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 시집 > 닭다리 먹는 꿈 이야기 시
여름날에 슬프게도
잠을 청하는데 기침을 해
밤에만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잠을 자는 것도 병이야
잠을 자지 않는 것도 병이야
침을 맞고 자면 잠을 잔다고
침을 맞았더니 기침이 넘추었네.
기침이 멈추니 꿈에 금기된
닭다리를 뜯는 꿈이었다.
참으로 입만이 다지는 꿈
나의 육신이 닭에 대한
그런 꿈을 꾸는 순간
나의 육신에 영양부족
닭다리에서 영향이 솟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닭다리 생각이 났다
고기를 먹으면 계율에
참회하면 되지 참회진언
계율을 지키려는 것보다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
더 아름답게 생각해
무안에서 제배하는 양파를
전국에 10만이 넘는 사찰에서
한자루만 사도 10만 자로
어제는 닭다리 먹은 꿈을
누군가 나에게 벼슬자리에
오른다는 이야기를 하네
나비 머물다간 자리 2
나비 머물다간 자리
꽃이 피었다가 지고
시간의 언덕 위에 구름이 간다.
봄이 오기까지의 계절의 문덕에는
금강산에 팔선여의 노래 부르는 소리
눈을 감으면 떠오르고 있구나.
한번 날개를 퍼덕이면 삼천대전세계가
날갯짓에 붙어서 일어나고 있는데
인더스 강 모래알처럼 많은 날을
일 겁이라고 말하고 있는 세상
한송이 꽃이 피어 세상을 장엄해도
꽃이 나비를 기다리고 있는 그날의 미소
한순간의 기쁨으로 산다면 억만년을 기다리네.
새벽에 눈뜨고 일어나3
새벽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들이 서로를 의지하듯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그동안 남들을 얼마나 속이고 있었던가를
스스로 반성하고 참회하고 죄업을 씻어보려고 하니
모든 것이 다 기적 소리를 울리고 있는 이들 같이
깨어진 게와 장위에 시계가 살아나듯
한순간에 지은 죄업을 씻어내는 이들에
바위를 씻고 떠 씻어 내야 하는
번갯불 같은 삶
이것은 새로운 삶의 기적을 바라는 일
새벽에 내리는 이슬만 밭아서먹고 사는 새
새가 되어 날개를 펴드럭 거리고 있음을
바람은 불어와서 온몸을 흔드는 구나
그래도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이 족하지
산 멀리에서 불어오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검은 옷을 입고 기적을 바라는 바위굴 속에 달마 같은
한순간을 천리만 낭떠러지에 기대 발걸음을
옮길 수 없는 새벽에 별을 바라보고 있듯
아주 말날에 그림자로 남아 소생할 수를 기다려
노오란 민들레꽃 4
성철 선사가 쇠로 만든 동상이 서있는
겁외사 뜨락에 피어있는 노오란 민들레꽃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어
허공 간을 바라보고 있는 성철 선사
용성 선사비문에 동산 명을 돌로 찍어서
그 이름을 지워버리고 말았다는 전설을
지금도 그렇게 여기고 있는지
무심히 바라보고 있으려 하니
뜰에는 몆포기의 민들레꽃이피어서 말한다.
더 이상 그런 말을 할 수 없다는 언어를 던지고
산 은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말을 던지었지
지눌 보조를 너무도 싫어했던 선사여
지난날의 성철 선사의 설법을 듣던 일도
지금도 쟁쟁히 귓전에 울리고 있는 듯이
자기를 바로 보려는 언어를 던지고 갔지만
자기를 바로 보는 이들이 없구나.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5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새들이 날아와 노래 부르니
황금마차를 몰고 달리던
가을 들판을 기다려야 한다.
삼백에 순날 거머리처럼
진흙 밭에서 헤엄치고 다녀도
꽃으로 피어나는 연꽃 연못을
세월의 깊이만큼 아름다워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면
아무리 고달픈 삶이 있다해도
참고 견디는 인욕의 외침소리
금강산에 흐르는 폭포수가 되네.
장미꽃 사랑 6
담장 가에 피어 있는 붉은 장미꽃
사람에 겨워 짐을 이루지 못하고 있나
어젯밤 하늘에 올라가 있는 별을 바라보고
도솔천 내원궁 미륵님의 설법소리
깊은 산골짝마다에 피어있는 장미꽃 사랑
이무리 이별이 서럽다 말을 한 다해도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행복
향기 없는 꽃을 피우는 세상을 원망하랴
바람이 속삭임을 듣고자 귀를 귀울려도
귀촉도 울고 지나간 자리에 남아있는 피울음
어젯밤에 얼마를 피토해 냈는지 그렇게
붉은 장미는 온몸을 감싸고 있는지 알수없구나
내 삶의 고단한 길일지라도 가을이 길은
그 누구도 흙내임 낼 수 없는 삶의 기적 같은
오로지 나만의 행복을 위해 걸어가는데
장미꽃 사랑의 속삭임에 오늘도 눈뜬다.
아득히 먼 날에 있을 기억을 7
아득히 먼 날에 있을 기억을 생각하니
오늘밤 우리들의 언약을 꽃피우게 하려면
언덕위에 떠있는 초승달에게 고하자
돌탑에 피어있는 이끼 꽃이 되기 위해
세월의 바람은 돌탑을 에워싸고
밤새워 울어대는 부엉이 피눈물로
금이 가는 바위 돌을 붙들어 매였다.
바다 깊은 바다 속에서 건져낸 바윗돌
그 바위 돌위에 새가 집을 짓지 못하는 것을
비오는 날 용왕님의 수없이 내려와서
새벽에 하늘을 올라가는 두대박이여
우리들의 삶이 아무리 고달프다해도
석굴암에 부처님을 조각하던 그림인의 삶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겠나.
아주 오래 오래 남아있는 기억 같은 미소
바람의 노예8
덩그렁 덩그렁 소리를 내며 매달려있는
해인사 팔만 대장경각 풍경 같은 삶
바람의 노얘가 되어 살아가고 있구나
개성에 고려왕궁을 버리고 떠나올 때
흘리던 피눈물이 아직도 남아있는
강화도 피난거리에 초승달 같은 나라
밤마다 하늘에 올라간 별들을 기리워도
가야산이라는 깊은 산골에 옮겨놓은
고려의 피 영혼 피를 마시는 자 없구나
덜그렁 덩그렁 소리를 내며 울고 있는
풍경은 바람에 노예로 살고 있는 모습
너무도 슬프고 슬픈 삶의 몸부림이네
바람이 되었다가 구름이 되어9
바람이 되었다가 구름이 되어
이산 저산을 돌아다니는 몸
그것을 얻었다는 것 참좋아
어둠이 밀려오면 어둠을 타고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를 찾아
사막의 모래밭을 거닐던 목동 같은 삶
오늘도 이거리 저 거리에 사물을 바라보고
내 안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내 스스로 알아낸ㄴ 정진의 시간
여기에 그 무슨 삶의 원망이 있겠나.
내 삶의 길에는 아름다운 꽃 사람
비록 향기 없는 꽃이핀 정원에 있어요.
비가 오네 10
여름비가 오네.
비가 오면 누가 좋아라.
농민들이 좋아하는데
아 농민들에게는 슬픈
슬픈 기억이 있네.
미국산 쌀이 들어와
미국 쌀로 맥주를 만든다고
선전하고 있는 방송들
참으로 한심스럽구나
미국하면 그저 미국이여
미국은 망한다는 말
미국은 남북전쟁을
다시 시작해야 한판
프랑스는 바보냐
스페인은 바보냐
영국처럼 미국도
그렇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