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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남박씨대종중은 종약 제2조에서 종중(宗中)을 "반남박씨 시조 호장공의 후손인 성년 남녀의 자연발생적 구성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이라는 시공간(時空間)의 사회적 통념과 규범에 합당한 정의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이 "성년 남녀"로 이루어지는 "자연발생적 구성체"의 절대 조건인 "반남박씨 시조 호장공의 후손"임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말하는 "후손"은 생물학적 혈통(血統)을 전제(前提)한 개념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예컨대, <갑>이라는 사람이 호장공(시조 휘 應珠)의 후손임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갑>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증명할 수 있을까, 또는 대한민국 공부(公簿)(예: 가족관계증명서)의 본관 기록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유전자 검사를 통한 증명은 이론상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으로서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그러면 공부(公簿)로 증명하면 될까요? 공부상의 본관 기록은 법적 효력은 있을지언정 그 자체가 호장공의 후손임을 명확히 판정해 주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공부상의 본관은 객관적 확인을 거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신고에 의해 등록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가족관계증명서로는 직계 존비속 3대(본인, 배우자, 자녀, 부모)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적등본(除籍謄本)을 통해 추적할 수 있는 최상위 조상도 대개 1900년 전후 출생자의 부모 세대에서 멈춘다고 합니다.)
혈통은 종적(縱的)ㆍ횡적(橫的) 연결성을 갖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생물학적 부모가 있습니다. 즉 종적으로 연결된 혈통이 있습니다. 말을 바꾸면, <갑>에서 <호장공>에 이르는 세계(世系)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수십대(數十代) 독자가 아니라면 횡적으로 반드시 형제자매가 있을 것입니다. 친형제자매든, 8촌 형제자매든, 혹은 20촌 형제자매든, . . . 말입니다. 결국 <갑>이 호장공의 후손이라면 그는 호장공의 후손 집단을 구성하는 연결망 속의 특정한 지점(좌표)에 위치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무엇으로 그걸 증명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바로 족보(세보)입니다.
족보가 없는 종중은 허상(虛像)입니다. 족보가 곧 종중이요, 종중이 곧 족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족보는 종중의 외연(外延)을 구체화한 증빙일 뿐만 아니라, 시조에서 현세대에 이르는 겨레붙이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족보 속에는 바로 종족(宗族)의 정체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반남박씨는 인조 20년(1642) 임오보를 시작으로 2012년 임진보에 이르기까지 8차례에 걸쳐 족보(세보)를 속간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종중의 '보물'인 족보에 언제부턴가 마(魔)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한글을 사용한 제8차 임진보는 그 절정을 웅변(?)하는 듯합니다. 21세기 인터넷 시대에서 족보는 이제 온 세상 사람들의 면전에 그 적나라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때가 끼고, 어울리지 않는 가면을 쓴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윤리를 저버린 듯한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숭조돈족(崇祖敦族)"을 '종훈(宗訓)'으로 삼고 있는 종중에서 '조(祖)'와 '족(族)'은 무슨 의미입니까? 누구를 '숭(崇)'하고 누구와 '돈(敦)'하자는 것입니까? 잘못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고쳐야 합니다.
그런데 모두가 족보에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아니, 겉으로는 족보에 무관심한 척하면서 사실은 자신의 직계 존비속의 방주(傍註) 기록에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또한 족보는 조상과 자신의 역사이므로 사실 대로 기록하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족보를 무슨 유치원생들의 놀이용 찰흙덩이처럼 멋대로 주무르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야말로 얼마나 이중적이고 이율배반적 태도입니까? 그러다 보니 족보는 수보를 거듭할수록 헤어지고 찢어지고 꺾어지고 부러지고 때가 묻고 상처가 나, 차마 보기 민망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한가람님, 允中님, 찬뚜님, 덕이님 같은 분들께서 간헐적으로 족보(세보)의 문제점을 지적하시고 참모습을 되찾게 하려는 아름다운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기는 하지만(그 분들의 열의와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대종중을 이끌어 가시는 어르신들 중에는 여전히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자세를 굳게 지키시려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잘못된 기록을 그대로 두면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진실로 둔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진실을 찾는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마련입니다. 때마침 '교육원'이 신설되어 "숭조돈족" 정신의 고양(高揚)을 위한 사업을 벌인다고 하니 새로운 기대를 가져 봅니다. 교육원이 진정으로 숭조돈족을 위한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행동에 들어가야 합니다. 숭조돈족은 올바른 종족사(宗族史)의 정립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종족사는 바로 족보(세보)가 그 본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대착오적인 '명문(名門)'ㆍ'국반(國班)' 운운하기 전에 먼저 족보부터 정비하여 이름에 걸맞는 품격을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한 가지 작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대종중 웹페이지에 종족사 연구를 위한 토론방을 개설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토론방을 개설하고 종사유사를 진행자로 하여 교육원 팀을 비롯하여 전자세보 심사위원, 종사전례ㆍ홍보교육 자문위원, 종보 편찬위원, 그 외에도 원하는 종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머뭇거리면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오(誤)'가 '정(正)'으로 바뀌고 급기야 진실은 영원히 묻혀 버릴 수도 있습니다. 숭조(崇祖)를 위해서도, 돈족(敦族)을 위해서도, 특히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서둘러야 합니다.
족보가 곧 종중입니다. 진실한 종중은 진실한 족보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면서 이 글을 마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족말 ○○ 근기
세보(+세적)에서 일차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사항
1. 오자, 탈자.
2. 맞춤법 및 문법 오류.
3. 한문을 한글로만 표기하여 괴상한 주문처럼 들리는 경우. 예: <계해보왈성이보유자명식이구보불록미상>.
4. 번역 오류.
5. 생졸 연대 오류(간지년 → 서기).
6. 사실과 다른 내용.
7. 앞 세보의 방주에는 없던 내용이 아무런 근거나 설명 없이 새로 추가된 경우.
8. 기타 비상식적이거나 비역사적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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