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을 갓 졸업하고 첫 발령지를 모교에서 시작해 교단에 선지 25년 , 이제는 교감의 소임을 안고 모교로 다시 선 그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화합할 줄 아는 지도력으로 ,존경받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고향사랑 후배사랑을 실천해 가고 있는
이주영(연지 대덕중 26회)대덕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을 만났다>
<이주영(연지 대덕중 26회) 대덕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
겨울을 재촉하는 서리가 밤새 하앟게 내렸던 늦가을 오후, 실로 오랜만에 초등학교 교정에 발을 들였다.
날은 차갑지만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강렬했다. 약속 시간이 10여분 정도 남아 있어 운동장 귀퉁이에서 해찰하듯 싸복싸복 바람과 거니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건물 밖으로 우루루 쏟아져 나왔다. 모두들 등허리깨에 가방을 메고는 참새 떼 마냥 조잘거리며 하교를 서두르는 아이들,
그네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뒤로 하고 교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남은 잡무를 갈무리하다 말고 반갑게 필자를 맞아 주는 이주영 선생님의 따뜻한 환대에 인터뷰 시작부터 기분 좋은 설렘이 찾아들었다.
첫 인사는 대덕 초등학교가 대한민국 청소년 국악제에서 국악 오케스트라 부분 금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진심어린 축하의 말로 시작됐다.
그녀에게 수상소감을 물으니 엄격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편안하고 인자한 미소로 말문을 열었다.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대덕인 모두가 축하받을 일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음악적 소질이 뛰어나지요, 한때 우리 학교는 사물놀이와 합창으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어요.
작년 9월 교육부 지정 국악 학생 오케스트라가 결성된 후 어렵고 힘든 연습과정을 잘 이겨내고 즐겁게 연주하는 우리 어린이들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 그녀는 사뭇 상기된 표정으로, 열정적으로 지도 해주신 선생님들과 아낌없는 성원을 보여주신 학부모님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청소년 국악제에 참가한 대덕초등학교 공연 모습>
대학을 졸업하던 1987년 그는 고향의 모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스스로 '모태교사'였다고 말 할 만큼 그녀에게 교사는 천직이었다.
"저의 아버지(고 이정래 전 대덕 농협조합장 )는 초등학교 여선생님을 무척 좋아 하셨어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딸이 있으면 무조건 초등학교 선생님을 만들겠다고 하셨답니다.
자라면서 쭉 아버지 말씀에 세뇌되어 자연스럽게 이 길을 걷게 되었지요.
"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할 만큼 초임시절 이곳 대덕에서 원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배우며 가슴 뛰는 젊음을 보냈다.
열정으로 가득 찼던 그 시기에 남편인 하태석 선생님을 만나 결혼했다.
부부는 나란히 교직의 한 길을 걷고 있다. 남편 하태석 선생님은 현재 장흥읍내 중학교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 중이다.
도반(道伴)의 한 사람으로 많은 것을 이해 해주고 배려해준 남편이 항상 고맙다고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서 남편을 존중하는 깊은 마음이 느껴졌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지치고 힘든 시간들도 많았지만 학급 때문에 아버지 임종을 보지 못했던 때가 두고두고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단다.
딸이 아버지의 바람대로 교사가 되어 그것도 고향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후배들을 가르치게 되었을 때 마냥 흐뭇해하시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의 딸의 모습을 아버지가 보신다면 어떤 표정을 지으실 런지, 무척 자랑스러워 하셨으리라...
손끝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찻잔을 매만지며 숙연해진 그녀의 마음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
성공한 여성의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가 있듯 똑똑하고 반듯한 그녀의 뒤에는 조용히 딸을 응원 해주고 힘들 때 사랑의 말로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가 있었다.
8남매의 장손 며느리였던 어머니는 평생 손에서 농사일을 놓지 않은 분이셨다. 그
많은 농사일에도 자녀들에게 만큼은 다정하고 분별 있는 모습으로 자립하는 법과 남을 돕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부모님은 모두' 정직하라' '역지사지하라'' 누군가를 도울 때는 대가를 바라지마라' 등의 밥상머리 교육을 자주하셨어요."
그래서 일까. 그녀에게는 남다른 교육 철학이 있었다.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사랑하고 꾸준히 연구하며 따뜻한 접촉으로 착한 감성을 길러주는 일, 그것이 참다운 교육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고향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저는 대덕인의 저력을 믿어요, 지금도 날마다 대덕 하늘에 나부끼는 선. 후배님들의 기쁜 소식을 접하며 제 일처럼 즐겁습니다.
각자의 꿈을 가지고 지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십시오.
휴식이 필요할 때 모교에 한번 다녀가시는 것도 힐링의 좋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열정이 바탕이 된 그녀의 모습에서 후배를 사랑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지역의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도리를 못하고 이렇게 지면을 통해 뵙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고 민망합니다.
모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는 진중한 표정으로 다음 말을 이어갔다.
"신규 교감으로서 업무 추진 능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더욱 부지런히 연찬하여 모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덕초등학교 전경>
풍요속의 빈곤 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 시골도 주거환경이나 생활면에서 빠르게 변모해 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물질의 풍요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풍요도 함께 누리는 질 높은 고향을 만드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들의 몫이 아닐까... 고
향의 모교에서 스스로가 아이들의 롤 모델이 되어 어린 후배들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이주영 향우,
그녀의 모교 사랑은 그래서 더욱 빛이나 보였다. 그녀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