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예장 고신 윤성헌 목사님께서 그룹지기로 섬기시는 {페북} 그룹 {개혁공감}에 2014년 8월 2일에 올렸던 글입니다.
코넬리스 반 담 <레위 제사장들 직무가 신약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직무로 이어졌다.>
구약 시대에 장로와 가르치는 직분이 분명하게 구분돼 있었다면, 신약 시대에 이르러 교회 안에 가르치는 특별한 직분인 목사가 있게 된 후로도 이러한 구분이 계속됐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명한 사실을 성경에서 별도로 언급할 필요가 없었을 것임으로, 신약의 본문을 읽을 때에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가르치는 직분과 다스리는 직분이 서로 구분됐는지 여부를 신약 성경에서만 찾아보려고 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시도일 것입니다. 신약 성경은 이러한 내용을 명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에 성경의 통일성 안에서 읽어야 하고 성경의 직분을 알려고 한다면 기독교회의 첫 유대인 신자들이 직분을 어떻게 시행했는지 추정해 보면서 구약 성경에서 말하는 배경 지식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신약성경을 읽다 보면, 바울 사도께서 로마서 15장 16절에서 “이방인을 위해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 돼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무를 하게 하사 이방인을 제물로 드리는 그것이 성신 안에서 거룩하게 돼 받으심직하게 하려 함이라.”고 말했던 그 직무가 아주 중요하게 부각됩니다. 이 구절에서 바울 사도께서는 ‘복음 설교를 제사장 직무’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구약에서 제사장들이 하나님 말씀을 백성에게 전하는 직무를 맡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바울 사도께서 이렇게 ‘복음 전파 직무를 제사장적 직무’로 설명하는 것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바울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심으로써 ‘레위 제사장들 직무가 신약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직무로 이어졌다.’고 말하려고 하신 것입니다. 사도의 직분처럼 일시적이고 특수한 직분을 제외하면,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감당하는 일상적인 직분은 우리가 “가르치는 장로”, 혹은 “말씀 사역자”라고 부르는 ‘목사’ 직분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사야 선지자께서 말씀하신 예언의 내용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께서 이사야 66장 19절~21절에서 ‘이방인이 교회에 들어올 일’을 예언하시면서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일부를 택해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되게 하실 것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되게 하신다.”는 이 표현은 복음을 전하는 목사들 외에 다른 의미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오늘날 목사들은 구약의 제사장과 레위인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제사장적 직무라는 점’을 성경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과 그분 백성을 화목하게 하는 사역을 집행했습니다. 그는 제사를 드리고 율법을 가르치며 복의 선언을 함으로써 그 일을 수행(신 10:8. 33:10)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화목의 사역을 사도들과 그 조력자들에게 맡기셨습니다.
바울 사도께서는 고린도후서 5장 18절~20절에 이렇게 기록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주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신과 화목하게 하시며 저희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 이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사신이 돼,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너희를 권면하시는 것같이 그리스도를 대신해 간구하노니,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 이 본문을 가지고 지금 우리가 다루는 주제에 비춰, 세 가지로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로, 구약 교회처럼 신약 교회에서도 화목하게 하는 직책이 있었습니다. 이 직책은 하나님과 인간들 사이에서 죄로 잃어버렸던 평화를 회복하는 직책(롬 5:1,10. 골 1:19~20)입니다.
둘째로, 화목하게 하는 이 직책은 구약에서는 제사장들에게 맡겨졌습니다. 그런데 신약에 이르러서는 교회에 바울 사도와 그의 조력자들과 같은 ‘그리스도의 사신’들로 존재하던 이들에게 위임이 됐습니다.
셋째로, 고대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이 하나님 말씀을 그분 백성에게 가르치고 설명해 줄 때에 하나님을 대신해 행하고 말했던 것처럼 신약 교회에 있는 하나님의 사신들도 그리스도께서 주신 권위를 가지고 하나님을 대신해 말합니다. 이러한 사신들은 하나님을 위해 말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대신해 ‘마치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권면하시듯이’(고후 5:20) 말합니다.
그러한 사신으로서 직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목사”, 혹은 “가르치는 장로”라고 부르는 직분입니다. 이 직분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을 맡은 사람’입니다. 본문에 사용된 헬라어는 ‘중요한 소식을 선포한다.’는 의미(롬 10:14~15. 딤후 4:2)를 담고 있습니다.
선포하는 이 일의 중심에는 하나님 말씀이 있으며, 사도행전 6장 2절에서 사도들이 다음과 같이 딜레마를 제기한 데서도 이 점을 분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을 제쳐 놓고 공궤를 일삼는 것이 마땅치 아니하니,” 설교란 화목의 말씀을 공적으로 베풀어 주는 일(고후 5:19)입니다.
* 코넬리스 반 담 {성경에서 가르치는 장로} 김헌수, 양태진 역 (서울: 성약출판사, 2012) 174쪽~177쪽.*
*** 제가 <레위 제사장들 직무가 신약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직무로 이어졌다.>로 제목을 지은 이 글은 {성경에서 가르치는 장로}에서 <두 가지 직분: 가르치는 장로와 다스리는 장로>라는 소제목 아래 있는 글입니다. 개혁 교회가 신앙고백으로 삼는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은 제5계명을 해설하면서 ‘목사직’을 교회에서 ‘높은 지위’에 속하는 직분으로 가르치건만, 종교개혁자들 ‘만인제사장론’을 오해한 나머지 ‘목사의 직분’을 ‘구약 레위인의 직분과 같은 지극히 영예로운 직분, 지극히 존귀한 직분’으로 여기지 않으시는 분들, 이른바 “개혁 교회 목사”님들이 계셔서 올립니다. ***
*** 다음은 {성경에서 가르치는 장로}에 적힌 지은이 소개입니다.***
코넬리스 반 담(Cornelis Van Dam) 교수는 1946년에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고, 1952년에 부모와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다. 윌프리드 라우리어대학(Wilfrid Laurier University)에서 고대 근동학을 전공한 후에 필라델피아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1 년 공부했고(1968년~1969년), 하밀톤에 소재한 캐나다 개혁교회 신학대학을 졸업했다(1971년). 토론토대학에서 신학 석사를 받은 후에 네덜란드 캄펀신학대학(해방)에서 “우림과 둠밈: 구약 계시 한 방편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1986년). 1971년에 목사로 임직된 후에 세 교회에서 목회했고, 1981년부터는 2011년까지 30 년 동안 캐나다 개혁신학교(Canadi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구약학을 가르쳤다. 그 사이에 캐나다 개혁교회 기관지 {클래리온Clarion} 편집인으로 일하면서 이 잡지와 주요 신학 사전에 글을 수백 편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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