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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열린한마당>을 기다리며
저에게 인생에서의 화두를 두 개만 얘기하라면 ‘아름다움’과 ‘행복’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눈무지 사이 피어난
복수초, 요람에서 방긋 웃는 아기, 무심코 올려다본 서녁 노을, 산책길 담 너머 들려오는 피아노소리, 냄새나는 두엄
더미를 뚫고 올라온 이름 모를 새싹은 또 어떻습니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은 저마다 아름다운 대상일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아름답게 보아주는 눈이 있을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어떤 사물
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 보는 사람이 불행할 수 있을까요? 여기 이곳
열린아동문학. 따뜻한 행복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곳.
사람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불편한 몸과 여린 마음이 감당
하기엔 세상은 거칠고 사람들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늦은 나이에 아동문학을 하면서 세상은 밝아졌습니다. 행
복해졌습니다.
이 세상에 아동문학 하시는 분들만 계신다면 세상은 그야말로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 2년 정도의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아동문학 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을 가까이서 뵙고 난 저의 소회입니다.
향기였습니다. 풀꽃 같은 영혼이 빚어내는 작품들은 향기이고 아름다움이고 행복바이러스였습니다. 겨울호의
작품들을 읽으며 그날(열린한마당)의 만남을 그려봅니다. 그날을 대비하여 이번에도 나만의 <컨닝페이퍼>를 만들어
봅니다. 이것은 기억력에서는 잼뱅이인 제가 여러 선생님들을 처음 만나 대화를 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들어 본 기초자료입니다. '저 선생님이 누구셨더라' 하면서 슬쩍슬쩍 꺼내 보려구요.
참고로 저는 지난 가을호에 글이 실렸던 하빈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겨울호 <열린한다당>에서 볼 수 있느냐구요?
궁금하시면 이 란의 385번 글을 읽어 보셔요.
편집위원
강원희 김병규 박미숙 백승자 소중애 송재찬 이규희 이동렬 이상교 한명순
미술 이영원
편집간사
김경옥 남석기 박선미 정진
자문위원
김원석 김은숙 문삼석 박진구 엄기원 임신행 하청호
기획위원
공재동 김용희 김학선 노원호 손기원 손동연 이기창 이상배 이성자 이준관 이창건 정두리 최영재 최영희
이상배선생님의 <내 고향에는 천사가 없다>는 아이들의 그림자마저도 사라진 고향(시골)마을의 쓸쓸함과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과 서정에 대한 안타까움이 싸- 하게 가슴에 와 닫는다.
박혜경 (경북의성) <산타 옮기기 작전> 단순한 스토리지만 성탄절에 들려주는 참 따뜻한 얘기다. 새들이 벤치에
잠들어 있는 산타를 물어 옮겨서 꼬마의 소망을 이루게 한다는 발상은 기발하고 참신하고 환상적이기도 하다.
동시나무의 숲
오순택 (71 고흥)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 굴리는 것은 앞으로가 아니고 뒤로다. 바퀴가 굴러온, 그래서 바퀴에
감긴 길을 실뭉치 풀듯 푼다는 발상 속에 우리의 생을 돌아보게 하는 후경(숨은 뜻)을 숨기고 있다.
김갑재 <배추묶기> <노루귀>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연이 주는 삶의 의미와 지혜를 절제된 시어 속에 녹여낸
작품.
김미혜 (53 서울) 지난해 <토요동시교실> 출강을 갔을 때 선생님의 작품 ‘아빠를 딱 하루만’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면서 참 많은 사연을 쌓았던 일이 떠오른다. <감 하나> 우리에겐 그냥 감 한알인데 새들에겐 나누어 먹고
두고두고 먹어도 여분이 있는, 우리의 작은 배려가 때론 누구에게는 얼마나 큰 은혜가 되는지... 참으로 긴 여운
을 남기는 작품이다.
김이삭 (56 경남거제) <위인천국> 김이삭 선생님은 생활밀착형 동시를 아주 실감나고 맛깔스럽게 잘 쓴다.
<향기엘리베이터> <바이킹 식당> 이번의 <위인천국>도 그렇다. 생활이 시가 되고 주위의 모든 현상을 시화
시키는 아주 좋은 시인의 눈을 가졌다.
박상분 (51 충남예산) <한국사람 다 되면> 다문화가정의 어려움과 희망을 손에 잡힐 듯 밀착된 시선으로 보고 있다.
<마중> 계절의 오고감을 인간사에 비추어 쉬운 시어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박승우 (51 경북군위) <참새 예보관> 농약예보관이란 재미있는 발상에서 미물까지 귀히 여기는 박애정신과 <소금
쟁이 이야기>에서는 소금쟁이의 이름과 특징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한편을 만들어 냈다.
백우선 (60 광양) <잘 맞는 우리> 이런 소재도 시가 되는 구나! 아무 생각없이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행위를 시로
만들어 내는 시인의 눈이 놀랍다. 존재간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신지영 (39 서울) <운동화 한 켤레> 손자에 대한 사랑이 가슴 뭉클해 진다. <괜찮아> 동시의 지평을 한 껏 넓힌
소재와 내용.
심인섭 (66 평택) <매미소리><여름논> 자연현상을 쉽게 재미있게 고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자연과 자꾸만 멀어
지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이런 얘기를 부단히 들려줄 책무가 있을 듯.
양인숙 (58 광주) <신호탄>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 새겨 두어야할 사실을 시화하여 각인시켜 준다. <바위에 새긴
마음> 먼 옛날 석공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깊은 성찰이 돋보인다.
이묘신 (46 이천) <한글 떼고 났더니> 재미있고 짧은 글 속에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아무리 놀려대도> 봉사의
즐거움, 그 즐거움에서 오는 온기야말로 온누리 평화의 원동력.
이봉직 (48 충북보은) <높은 습관> 자연은 최고의 경전. 다만 우리는 그것을 해독할 눈과 지혜가 없을 뿐. <딱따구리
엄마> 지극한 모성애를 딱따구리의 습성으로 차별화된 묘사가 돋보인다.
이창건 (62 철원) <슬픔에게> 감성적이면서도 촉촉이 젖어드는 서정이 매우 뛰어나다.
제목이 ‘슬픔에게’이니 셋째, 네째, 여덟째 줄 ‘슬픔’을 빼고 여섯째 줄 ‘슬픔에게’는 ‘너에게서’로 바꾸어 읽어
보는 쓸데없는 짓도 해 본다.
정명숙 (50 충북증평) <개미가> 섬광처럼 스치는 역발상의 깨달음. 그것을 꼭 붙잡는 직관이야말로 동시 쓰기지,
암 그렇고말고.
동화나무의 숲
강순아 (울산) 강순아선생님, 일전에 진하에서 뵙고 여기서 또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딱, 한 개만>은 정말 감동.
글로벌한 배경설정, 주제, 개연성 등이 빈틈없다.
강 안 (53 임실) <작은 거미야, 어딨니?> 시의적절한 풍자가 읽는 사람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
권영호 (60 경북의성) <행복이와 허수아비> 방하착, 마음을 비우면 행복해 진다는 무거운 철학적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단순명료하게 풀어낸다.
김혜선 (44 서울) <공찬아 공찬아> 마지막 반전에 미소가 절로 묻어난다. 담백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주제이다.
박현숙 (51 충남 공주) <황소이발소의 마지막손님>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조손간의 갈등과 화합, 정 등.
마지막 클라이맥스의 반전은 감동적이다. 형식면에서도 발단과 전개, 갈등, 크라이막스, 반전 결말 등. 마치
동화 쓰기의 표준을 보는 듯하다.
보 린 (40 제주)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와우!! 아이들 놀이 동요 한편으로 이렇게 멋진 동화 한편을 짓다니.
읽어 갈수록 팽배하는 긴장감, 결말에 대한 궁금증. 아이들이 얼마나 손에 땀을 쥐고 읽었을까? 그런 점에서
대단히 성공한 작품.
손연자 (67 서울) <그 나무가 웃는다> 우리는 아름답고 순수한 얘기를 만나면 한편의 동화 같다고 한다. 정말
한편의 동화를 만났다.
안학수 (57 충남공주) 선생님의 「하늘까지 75센티미터」는 정말 감동이었죠. 수많은 수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을 겁니다.
<황매화 피는 길> 잔잔한 울림이 있는 작품이다. 남은 자들의 슬픔은 떠난자와 같이한 시간과 비례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령이의 슬픔이 가슴에 와 닿는다. 또한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과 성찰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이병승 (47 서울) 저는 선생님의 작품을 아주 좋아합니다. 발랄하고 참신한 이미지가 아주 많이 아이들의 속성에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번에 메일을 주고받은 인연도 있지요. <아빠와 베트멘> 역시 재기발랄한
작품이다. 그 재기발랄함 속에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작가의식을 담고 있다.
임정순 (43 서울) <제우스를 찾아 주세요> 작가는 특권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얘기를
작품을 통해 뭐든 할 수 있는 특권. 세상의 온기는 낮고 그늘진 곳에서 피어난다는 것. 화려하고 풍족함
속에서는 오히려 비정함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세상에 대한 풍자가 날카롭다.
장문식 (65 전남화순) <별똥별> 한편의 수채화 같다. 요즘도 이런 동화를 쓰시는 분이 계시다는 게 고맙고
다행스럽다. 되도록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정진숙 (59 충남공주) <몽당연필의 키는 어디로 갔을까> 판타지는 상상력을 극대화 시킨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것, 그러면서도 합리성을 담보하면 금상첨화다. <몽당연필...>이 그런 작품이라 하겠다.
수록된 작품들을 일별해 본 결과 소재, 형식, 내용, 문장들이 정말 다양하고 개성이 넘친다.
어느 종합공모전에서 시, 등 다른 장르를 재처 두고 동시를 대상으로 뽑은 심사위원께서 심사평에 '동시는 문학의 정수‘라고 했다. 동시뿐이겠는가! 여기 수록된 동화들도 문학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다.
아주 드문 일이긴 하지만 아동문학을 소년취향의 함량미달의 문학쯤으로 왜곡하는 일부 몰지각한 문학인들에게 이 책
을 읽어보라고, 읽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따지고 싶다.
어쨌거나 위의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나만 살짝 보기 위한 참고용으로 만든 것이다. 어쭙잖은 촌평으로 비취 질까 염려
스럽다. 고운님들을 만나 뵙기 위한 전지작업 정도로 여겨주시고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게 겨울호의 모든 작가 선생님
들이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다.
재미로 작가들의 분포를 분석해 보면
출생지역별로는
서울 : 6 명
경기 : 2 명
강원 : 1 명
충북 : 2 명
충남 : 4 명
전북 : 2 명
전남 : 4 명
경북 : 2 명
경남 : 1 명
울산 : 1 명
제주 : 1 명
겨울호의 특징은 서울이 유난히 많고 부산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성별로는
남자 : 13 명
여자 : 15 명 균형을 맞춘샘이다.
년령별로는
70대 1명
60대 8명
50대 9명
40대 6명
30대 1명이다.
4,5,60대가 절대 다수이다. 참고로 가을호에는 40이하가 3분의 2를 차지했고 20대가 한 분 있었으나 이번에는 없다.
가을호나 겨울호의 필진을 분석하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우리 아동문학만큼 장르 구성원의 년령대가 고르게 분포
되어 있고 성별에서도 균형을 맞춘 단체는 없다는 것이다.
년령대가 가장 높은 장르는 <시조>, 그 다음이 <수필>. 그리고 <시>, <소설>, <아동문학> 순이지 싶다.
올해는 아동문학의 따뜻한 기운이 전국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골고루골고루 퍼졌으면 좋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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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머나~! 대단하세요, 선생님..
겨울호를 완벽 분석하셨네요. ㅎㅎ 지역별 연령별 인원분석에 작품 분석까지...
<열린아동문학>을 향한 선생님의 찐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토욜 뵐게요. ^^
수정/ 박성우가 아니고 '박승우'이고요, 박현숙 샘은 '부산'입니더. 고로 부산 '전무'아닌데예
박성우는 박승우 고쳤음데이. 충생지역별로하니 박현숙샘은 충남 공주이군요. 남촌샘 고맙습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