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일을 맞이하여-2023년
2023. 2. 4(토) 쾌청한 오늘은 입춘일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고양시는 영하3.3도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금년 동장군은 입춘일이라고 해서
그 기세를 많이 누그러뜨렸습니다
입춘이라니 생각나는 글귀가 있습니다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건양다경
원뜻은 "萬相立春大吉, 地萬建陽多慶
만상입춘대길, 지만건양다경"일 것입니다
만상과 지만이 생략된 글이지요
즉
모든 것은 봄에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땅의 모든 것은 따뜻한 볕을 받아 경사스러운 일이 많으리라
그런 뜻의 축원문 기원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통 입춘축(立春祝), 입춘방(立春榜),
입춘서(立春書) 등으로 부르며
이 모두를 보통은 입춘첩(立春帖)이라고 합니다
옛날부터 천지창조시대
하늘과 땅이 서로 갈라진 날을 입춘일이라 하여
그 해의 시작으로 했다고 합니다
그 입춘일이 되면 대궐에서 조회를 하며
신하들에게 글을 짓게 하여 좋은 글을 뽑아
궁궐 곳곳에 붙였던 것이 민간에 까지 이어진 것이지요
이 입춘첩은 조선시대 최고로 무능했던 선조대왕 재위시
아침 조회때 미수 허묵이 입춘대길을 써 올리자
우암 송시열이 건양다경이라고 써서 올린 것이 뽑혀서
대궐 곳곳에 붙여진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보통 입춘 당일에 시를 맞추어 붙여야 효험이 있다고 하여
입춘첩을 미리 준비하였다가 당일 시를 맞추어 붙인다고 합니다
금년 입춘시는 11시43분이였다고 합니다
나야 본디 흙수저라 붙여본 적이 없지만
길을 가다가보면 그럴듯한 한옥 대문이나 문설주 시렁에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고 써붙인 걸 보게 되지요
집안을 들어가 보면 가끔은 집안 대들보 천장 등
여러 곳에 붙이는 사례도 있지요
요즘은 고층빌딩 공장건물 등에도 붙이는 모양입니다
그 외에도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우순풍조 시화연풍(雨順風調 時和年豊)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등을 입춘첩으로 붙였는데
다 좋은 뜻이지요
보통 입춘일에는 오신채(五辛菜)를 먹었는데
한문 그대로 말하면 다섯가지 매운나물이지만
아마도 똑 쏘는 맛과 향을 가진 나물을 뜻하는 것일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파 마늘 달래 부추 고추냉이 생강 겨자 갓
무순 미나리 등이 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만
내가 알지 못하는 나물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노란 싹이나 새순으로 나온 나물을 가운데 두고
동서남북으로 청적흑백색이 나는 나물을 두르고
신하들과 나누어 먹은 것은 제발 싸우지들 말고 화합하여
나라를 잘 경영해달라는 임금의 의지가 담겨 있을 것이고
일반 가정에서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의미하며
궁극의 뜻은 가정의 화목이 아닐가 생각됩니다
길은 걸어가 보아야 알게 되고
산은 올라가 보아야 험한 줄 알게 되듯이
사람은 겪어 보아야 알게 되고
긴 세월이 지나가 보아야
그 사람의 마음도 엿볼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오래보고 사귀어야 그가 진정한 친구인지
참된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월의 조각들이 하나하나씩 흐른 뒤에야
우리의 현재 삶이 늦은 것인지
혹은 이른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가정도 사회도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입춘일을 맞아 모든 사람들이 조급증을 멀리하고
기다리고 뜻을 헤아리는 조상님들의 지혜를 받아들여
입춘첩같은 희망을 줄 수 있는
각자의 서원 하나쯤은 하였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내 자신과 가정과 사회와 나라가
안녕과 번영을 길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아무쪼록 추위가 점차 가시고
실바람에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코로나 정국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깃들어
저마다 함박웃음꽃이 피어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님들
“입춘대길 건양다경하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