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약국경기도 어렵고 해서 딸을 데리고 앵벌이로 나섰습니다.
집사람이 요즘같은 불경기에 팁이 제대로 나오겠냐면서
괜히 딸 얼굴만 팔지 말고 그만 두라고 적극 말렸으나,
아버지가 사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딸은 선뜻 나서주었습니다.
영흥도 마퇴워크샵 뒷풀이..
저는 현미의 밤안개를 불면서 등장 했습니다.
환호와 갈채....
어떤 프로연주가도 그처럼 열렬한 박수를 받기 힘들었을겁니다.
막간, 분위기도 좋고 해서 본부장님께 "출연료는 있느냐?" 고 물었지요.
"예산이 10% 삭감되어 운영도 어려울 지경이다" 고 하시길래
"그렇다면 출연료 대신에 마약이라도 주세요.처분해서 딸 옷이라도 한 벌 사주게요."
야외무대로 옮기고 신청곡이 들어오고...
그러나 저는 집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면서 사양을 했지요.
"비아그라도 사먹지 못하는 주제에 세 곡 이상 불지마!
힘 빼가지고 오면 그 땐 맞아 죽을 각오해!"라고
그 때 옆에 있던 딸이 그러더군요.
"저만 아무 소리 안하고 입 다물고 있으면 되는데요?"
그랬더니 여기저기서 지갑을 열고,
심지어 핸폰에 저장된 아들 사진을 꺼내 딸에게 보여주고....
아무래도 우리 둘은 서편제 부녀처럼 광대기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딸의 덕을 톡톡히 보나 싶었는데
딸년은 도둑이라고 하는 옛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팁을 농갈라 먹을 생각은 안하고
몽땅 들고 오늘은 어디로 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008. 8.26 마약퇴치본부 워크샵 영흥도 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