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무덥고 긴 여름이
땀국 저린 삼베 잠방이 걸치고
심술궂게 놀다간 들녘
키 큰 옥수수 밭
넉넉한 청포 자락 그늘에 묻혀
게으른 낮잠 즐기던
가을바람
어느새
억새풀 헤집고
저녁연기 모락모락 이는 마을로 치달아
투박한 감 잎 새 곱게 찧어
붉은 저녁노을을 띄우고
이슥한 밤 숨 죄면서
초가지붕에 하얀 박꽃
초롱초롱 피우고는
북녘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네
천일홍 꽃아
뜨락에 붉은 천일홍 꽃아
올해도 송이송이 피었구 나
‘불변, 매혹’의 꽃말처럼
보고 또 보아도 매혹적이네
이름처럼 천 날을 피리라는
소망으로 함께 살아왔는데
홀연히 홀로 가을을 따라가는 가
아린 맘 삼베저고리 깃 부여잡아도
뿌리치고 떠난 미운 꽃
핏빛 머금은 천일홍 꽃아
너,
하늘 정원에서
십자가 핏빛으로 다시 피어나 리
영생의 꽃으로
2022. 08. 01
아내 소천 7주년을 맞아
명지대 영어영문학과
옥천군청지방사무관
쉴만한물가작가회 부회장
한국문협서정문학연구위원
세계문학회 회원
쉴만한물가작가대상 우수작가상
세계문학 시창작대상
카페 게시글
제2호 한국가을문학 원고
[시]
[쉴만한물가]정수영-가을바람
강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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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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