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서부터 생각하는 공부보다는 외우는 공부를 위주로 해왔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만나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피력하기 보다는 암기하고 있는 내용을 말하기를 즐겨한다.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데, 이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소개하려 한다.
일찍이 그리스 神話에 관해 독보적인 책을 써서 한국의 紙價를 올린 李潤基 선생이 한 말이다.
"도처에 하나마나한 말과 글이 넘쳐난다. 독창적인 생각이 실린 말이나 글보다는 정부가 공급한 관급용어, 먹물들이 남발한 관념어들이 언론의 대량 유포에 힘입어 돛대도 삿대도 없이 둥둥 떠다닌다. 하나마나한 말과 글에도 작은 쓸모가 있기는 하다. 거짓말이 그렇듯이 하나마나한 말과 글도 시간 버는 데는 퍽 쓸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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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교수들이, 한국인들 정말 사람 열받게 한다면서 들려준 이야기.
교수: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지요?
한국 학생: 고린도 전서에 따르면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게 하고, 모든 것을 믿게 하고, 모든 것을 바라게 하고, 모든 것을 견뎌내게 하는' 어떤 것입니다.
교수: 다시 묻겠어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지요?
한국 학생: 에우리피데스에 따르면 사랑은 '달고도 가장 쓴 것'입니다.
교수: 아니, 인용만 하지 말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신의 의견을 말해 보세요. 나는 당신 생각을 듣고 싶은 거예요.
관념의 고깔을 벗고 세계 앞에 홀로 나설 수 없는가, 유목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