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의 “Going to Him! Happy letter!”라는 시와 제 번역 및 해설을 올립니다. 혹시 이런 연애편지 쓰신 적 있으신가요? 아무 때고 핸드폰 문자로 하트 뿅뿅 날리는 요새 젊은이들도 이런 편지 쓸까요?
Going to Him! Happy letter!
Tell Him—
Tell Him the page I didn't write—
Tell Him—I only said the Syntax—
And left the Verb and the pronoun out—
Tell Him just how the fingers hurried—
Then—how they waded—slow—slow—
And then you wished you had eyes in your pages—
So you could see what moved them so—
Tell Him—it wasn't a Practised Writer—
You guessed—from the way the sentence toiled—
You could hear the Bodice tug, behind you—
As if it held but the might of a child—
You almost pitied it—you—it worked so—
Tell Him—no—you may quibble there—
For it would split His Heart, to know it—
And then you and I, were silenter.
Tell Him—Night finished—before we finished—
And the Old Clock kept neighing “Day”!
And you—got sleepy—and begged to be ended—
What could it hinder so—to say?
Tell Him—just how she sealed you—Cautious!
But if He ask where you are hid
Until tomorrow—Happy letter!
Gesture Coquette—and shake your Head!
그이에게 가려는구나! 행복한 편지야!
그이에게 가려는구나! 행복한 편지야!
그이에게 말하렴—
내가 쓰지 않은 페이지에 관해서도 그이에게 말하렴—
말하렴—내가 단지 구문만 말했다고—
그리고 동사와 대명사는 빠뜨렸다고—
그이에게 말하렴 손가락들이 얼마나 서둘렀는지—
그런 다음—그것들이 얕은 물길 걷듯 얼마나—느리게—느리게 걸었는지—
그러고 나선 네가 너의 페이지에 눈이 달렸다면 하고 바랐다는 것을—
그래서 무엇이 손가락들을 그렇게 움직이게 하는지 볼 수 있도록—
그이에게 말하렴—문장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숙련된 작가가 아니라는 걸—네가 짐작했다고—
네가 너의 뒤쪽에서, 보디스가 당겨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마치 그것이 단지 어린아이의 힘 정도만 지탱하고 있어서—
네가 그것을 거의 가엾게 여길 정도였다고—네가—그것이 그렇게 일했다고—
그이에게 말하렴—아냐—넌 거기에서 얼버무려도 돼—
그게 그이의 가슴을 찢어놓을 테니까, 그것을 아는 것이 말이야—
그러면 너와 나는, 침묵하는 자가 되는 거야.
그이에게 말하렴—우리가 끝마치기 전에—밤이 끝나버렸다고—
그리고 낡은 벽시계가 계속 울어댔다고 “데이”라고!
그리고 네가—졸려서—그리고 제발 끝마쳐 달라고 애원했다고—
무엇이 가로막을 수 있겠니 그렇게—말하는 것을?
그이에게 말하렴—단지 그녀가 너를 얼마나—조심스럽게 봉했는지!
하지만 네가 다음날까지 어디에 숨겨졌던 건지
그이가 묻는다면 말이야—행복한 편지야!
교태 지으며 몸짓하렴—그리고 머리를 가로저으렴!
[해설]
재치 넘치고 재미있는 시이다. 화자가 밤새도록 연인에게 편지를 쓰는 데 매달렸고 이제 막 그것을 완성하여 봉하려는 극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화자는 자기가 쓴 편지에게 당부의 말을 건넨다. 수신자인 “그이”에게 가서 이런저런 말을 전하라는 것이다. 그 편지는 행복하다. 왜냐면 곧 그를 만나게 될 것이므로. 화자는 그 편지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말—동사와 대명사, 아마도 ‘love you’—을 감히 쓰지 못했다. 화자는 그것을 자신과 편지만 아는 비밀로 하고 침묵하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 편지를 쓰는 손가락들은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했지만 대체로 서툴렀다. 긴장한 채 애를 쓰는 바람에 속옷이 당겨져 소리가 났다. 그런 모습이 가엾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온밤을 지새버렸다. 그러는 동안에 벽시계가 “데이”(Day, 낮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만 벽시계가 Ding하고 종을 치는 소리를 연상시키기도 함)라고, 즉 그러다간 “낮”이 되겠다고 소리쳤다. 마지막 네 행이 특히 재치 있다. 그녀는 그 편지를 너무도 소중하게, 조심스럽게 봉인했다. 아마도 키스와 더불어. 화자는, 수신자가 편지에게 완성되고 나서 다음날 부쳐지기 전까지 어디에 간직되었는지 묻는다면 “교태 지으며” “머리를 가로저으라”고 말한다. 그녀가 그것을 가슴에 품고 있었으므로.
첫댓글 ㅎ 인생에 만약~은 없지만, 이런 연애 편지를 썼다면 어땠을까요? 매정한 거절 뿐이었으니...이제라두 반성해요. 날마다 나아지고 싶습니다.
'동사와 대명사는 빠트렸다고'가 그것이었군요. 저라면 '끝내 쓰지 못한 동사와 대명사가 있었노라고'라고 해서 독자들에게 힌트를 좀 주겠어요. ^^
제가 썼던 스물한 통의 (아마도 연애) 편지가 떠오르네요. 뭐라고 썼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요. 하지만 그때의 저도 동사와 명사는 빠뜨렸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