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연령 ‘40세’로 낮춘 은행권…구조조정 본격화
연말이 되자마자 대규모 인력 감축이 다시금 시작됐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확대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게티이미지
조직 안에서는 이전과 전혀 다른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세대교체의 순간’이 도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희망퇴직, 더 빨라지고 더 젊어졌다
가장 먼저 연말 조직 정리에 나선 곳은 NH농협은행.
지난 2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 연령이 40~56세로 크게 낮아졌다.
과거에는 ‘50대 중후반 직원들의 선택지’였던 희망퇴직이,
이제는 만 40세 직원, 경력 10년 차 중간 관리자급에게까지 내려온 것이다.
“한 번 퇴직을 허용하기 시작하면 매년 실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털어놓는다.
◆왜 ‘젊어진’ 희망퇴직인가…인력 구조 리셋의 시대
은행권 인력 조정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DX)’ 이다.
AI 챗봇, 음성봇, 자동 심사 시스템, 로보어드바이저, 자동 대출 시스템이
각종 단순·반복 업무를 흡수하면서 기반 업무는 급속도로 사라지는 중이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계층형 관료 조직보다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연봉이 높은 40대 중년 관리자층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이 작용
디지털 전환이 인력 수요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연령이 40세까지 내려온 것은 중간 관리자층 축소 전략”이라며
“연공 중심 조직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AI와 자동화가 단순·반복 업무를 대체하면서,
은행들은 더 이상 기존 인력 규모를 유지할 수 없다.
수익성 둔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몸집을 줄이는 전략이다.
◆전문가들 “경력 15~20년차=비용 대비 효율 낮은 중간층”
실적이 좋을 때 구조조정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다.
위기를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반 직무 역량 중심 채용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3~5년 사이 더 큰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게티이미지
은행들은 전체 인력 축소가 아닌 구조 재편을 하고 있다.
젊은 디지털 인재를 늘리고, 비용이 높은 중견 인력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조직 충성보다 ‘커리어 이동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중심 모델이 정착되면서 기존 점포 중심 구조는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평생직장’의 종말…금융권 인력 지형이 뒤집힌다
금융권 인력 재편은 단기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다.
실제로는 새로운 금융 산업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는 과정이다.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영업점은 사라지고, 조직은 수평 구조로 재편된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확대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3~5년 사이 더 큰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