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준 칼럼]
씨앗 뿌림의 이치
결실의 계절이 되었다. 비록 폭염으로 인해 여느 해보다 농사짓는 것이 더 힘들었지만, 9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그래도 계절의 시계 바늘은 어김없이 돌아간다. 밤송이가 터지고 잘 익은 알밤이 땅으로 톡톡 떨어진다. 대추가 맛나게 익어가고, 감도 예쁘게 익어간다. 벼 이삭은 고개를 숙이고 머지않아 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일 것이다. 우리네 삶의 보금자리인 자연은 우리를 품고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늘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씨앗 뿌림의 이치’이다.
첫째는 ‘심으면 거둔다’는 것이다. 한 알을 땅에 심어서 싹이 나고 자라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거둔다. 콩 한 알을 심으면 거기서 한 움큼의 콩을 거둔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그런데 앞날을 바라보지 못하고 눈앞의 일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나 농사일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씨앗을 땅에 심는 것을 보면서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귀한 씨앗을 버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농부는 알고 있다. 이 씨앗에서 싹이 나오고 자라서 풍성한 결실을 거두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소망을 품고 기쁨으로 땅을 파고 씨앗을 심는 것이다. 심지 않으면 거둘 수 없다. 결실 거두기를 바란다면 좋은 씨앗을 열심히 심어야 한다.
두 번째는 ‘심는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했다. 선한 씨앗을 심으면 선한 열매를 거두고, 악한 열매를 심으면 악한 열매를 거둔다. ‘하나님이 의로운 사람에게는 복을 주시고 악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신다’는 상선벌악(賞善罰惡)의 응보 원칙이 성경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불경에서는 ‘선한 행위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악한 행위는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 온다’는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의 인과율을 가르친다. 모름지기 세상을 살면서 선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
세 번째는 ‘심은 만큼 거둔다’는 것이다.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두고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둔다. 그러므로 힘써 선한 씨앗을 많이 심어야 한다. 그리하면 선한 결실을 많이 거두게 된다. 들어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다.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받고, 그 사람의 인생 곳간이 선한 보화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이러한 씨앗 뿌림의 이치를 알고 따르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고 현명한 사람이다. 반면에 이러한 이치를 거스리며 사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고 어리석은 사람이다.
‘심으면 거둔다.’
‘심는 대로 거둔다.’
‘심은 만큼 거둔다.’
부모는 자녀에게 ‘소망을 품고 선한 씨앗을 심으며 거기서 선한 열매를 거두는’ 본이 되어야 한다. 어른은 젊은이에게 그러한 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들을 비롯하여 우리 사회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마땅히 소망을 품고 힘써 선한 씨앗을 심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국민들과 함께 꿈을 꾸며 열심히 좋은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을 비롯하여 정치인들과 우리 사회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가? 연일 상식과 염치와 양심을 내팽개치고 안 좋은 씨앗을 마구 뿌려댄다. 거기서 어떻게 좋은 결실을 거두게 되겠는가.
하루빨리 상식과 염치와 양심을 회복하고 내일을 생각하며 열심히 선한 씨앗을 많이 심어야 한다. 그리하여 선한 결실을 풍성히 거두고 온 국민이 즐거이 노래하며 춤추는 그런 날이 오도록 해야 한다.
출처 : 아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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