 물맛이 아주 시원하고 좋다.
벽소령에서 담아온 물통 물은 버리고 새로이 물을 채우고 늦은 아침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고. 그나마 머리에 물을 시원스레 한번 적시니 머리와 마음이 날아갈 듯 개운하다. 그래, 역시 이맛이야.....
09:20분 다시출발하다.
길이 또 험해지기 시작한다. 큰 돌과 작은 돌들이 널려있어 맨흙이 있는 땅을 밟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여기는 거의가 돌길이고 옆에 나무가 있는 땅 이외엔 그 흔한 흙은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다.
그동안은 너무 힘들어서 줄곳 바닥만 보고 걸어왔었는데 그래도 오늘은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길 옆의 들꽃들도 눈에 들어오고 사진도 찍어가면서 주변감상도 해 가면서 천천히 여유있게 걸었다.
10:00분 [표지판. 10시 세석 3.2Km. 벽소령 3.1Km]
오전에 가야할 길의 절반쯤을 왔다.
오전 10:30분 칠선봉에 도착하다.
일곱 명의 신선이 살았는지. 이름도 칠선 봉. 바위 봉우리도 일곱 개 쯤 되어 보인다.
10:50분 [표지판. 벽소령 4.3Km. 세석 2.1Km. 장터목산장 5.5Km. 천왕봉 7.2Km]
여기서부터 길이 험해진다. 약2.1Km의 거리가 시간상으로는 한참 걸린다.
오르막도 힘들고. 내리막길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동안을 쉬지 않고 걸었다.
11:50분 [표지판. 벽소령 5.4Km. 세석 0.9Km]
오르막 철 계단 3개와 중간 중간 밧줄을 타며 오르기를 한참하고 나니 내리막길이다.
여기를 지나면 길이 조금은 좋아진다.
12:00 정각 무렵 [표지판. 세석 0.6Km]
표지판이 보이며 내리막 길이다. 주위 꽃과 꽃들의 이름표 길을 보며 내려가면 저 멀리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12:30분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다.
지리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세석대피소다.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아침의 햇반 남은것과 먹기로 하였다. 아래쪽 헬기장 옆에 식수장이 있다.
라면에 누룽지를 한움큼 넣어 끓이니 분량도 적당하고 든든하다.
이제서야 시간도 여유가 생기고 있고 자신감도 많이 늘었고 거리도 여유가 있다.
장터목대피소 까지는 약3.4Km정도 남았다.
무거운 가방도 이젠 조금은 가벼워 진 듯 하다. 남은 여분의 가스도 이곳 보관함에 보태주었다.
대피소와 산장마다 남은 부식과 가스를 담아 놓고 가라고 별도로 통을 마련해 놓았다.
가장 많은것이 부탄가스다. 굳이 많은 부탄가스를 가져갈 필요가 없으며 만약 부족하더라도 여기 남겨놓고가는 가스를 사용해도 충분할 듯 하다. 모자란다면 옆의 사람에게 부탁해서 빌려써도 모두 인심이 넉넉해서 좋다.
13:50분 쯤 세석대피소를 출발하다.
이젠 주위 경치를 감상하면서 천천히 올라갔다.
촛대봉까지는 뻔히 보이는 오르막길은 그래도 여유있는 산책 정도로만 느껴질 정도로 여유만만이다.
출입금지 초목지 안내문에는 산오이 풀, 돌쩌귀, 쑥부쟁이, 구절초, 용담, 백조 꽃 등 여러 모양의 꽃과 들꽃 이름이 잘 정리되어 있다.
14:20분 촛대봉(1,730m)에 도착하다.
여기엔 영신봉, 노고단, 삼도봉, 반야봉 전경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림 안내판이 있어 잠시 봉우리들을 살폈다. 아, 저멀리 있는 봉우리들이 내가 거쳐온 정상들이라니 그저 감개무량하고 기분이 너무 날아갈것 같았다.
[표지판. 세석 0.7Km. 천왕봉 4.4Km. 장터목 2.7Km]
이제부터는 또다시 험난한 내리막 계단과 오르막이 번갈아 나온다.
험한 돌을 타 오르면 내리막길 철 계단을 지나치며 나오는 봉이 삼신봉이다.
16:00분 [표지판. 세석 2.6Km. 장터목 0.8Km]
여기서 부터 남은 약800m가 아주 험난한 여정길이다.
산길과 평지의 위력은 거의 약2Km정도를 걷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가도 가도 나올 듯 나올 듯하면서도 나오지 않는 장터목산장이 원망스러워 혹시나 산장이 없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마저 들 무렵에서야 저 멀리 넓은곳에 장터목대피소가 보인다. 야 호~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 드디어 다왔다는 생각에 천근 만근 발걸음이 빨라진다.
드디어 오후 16:30분쯤 장터목산장에 도착하다.
도착해서 식사 준비 할 조금은 한적한 장소를 잡고 나서 그냥 누워서 한참을 쉬었다.
산장의 침상을 예약하고 식사 준비를 한다.
이곳 산장요금도 벽소령과 동일하고, 예약은 5시부터 모포는 항상 7시20분 쯤 대여한다.
여기도 식수를 준비하려면 약50m정도를 내려가야 하는데 한참을 내려간다. 다시 올라 올 때는 거의 등산수준이지만 무난하다.
햇반을 꺼내어 코펠에 끓이고 반찬은 남겨온 일회용 국거리와 인스턴트 칼국수를 겸해서 식사를 마쳤다. 이제 내일 아침만 해결하면 그 무겁던 배낭이 텅 비어서 가벼워 질 것이다. 그래서 배낭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안에 두유박스를 넣고 물품들을 넣어가지고 오니까 한결 편하다.
저녁 해가 넘어가는 노을과 경치가 완전히 예술이다.
거친바람 속에서 긴팔 옷을 입고서 키친타올로 코펠과 그릇을 닦고 정리를 하였다. 여름철인데도 한기가 서리는 정상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마루에 누웠다.
이젠 밖에서 앉아 있기도 힘들만큼 춥고 바람도 세다. 간단한 양치질로 세면을 마치고 침상에 누워있으니 모포를 대여 한다는 방송이 나온다.오늘은 모포를 한장 더 빌렸다.
미처 예약하지 못한 분들은 복도며 빈 공간마다 꽈악 들어차서 이곳도 벽소령과 다를바가 없었다. 심지어는 화장실 전실에 않아 밤을 새는 분들도 있었다.
넷째 마지막 날, 아 ! 드디어 천왕봉이다.
새벽4시에 천왕봉에 일출을 보려면 지금 나서야 한다며 일행들을 깨우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떨어 시끌시끌해서 더 이상 잠을 자기는 어렵다. 밤새 피곤해서인지 한번도 깨지 않고 단잠을 잤다. 오늘의
일출시간은 5시33분이다.
하지만 밖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고있다. 다행히도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기온은 많이 떨어진 모양이다.
모두 추워서 방한을 위해서 비옷을 걸치고 다니고 있다. 어차피 안개와 날씨 관계로 일출을 보기 힘들 것 같아 날이 밝아지면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것은 잘못한 선택이다.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려면 비가오더라도 올라야 한다고 한다. 산장부근에 비가오더라도 막상 산 정상에 도착해 보면 비가 개이고 아침 일출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한다.
단순히 새벽에 비가오니까 정상에도 비가 올 것이라고 지례집작하는 것은 천왕봉일출을 볼 생각이 없음이라고 한다.
잠시 자리에 더 누워서 지도도 살펴보고 하산 길을 생각했다.
짐을 장터목대피소에 두고 천왕봉 정상을 갔다 와서 백무동으로 하산 할 것인지, 아니면 배낭을 메고 천왕봉을 넘어서 중산리로 하산 할 것인지를 생각했다.
짐 부담을 최대한 더 줄이기 위해 하산길에 아침먹을 것을 겨우 남기고 남은 부식과 부탄가스 등을 모두 취사장에 놓아두었다.
천왕봉을 넘어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 길을 결정하고 천왕봉을 넘기로 했다.
좀더 쉽고 빠르게 내려가려면 장터목산장에서 바로 백무동계곡을 거쳐 백무동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지리산을 오르려고 승용차를 가지고 오는 경우 백무동 정류소 인근에 주차하고 숙박한 다음 택시를 타고 성삼재로 가서 등산을 시작해서 하산길을 백무동으로 해도 좋다고 한다.
새벽 05:30분 장터목산장을 출발하다.
안개비가 걷히지 않고 주위가 어설프게 밝아온다.
처음부터 오르막으로 연결되니 숨이 턱에 차고 아침부터 무지하게 힘들다.
이럴 것이면 장터목 산장에 배낭을 맡겨두고(맡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맡아주지 않을때도 있지만 산장구석에 놓고와도 별 탈은 없다고 하지만 조심스럽다) 정상의 일출을 보고 다시 내려가 짊어지고 백무동으로 하산하면 될것을 고생스럽게 길을 잘못잡았다.
먼저 제석봉을 넘어가야 하는데 고사목들이 쭉 늘어져 있다. 목장 길처럼 나무로 길을 깨끝하고 잘 단장해 놓았다.
제석봉을 넘어서니 하늘과 통한다는 통천문이 나왔다.
이어서 철계단을 오르고 천왕봉을 향해 계속 험한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여기까지도 바람은 엄청나게 불어온다.
새벽에 다녀오는 사람들과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나누었다. 산행시작 처음부터 산에서 보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나누었지만 모두의 목소리가 많이 커지고 밝아졌다.
이젠 모르는 분들의 새벽 인사도 그저 여유있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더 이른 새벽에 렌턴에 의지해서 올라갔다 온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보였다며 아쉬워한다.
그래도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천왕봉을 오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격스럽고 좋은가 느껴볼 만 하다.
천왕봉이다.
1,915m의 표지석. 부는 바람이 거세다.
천왕봉은 옛날 토속적 산신신앙의 대상으로서 성모숭상의 유적인 석상과 마야부인상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고 한다.
동서남북 사방을 둘러보아도 거칠 것 하나 없는 천왕봉 정상에서의 전망은 장엄하기 이를 데 없으며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천왕봉의 해돋이는 천지개벽을 보는 것 같은 천하의 장관으로 지리산 십경중의 최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천왕봉 정상은 언제나 구름에 쌓여 있어,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려워서 예로부터 삼대에 걸쳐 선행을 쌓아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천왕봉에는 옛날부터 지리산신령을 봉안하였던 성모사가 있었으나 자취를 감추고 빈 자리만 남아 있으며, 모시고 있던 성모상은 훼손된 채 사라졌다가 다행히 한 스님에 의해 찾아서 성모상은 천왕사에 모셔져 있다고 한다.
천왕봉을 내려와 중산리 쪽으로 하산 길을 잡고 물어보니 중산리로 올라왔는데 길이 험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 갈 수도 없어 천천히 하산하기로 하고 길을 잡았다.
정말로 급경사다. 조심조심 내려왔다. 모두들 공통적으로 오르기는 잘 하는데 하산길은 약하다.
오전 0730분 천왕샘에 도착하다.
천왕 샘 전방, 그런데 등반하는 사람에겐 워낙 급경사라서 아마도 멀게 느껴진 것 같다. 평소엔 물이 별로 없다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넉넉하다. 마른 목을 축이고 물통에 물을 담고 출발했다. 조심조심 내려왔다.
오전 09:00 법계사가 보인다.
이젠 배도 고프고 절에 올라갈 힘도 없지만 절에 올라가서 적멸보궁(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부처님 사리를 모신 법당)에서 절을 올렸다.
로타리 산장에 도착했다.
이젠 아침을 먹기위해서 가져온 쌀로 밥을 짓고 남은 반찬을 차렸는데 이곳 산장은 개인이 운영하며 물은 조금 위쪽에 아주 풍부하다.
세수와 머리에 물 적시기를 시원스레 하였다.
중산리 야영장이 보인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종주였다.
평생 한번은 꼭 종주해야 한다는 숙제를 마친 기분이고 나를 한번 실험해 보고도 싶었고 혹시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길을 걸어왔다.
지나가는 사람과 같은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모두 격려하고 위안이 되었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대화와 밥을 함께 먹기도하면서 말동무로 길을 걸었다. 지나가던 사람들과 웃으며 교감하고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가 힘을 주어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종주를 마치고는 정말 개운함과 해 냈다는 만족감을 느꼈다.
이번 종주가 나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자신감으로 변하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많은 가족들이 지리산을 찾아 자신감과 아름다운 산하를 온몸으로 체험하기를 권한다.
아마도 첫 산행이라서 그런지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해내었다는 성취감이 너무너무 좋았다.
구간 별 거리 및 산행시간(노고단에서 천왕봉 방향)
산행길 성삼재-노고단 2.5Km 1시간 소요 널찍한 산책로
노고단-삼도봉 5.5Km 3시간 소요 평범한 능선 길, 도중에 임걸령 샘터가 있음.
삼도봉-화개재 0.8Km 20분 소요 지루한 나무 계단 길(내리막 길)
화개재-연하천 4.2Km 2시간30분 소요 첫날 가장 힘든 구간(오르막 길)
연하천-벽소령 3.6Km 1시간30분 소요 평범한 능선 길(형제봉 조망이 일품)
벽소령-세석대피소 6.3Km 3시간 소요 가장 지루하고 힘든 구간, 도중에 선비샘이 있음.
세 석-장터목대피소 3.4Km 1시간40분 소요 평범한 능선 길(지리산 전체 조망이 일품)
장터목-천왕봉정상 1.7Km 1시간 소요 통천문 이후는 바윗길
하산길 천왕봉-중산리 5.4Km 3시간 소요 가파른 내리막 길(천왕봉~로타리 대피소)
장터목-백무동 6.1Km 3시간 소요 가파른 내리막길(장터목~하동바위 구간)
천왕봉-대원사 13.7Km 4시간 소요 마니아들이 꼽는 호젓한 산길
지리산 종주 산행시간기록(2박3일일정)
산행에서의 응급대처 방법과 관절보호
쥐가 날 때 응급대처 방법
쥐가 난다는 것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부분적으로 근육이 긴장되어 수축되면서 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증상이다.
<쥐가 나는 원인>
1, 준비운동 부족
2, 추위. 강행군으로 인한 지나친 피로
3, 심한 트레이닝
4, 혈액순환 장애 및 양말이나 밴드에 의한 혈관 압박
5, 체내염분의 결핍. 칼슘부족 등
<응급대처 방법>
1.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젖은 옷은 갈아입고 쥐난 부분을 마사지한다.
2.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스포츠음료나 홍차. 코코아 등 체온을 올릴 수 있는 차를 마시면 효과적이며, 에너지원이되는 당분을 섭취하면 피로회복이 빠르다.
3. 쥐가 난 부분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 후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과 근육을 자극하는 연고를 바르고 마사지를 한다.
4. 근거는 없으나 아스피린을 오랫동안 꼭꼭 씹어서(신 내가 날 때까지)먹는다.
<예방하는 방법>
1. 산행하기 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해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며,
2. 사전에 스트레칭을 하면 몸에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고 근육이 풀어져 온 몸이 따뜻해진다.
3. 하산 후에도 운동을 통하여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면 근육통이나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며,
차가운 물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도 좋다.
무릎관절과 발목관절 보호
관절보호를 위해서는 보폭을 줄이고 배낭은 가볍게 한다.
관절의 손상은 올라갈 때 보다는 하산할 때 많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올라갈 때 사용하는 관절과 하산할 때 사용하는 관절의 종류와 충격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지를 걷는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본다면 앞에 놓이는 발은 뒤꿈치부터 서서히 앞바닥까지 닿는다.
이때 발뒤꿈치는 뼈와 피부 사이에 강한 충격도 흡수 할 수 있는 지방층이 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달리기나 등산할 때는 충격량이 증가한다.
올라갈 때는 중력에 역행하여 올라가는 과정이라 속도가 느려지고, 동시에 앞에 놓이는 발의 바닥이 전면에 걸쳐 거의 동시에, 서서히 땅바닥에 닿기 때문에 단위 시간당 충격량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단지 힘만 들 뿐이다.
또 근육의 수축을 보더라도 무릎관절이나 발목관절 보다는 엉덩이 관절에서 왕성한 운동이 발생한다.
엉덩이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의 순서대로 주변을 싸고 있는 근육의 양이 달라, 강도도 이의 순서로 변한다.
그러나 하산 시에는 앞발을 쭉 뻗어 발 앞바닥이 먼저 닿고 뒤꿈치가 나중에 바닥에 닿는다.
또한 체중에 중력이 실려 관절의 충격량이 올라갈 때나 평지 보행 시 보다 한결 많다.
이때 관절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운동 범위보다 과도하게 힘이 가해지면 관절을 보호하는 인대가 손상 받든가 인대가 부착된 뼈의 골절이 된다.
이런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하산 시 보행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가능한 보폭을 줄이고 배낭은 꼭 필요한 물품만 넣어 가볍게 하도록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체중을 줄이고, 지팡이나 스키 스톡을 사용하여 충격량을 분산시킨다.
예를 들면, 체중 70kg인 사람이 다리를 한 스텝 옮겨 놓을 때 다리 한쪽 무게인 약 10Kg을 뺀 60Kg이 관절에 충격량으로 전달된다.
여기서 체중이 20%쯤 늘어나 84kg가량 되었다고 한다면, 체중은 늘어도 다리의 근육량은 증가하지 않았으니 다리
한쪽 무게 약 10kg을 뺀 74kg만큼이 충격량으로 전달된다.
즉, 늘어난 체중 14kg이 고스란히 관절에 전달된다.
이때 체중의 부하가 관절에 걸리는 양은 (74-60)/60×100=23.33%가 늘어난 셈이 된다.
즉 체중은 20%늘었지만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량은 23%가 늘어나 체중의 증가보다도 더 많이 손상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년기 이후 등산은 체중조절부터 시작해야 관절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실족시의 관절충격은 치명적이다
배낭을지고 바윗길을 뛰다시피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무릎관절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져 결국 언젠가는 관절이 손상을 입게된다.
산길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오히려 더 느리게 걷는다는 마음 자세가, 특히 중년이 넘어선 이들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등산화도 적절한 것을 잘 골라 신어야 한다. 등산화는 반드시 발목위를 덮어야 하고 가죽과 같이 딱딱한 재질로 되어야 힘을 분산시킬수있다.
농구화처럼 천으로 된 것은 관절보호 효과가 적다.
등산화 뒤꿈치 안쪽 깔창의 재질도 또한 중요하다. 스펀지, 콜크 및 공기주머니 등의 재료가 충격량을 줄여 주는 데 효과적이다.
요즈음 시판되고 있는 무릎 관절 보호 장치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고무줄이 삽입된 천이 고작이다 미끄러지는 경우 발바닥 뒤꿈치로 온 충격이 허리관절로 직접 전달되어 손상을 받을 수 도 있다.
그러므로 등산화 바닥은 요철을 넣어 낙엽이나 눈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안된 것이어야 한다.
테니스 화와 같은 운동화는 등산에는 매우 부적당하다.
하산 후 무릎관절이 아프고 붓거나, 손으로 만지면 뜨거운 경우는 내부적으로 물리적으로 관절이 손상을 입은 것이므로 가벼운 휴식으로 회복이 된다.
또, 다른 관절을 보호하는 장치는 인대다.
인대는 인접한 뼈 사이에 짧게, 그리고 질기게 부착되어 탈골을 막아주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경우 통증과 붓는 증상을 동반한다.
이 인대가 다칠 경우에 대비해 등산 시 진통제인 아스피린 정도는 상비하도록 한다.
발목관절 손상의 경우 등산화를 벗기고 찬물 찜질을 하여 붓는 것을 최소화시키는 한편 손상부위가 심장의 높이보다 높게 위치시키면 다소 붓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일단 손상된 관절은 자꾸 움직이면 손상의 정도가 커지므로 피한다.
특히 골절을 동반한 경우 피부 밑 점상출혈이 보이는데 이 때는 부목으로 고정시켜 뼈조각에 의한 이차 손상을 예방한다. 가벼운 경우 침구술에 의해 진통의 효과도 볼 수 있으나 찢어진 조직이나 내부출혈은 치유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단 급성기가 지난 24시간 이후에는 더운찜질을 하여 장기적으로 원할한 혈액 순환에 의해 조직이 재생되기를 기다린다.
등산이나 체육행사 등에 참가한 뒤 다리가 뻐근해서 계단도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흔히 다리에 ‘알이 뱄다’고 말하는 근육통은 갑작스러운 무리한 운동으로 주로 종아리나 허벅지 근육의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일어나 염증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생긴다.
이럴 때는 먼저 찜질 또는 20분 정도 따뜻한 물에 아픈 부위를 담그는 온욕(溫浴)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고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킨 다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염증 반응으로 인해 생긴 노폐물을 빨리 배출시키고 혈액 순환이잘 되도록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통증을 빨리 없애는 첫 번째 방법이다. 다음으로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고 서서 두 손으로 벽을 밀듯이 스트레칭하면 뒤쪽에 놓인 다리의 종아리 근육이 쭉 당겨진다.
또 앉아서 다리를 쭉 뻗고 상체를 곧게 세운 자세로 발가락을 윗몸 쪽으로 당겨주는 방법도 좋다. 스스로 강도를 조절해가며 아픈 다리를 마사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다리가 아파 불편할 때는 파스를 이용한다. 온열 파스는 온찜질 효과가 있으며, 소염진통제 성분이 든 습포제(카타플라스마제)를 붙이면 진통 효과도 있다.
이 밖에 바르는 소염진통제를 쓸 수도 있다.
첫댓글 많은참고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