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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기맥 구간종주(5)
1997년 11월 08일 (토) 흐림
지난주 상처들이 다 낫지 않았지만 그래도 강행군이다. 강진에서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7시10분 해남 행 완행버스를 타고 계라리고개에서 내렸다.
첨봉을 지나 주작산 날개에 이르기까지 나뭇가지와 맹감넝쿨이 끝없이 괴롭힌다. 첨봉에서 주작날개 까지는 키 큰 억새까지 한목 거든다. 억새구경 간다지만 억새가 지겹다. 주작날개에는 등산인 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다. 비닐하우스가 있는 고개까지는 길이 좋다. 시간이 늦어져 걱정했는데 2km가 넘는 길이 한 시간도 안 걸렸다.
내일 지나갈 바위봉을 바라보니 기가 죽는다. 걱정스럽다. 고개에서 수양리조트간의 임도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수양리조트 지나 내려가다 도로 보수 현장에 나왔던 승용차의 친절에 편하게 강진도착.
1997년 11월 9일 (일) 흐림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가 봐야지.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6시 완도행 완행버스를 타고 수양마을 입구에서 내렸다. 농장이 있는 고개까지 한 시간 20분. 단단히 각오를 하고 억새 숲으로 들어섰다.
암릉구간 3.3K .소요시간 6시간 20분. 정말로 힘들었다. 바위봉 하나는 도저히 내려갈 엄두를 못 내고 허리를 도는데 그놈의 맹감넝쿨이 지긋지긋하다. 봉우리를 오를 때 뱀을 만났다. 아직도 동면 준비를 하지 않나? 길을 비켜주지 않아 지팡이로 건드려 주니까 마지못해 바위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오소재 바로 아래는 약수터가 있어 차들이 많이 모여 있다. 덕분에 화물차로 해남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목욕하고 저녁을 먹고서도 오후 5시 반. 광주에서 열시 쯤 또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무척 힘든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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