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 시사] 진통제 - 타이레놀, 유럽에서 퇴출된 진짜 이유.

[홍성찬]

모르핀이 강한 마약성 진통제라면,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타이레놀(제조사 : 얀센)은 비마약성 진통제이다.

진통제를 의약품 이야기에서 여러차례 다루는 이유는

우리가 흔하게 접하기 때문에 약물 오남용 사례도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며

사실 인류가 가장 오랜기간 만병통치약을 위한 연구를 하다가 개발된 역사적인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프면 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기 때문에

통증을 억제하는 진통제는 우리의 '삶의 질(QoL : Quality of Life 라고 통상적으로 부른다.)'과 직결 되어있다.

진통제는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마약성 진통제' 그리고 '비마약성 진통제'

(출처 : 대웅제약)

앞서 다룬 '모르핀'은 마약성 진통제이다.

진통 작용이 매우 강한 만큼, 약물 의존성도 강하기 때문에 마약류로 분류되어 의사/약사의 관리 감독하에 사용된다.

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는 '모르핀' '코데인' 트리마돌' 정도 기억해두면 되겠다.

오늘 다룰 진통제는 '타이레놀(아세트 아미노펜)' 이다.

생화학을 배운 사람이면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 Nonsteroidal Anti-Inflamatory Drugs)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간혹 타이레놀을 NSAIDs, 즉 소염진통제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타이레놀은 '해열진통제' 이다.

아스피린, 이부프로펜과 같은 소염진통제 처럼 소염(염증반응을 차단)작용을 하지 않는다.

소염진통제의 작용은 '염증을 동반한 통증'을 제거하기 때문에 생체 내의 면역반응과 관계가 있다.

이런 염증을 동반한 통증을 제거하는 진통제를 NSAIDs 라고 부르고 그 외의 진통제는 아니다.

타이레놀이 일반의약품(OTC : Over the Counter drugs)중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NSAIDs 약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염진통제는 프로스타글란딘으로 부터 발생하는 염증을 동반한 통증 제거에

강한 만큼 우리몸에서 염증반응을 통한 신체방어능력을 억제하는 부작용도 나타낸다. 그래서 아스피린 같은 약물을 과복용하면 위벽이 손상된다. 그래서 보통 NSAIDs 약물을 처방할 때는 시메티딘, 라니티딘 같은 위산억제제와 함께 투여한다.

하지만 타이레놀은 소염작용이 없는 해열진통제이기 때문에 우리몸의 염증반응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타이레놀은 현재 국내에서는 500mg 과 650mg(서방정) 두가지 버전으로 시판되고 있다.

이번에 유럽에서 퇴출된 타이레놀은 650mg인 서방정 이다.

서방정이란, 약물을 코팅하여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어 약효가 나타나는 유효 약물 농도가 오랜시간 유지 될 수 있도록 만든 개량의약품이다. 즉 500mg 보다 복용 후 해열진통효과가 더 오래지속된다는 것이다.

NSAIDs 처럼 위벽 손상이란 부작용도 없고 진통효과도 오래가는 좋은 의약품을 유럽에서는 왜 퇴출 시킨 것인가?

EMA(유럽 식약처), FDA(미국 식약처), MFDS(한국 식약처) 등 의약품을 심사/허가 하는 기관에서 의약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다면, 99% 이상 안전성 관련 문제로 인한 결과라고 추론해도 된다.

유럽에서는 약물 오남용의 가능성 문제로 650mg 서방정을 시판취소하였다.

650mg 서방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어 약효가 나타나기 까지 시간이 오래걸려

환자들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약물을 추가 복용하여 결론적으로 쉽게 과복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복용으로 인한 간손상 예측으로 유럽에서는 판매중지 된 것이다. 

유럽에서 타이레놀으로 인한 약물 중독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를 치료할 때, 그 환자가 과용한 약이 서방형이냐 일반정제냐에 따라 흡수패턴과 약효지속시간이 달라지고 따라서 치료 방식도 달리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판매 중지 된 것이다. (약물 과용시 치료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

어떤 의약품이 시판허가가 되거나 시판취소가 되었다면 무조건 단 하나의 이유이다.

이익(약물의 효과) 보다 위험성(부작용)이 더 크다. (이익 < 위험) 인 것이다.

수험생 중 euGMP시설 이나 cGMP 시설이 미흡해서 취소되었다 라고 답한 사람도 있지만 

GMP시설의 유무는 제조된 의약품이 시중으로 유통될 수 있는지 여부이지, 의약품으로서 시판허가/취소 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야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 알아야 할 것은, 약물 자체의 부작용도 문제이지만 약물을 어떻게 복용해야하는지 잘 알고 의약품을 사용해야한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2019학년도 전남대 면접 기출문제로 출제된 위 문제는 단순히 약사로서 복약지도의 중요성만 강조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약사가 아무리 복약지도를 해도 그것을 수용하는 국민의 태도와 인식이 없다면 아무 소용 없을 것이다. 식약처 같은 정부기관에서 약물부작용에 대하여 사회에 알리고 올바른 의약품 상식을 갖도록 돕지 않는다면 진통제라는 세상에 꼭 필요한 의약품이 세상에서 퇴출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책임이라기 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답변을 한다면 차별화된 답변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인한 중학생 자살이슈도 같은 맥락으로 접근해야한다.

이 두가지 문제가 면접에 출제된 것은 해당 시사가 제시하는 메세지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중학생이 자살하는 일이 있고 해당 의약품을 판매한 약사가 제대로 복약지도를 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약사가 더 복약지도를 강화하면 이것은 해결되는 문제인가? 단순히 약사의 복약지도가 미흡했기에 일어난 일이었을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접하는 의약품도 사용방법에 따라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모르핀이 엄중하게 다루어진 것처럼, 사회가 다같이 노력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약학 시사 대비 생각해볼 문제

Q1) 감기로 두통이 심한 사람이 찾아와 빠르게 진통효과를 볼 수 있는 의약품을 달라고 한다. 만일 당신이 약사라면 어떤 의약품을 줄 것인가?

1) 트리마돌 2)아세트아미노펜 500mg 2정 3)아세트아메노펜 650mg 1정 4)아스피린 500mg

Q2) 지인이 독감으로 인하여 40'C 가량 체온이 올라 생명이 위태로울 상황이다. 만일 당신이 약사라면 응급처치를 위해 어떤 의약품을 줄 것인가?

1) 타이레놀  2) 아스피린 또는 이부프로펜

Q3) 유럽에서 타이레놀 서방정이 시판취소 되었지만, 한국은 아직 시판 허가를 하고 있다. 한국은 왜 시판취소를 하지 않은 것일까? 타이레놀 서방정의 문제점을 답변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약사/식약처와 같은 정부기관/국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가져야할 태도와 연결하여 답변하시오.

[turtter94]

면접내용에 도움 많이 될거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성찬]

정보공개를 위해 공개댓글로 답변하겠습니다.

[홍성찬]

한국의 식약처(MFDS), 유럽의 식약청(EMA), 미국의 식약청(FDA) 모두 판단기준은 동일합니다. 본문에 기술한대로 '이익(약물의 효과) 보다 위험성(부작용)이 더 크면(이익 < 위험)' 시판허가 하지 않거나 시판허가를 취소합니다. 한국이 시판취소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한국은 그런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거나 해당 부분에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아직 관심을 갖지 않아 그런 것입니다. 타이레놀 서방정으로 인하여 한국에서도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유럽사례를 따라 시판취소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Peet270]

감사합니다

[문찬우]

감사합니다.

[dehin]

감사합니다

[팡권이]

감사합니다

[세자재]

진통제 별 생각없이 먹어왔는데 부작용 염두에 두고 잘 사용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2022학년도 7기 KHR]

올해는 백신관련해서 타이레놀도 이슈가 되었으니... 더 눈길이 가는 글이네요!

[2022학년도 7기 KHR]

질문있습니다!
해열진통제 ≠ 소염진통제로 이해했는데
아래글에선 아스피린을 해열진통제(?) 라고 언급했습니다.

해열진통제를 소염진통제란 용어와 혼용해서 쓰기도 하나요?
(사진은 답글에첨부)

[2022학년도 7기 KHR]

2번문제는 .. 기사들을 읽어 봤지만 아직 답을 모르겠네요.. 좀더 생각해 봐야할것 같습니다 ..!

(COVID19 백신 접종후 발열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2번문제 이것도 유사맥락으로(맞나요..?) 잘 알아둬야할것같은데 역시 아직은 어려운 약학시사..!)

[lane99]

감사합니다~

[이석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