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공간 18.1월에 수정 발표된 2편
제일떡집 아지매
백 절편 볼떼기, 거짓 없이 웃기
꿀떡, 콩떡, 시루떡, 가래떡 떡하니 차려놓고
손 크게 떡 떼 주는 구포시장 제일떡집
파는 건지, 주는 건지 사람 끓는다
이 집 떡 젤 맛있어, 에 한 넙데기
오랜만이에요, 에 한 움큼
당뇨 땜에 떡 못 먹어요, 에 현미 가래떡 한 줄
한 번 본 사람 잊지 않고 기다리는 백절편 눈웃음
성이 나고 허리 아프고 갈 길 바빠도
들 길 날 길 트이고 떡 떡 오간다
길을 막던 유모차며 지팡이며 보행 보조기
공떡에 미안해서 얽힌 길 푼다
지하철이나 버스 자리 앞에서야 서로 눈치 보는 사이
제일 떡집 앞에서는 다투어 하나 드오, 권하고 본다
돈 받으소, 천 원 한 장 내밀었다가
안 받으몬 말고, 도로 집어넣는
노인의 큰소리에 체면이 없다
정말 귀한 보물은 금고에 가두어두지 않는 법
국보처럼, 훈민정음처럼 펼쳐두는 법
떡 떡 오다가다 맛있는 떡 집어먹는 제일떡집
세간의 친절은 아지매의 눈웃음에 못 미치고
세간의 정치는 맛도 청결도 이 떡판에 못 닿는다
사지 않고 지나치더라도 눈짓만은 남기고 가는
제일 떡집, 들 길 날 길 빤히 내놓은 고운 백설기
넉넉한 지구
땅은 넓다
혼자 살지 않겠다면
먹을거리 넘친다
혼자 먹지 않겠다면
얼마든지 잠 잘 집 있다
혼자 눕지 않겠다면
지구는 넉넉하다
혼자 사랑하지 않겠다면
첫댓글 구포시장 제일떡집이 눈에 선합니다...
맘 먹기에 따라서 넉넉한 지구
넉넉한 세상이겠습니다 ㅠ ㅠ
가끔은 지상에 혼자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발적 외로움이겠습니다...
오늘 제일 떡집을 흘깃 지나쳐 오며 얼마나 오래 들락거려야 저리 푸짐하게 쓸 수 있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