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사>
광덕사는 사찰보다 호두나무가 더 유명한 곳이다. 임진왜란 이전까지는 충청도 경기도 지방 가장 큰 절의 하나였다는데 이제 그런 영화는 찾기 어렵다. 임잰왜란 때 소실된 이래 1980년까지는 보수가 한산하였고, 그 이후 대웅전, 범종각, 천불전 등을 중창하였으나 1998년 천불전이 다시 소실되었다. 광덕사는 조계종 마곡사의 말사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
소재 :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덕리 640
방문 및 촬영일 : 2019.11.20.
올 때마다 사찰이 흥성스러운 모습보다 고요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여줘 아직 사찰의 제2의 전성기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거 같다. 아마도 천안지역의 불자들은 화려한 시내 사찰을 더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광덕사의 명물인 호두나무는 700여년 전 영밀공 유청신(柳淸臣)이 중국 원나라에서 가져다 심었다 하는데, 갈수록 당당하고 창창한 모습으로 세월을 잊으며 더 번성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덕분에 호두는 천안의 명물, 얼굴이 되었다.
천안시는 호두 시배지 명성을 살리고 천안호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호두나무 육성을 독려하고 있다. 2016년 호두나무 생산은 전국 3위로 전국생산량의 1/10정도인데 지속적인 육성 지원으로 시배지의 명성을 이으려는 계획이다. 또한 호두 관련 일체의 생산과 공정을 연계하는 센터 신축도 계획 중이다. 오래 전 2008년부터는 호두나무 가로수길 조성도 진행하고 있다.
시배지가 갖는 의미를 지역 상징이나 관광과 연계하려는 시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산수유 시배지라는 구례도 그런 경우다. 그러나 특히 천안은 지방자치 이전부터 호두과자로 이미 호두는 지역의 얼굴이었다. 호두과자점이 톨게이트 입구, 천안역근처 등등 요소마다 성업중이다.
이곳 호두과자를 사가면 어디서나 맛이 특히 좋다고 환영받는다. 특히 1934년에 만들어졌다는 <학화호도과자>의 호두과자는 맛이 한층 더 좋다. 처음 호두과자를 만든 후덕한 할머니 얼굴을 간판으로 한 이 집의 호두과자는 추천할 만하다. 필자는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이 집 호두과자를 선물했는데, 대부분 맛이 특별하게 좋다고 인정하였다.
사실 천안의 호두과자는 대부분 다른 지역 호두과자와 비교가 안 된다. <천안옛날호두과자>는 우리밀을 처음 사용하였는데, 요즘은 천안 지역 70% 정도가 우리밀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심지어 전주 호두과자도 천안 것만 못하다.
이런 호두과자가 지역 문화 홍보와 별로 연계되어 있지 않은 점은 참 의아했었다. 이제라도 천안과 호두의 연계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백번 잘한 일이다. 호두과자는 이미 전국에서 검증이 끝난 부동의 국민간식 아닌가. 호두과자의 지역 상징성은 다른 지역에서 앞다퉈 모범으로 삼고 있으면서 자체 간식을 개발하려 애쓰고 있다.
사찰 경내로 통하는 보화루 앞에 그 호두나무가 서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사찰에서도 얼마나 이 호두나무를 아껴 보호하는지 느껴진다. 마치 호두나무 수호 사찰같다.
사찰은 산간에 있어 일반적으로 수목과 인연이 깊다. 양평 용문사와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가 특히 잘 알려져 있다. 은행나무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가르쳐서 학문하는 곳을 행단(杏壇)이라고 할 정도로 유교와도 관련이 깊다. 아산에는 맹씨행단이 있다. 그런데 호두나무와 사찰은 이 절외에는 별로 본 적이 없다. 노거수는 물론이다. 호두나무와의 특별한 인연이 광덕사도 천안도 키우고 있다.
'유청신선생 호두나무 시식지' 비석이 호두나무 앞에 서 있다.
광덕사 입구에는 호두나무사적지비와 유청신공덕비가 나란히 서있다.
사창 입구 안내문에는 호두 안내안내판이 사찰 내역 안내문보다 더 크게 서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1290년 유청신이 중국에 갔다가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묘목은 이곳에 열매는 집앞에 심었는데 이곳의 묘목이 자라 호두나무가 널리 퍼졌고, 이곳은 호두의 주산지가 되었다 한다.
이 일대는 천안시에서 주관하는 호두축제가 치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영밀공의 700년 공덕이 갈수록 더 널리 드리워지고 있다.
호두나무 홍보는 이제 본격적인 단계에 접어든 거 같다. 2018년부터 호두나무문학상 공모도 하고 있다. 국민간식이 된 지 오래므로 많은 사연이 배여 있을 것이다. 천안삼거리 설화는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편이므로, 호두나무 홍보가 더 천안시를 알리는데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광덕사 일주문. 태화산 광덕사다. 태화산은 반대쪽에 마곡사를 품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마곡사는 광덕사의 본사이다.
일주문 안에는 '호서제일선원'이라는 현판이 있다. 과거의 영광인가.
일주문 안으로 들어오면 광덕사 돌 표지석이 있다. 왼쪽으로 깔끔하게 새로 지은 암자가 있다.
호두나무 뒤 보화루와 범종각이 우선 눈을 막아선다.
보화루에는 '광덕사'란 현판이 걸려 있다.
대웅전이 깔끔한 모습으로 단장하고 있으나 신도들 모습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덕분에 호젓한 경내가 고찰은 아니어도 산사의 정취를 잘 안고 있다.
광덕사는 조선사경과 고려사경을 소장하고 있는데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세조의 교지 <세조어첩>도 있는데 온양온천에 가다 들른 세조가 사찰의 부역을 면제시켜주고, 위전을 사급한다는 내용이다.
대웅전과 석사자는 각각 문화재자료이다.
범종각
*명부전
*비로사나불 괘불전
다시 일주문으로 나간다.
사찰 안 다원이다. 수고예품 도기를 다량 전시해놓고 판매도 한다. 차맛이 좋다.
사찰 내부 전경
광덕사 입구 안양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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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역 앞의 여러 호두과자점들
<천안옛날호두과자> 우리밀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이 집에서는 호두과자 튀김을 개발해서 파는데 맛이 좋다. 호두과자의 진화다.
천안역 앞의 호두과자 가게들. 오랜 제과점인 태극당에서도 호두과자를 판다.
학화호도과자의 호두과자. 굵은 호두 조각이 씹히고 앙금이 부드러우며 많이 달지 않고 맛이 깊다.
톨게이트 입구, 학화호도과자 본점. 여기서부터 톨게이트까지 계속해서 호두과자점이 늘어서 있다.
본점 안, 돌아가는 손길이 부산나다. 본가라는 자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