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교사인가_윤지형의 교사탐구
▪지은이|윤지형
▪ 책 크기|신국판
▪ 분 량|276쪽
▪ 책 값|13,000원
▪ ISBN 978-89-966034-4-3
▪ 분류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일반
▪ 펴낸 곳|교육공동체 벗
▪ 펴낸 날|2012년 1월 30일
우리 교육은 내부로부터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잃어버린 것일까?
학교 폭력과 왕따로 인해 자살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호들갑 떨지만 결국 교사의 무능과 교권 추락의 결과라는 허망한 소리뿐이다. 학력 사회와 ‘입시 경쟁’이라는 국가적 폭력 속에서 아이들이 자행하는 학교 폭력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고 병든 사회 속에서 학교와 아이들은 결코 온전할 수 없다.
그러나 국가, 사회라는 거대한 구조적 폭력을 탓하고만 있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1만 1천여 학교에는 초 ·중 ·고 700만여 명의 아이들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
생명의 나무로 서 있는 ‘교사’를 인터뷰하다
이 책은 지난 2002년과 2005년 두 해 동안 월간 《우리교육》에 〈윤지형의 교사탐구〉라는 꼭지로 연재한 내용과 2009년과 2010년 새롭게 인터뷰한 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더불어 길게는 10여 년이 흐른 지금, 당시 교사들의 열정적인 삶의 모습이 어떻게 전개되어 변화 · 발전했는지 당사자들이 직접 쓴 편지를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저자인 윤지형 교사는 우리 교육의 희망을 ‘교사’에게서 찾고자 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교사들을 인터뷰한 것도 실은 교사들을 통해 겨자씨만 한 희망이라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열세 명의 교사에게서 그가 찾고자 했던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 것일까?
나는 ‘선생들’ 집단은 믿지 않지만 삼천리강산 곳곳의 학교와 교실에 숨어 있을 ‘선생님’은 믿는다. 이건 억설臆說이 아니다. (……) 요컨대 나는 내 가까운 주위에서만 해도 무수한 아름다운 ‘선생님’을 본다. 그 선생님 하나하나 속에서 또한 한량없는 ‘인간’을 보기도 한다. 이건 행복한 일이다. ‘교사 이야기’를 통해 나는 바로 그 ‘선생님’과 그 ‘인간’을 만나 나갈 작정인 것이다. 그들은 도처에 다양한 얼굴로 존재한다. 21세기 독립군, 열혈 지사, 혁명가의 얼굴을 하고 있는가 하면 샌님 같은 선비, 눈빛 맑은 구도자의 얼굴을 하고도 있다. 만능 재주꾼에 약방 감초가 있는가 하면 산 같고 바다 같은 호인도 있으며 섬세한 예술적 영혼의 소유자도 있고 겸손하고 부지런한 상머슴의 풍모를 지닌 이도 있다. 내가 손을 내밀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어렵지 않게 그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교육의 희망을 묻는 사람이라면 필경, 지금 이곳에서 생명의 나무로 서 있는 ‘교사’에게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혁명가, 눈 맑은 구도자, 예술적 영혼의 소유자……
이 책에 등장하는 교사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그들의 삶과 고민을 들어 보자.
이 책은 1부 ‘어쨌든 아이들이 좋다’, 2부 ‘교사로 산다는 것’, 3부 ‘바람에 맞서거나 바람이거나’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쨌든 아이들이 좋다’ 제목처럼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주체할 수 없는 다섯 명의 교사이야기다. 임종길, 박춘애, 김명희, 이병준, 안준철 교사는 담당 교과가 다르듯이 그들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방법 또한 다채롭다. 공통점이라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한계를 극복하려 의지와 노력이다.
흰 도화지 위에 꽃을 피워 내듯 근무하는 학교마다 보리밭과 연못 같은 습지를 만들고야 마는 미술 교사 임종길. 그의 부단한 관심은 ‘환경교육’과 ‘미술 수업’의 인간학적 접목이다. 자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도시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 들꽃과 조롱박과 수세미를 심어 화단을 만드는 일은 그의 생태?환경 교육에 꼭 필요한 일이다. 이는 무한 경쟁에 내몰려 거칠어진 아이들을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마치 농부처럼 학생들 마음속에 생태적 감수성의 씨앗을 뿌린다. 그 씨앗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싹을 틔우고 조용한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그가 틈만 나면 아이들이 잘 다니는 매점 쪽 길가 나뭇가지에 쪽지를 꽂아 놓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네가 서 있는 자리에서 왼쪽으로 다섯 걸음을 가면 거기, 이름 모를 꽃이 피어 있다. 그 꽃이 바로 제비꽃이다. 그걸 눈여겨보고 잘 기억해 두기 바란다. 종길.”
- p26. 보리밭, 작은 연못, 풀벌레 그리고 미술 시간
2부 ‘교사로 산다는 것’ 교사의 삶이란 한편으로 끊임없는 배움의 길이기도 하다. 가르침의 원형을 탐구하고 삶의 본질을 깨우쳐 가는 과정을 걸어야 하는 것이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에는 함께 가야 할 아이들이 있다. 여태전, 박원식, 김흥규, 임동헌 교사를 통해 이 땅의 교사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본다.
말썽꾸러기들조차 ‘너 학생부 갈래, 임동헌 선생님에게 갈래’라고 물으면 모두 학생부를 택할 정도였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기 위해 항상 짧은 머리에 검은 양복을 입었다는 그는 한때 ‘폭력 교사’였다. 임동헌 교사는 지금 ‘청소년노동인권운동’과 학생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문계고 교사인 그의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 실습을 떠나야 하는 청소년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사회와 기업들이 청소년 노동자들에게 가하는 폭력과 착취를 목도한 그는 학교에 안주할 수 없었다. 그는 청소년 노동자의 ‘선생님’였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인 청소년노동인권운동을 통해 비로소 ‘교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짐을 싸라 해서 아이를 데리고 광주로 돌아오는 동안 전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땐 그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의 공장으로부터 아이를 빼 오는 것밖엔 걔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던 거지요.”
그때 임동헌은 그랬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에서부터 노사관계를 가르치고 모의 노사교섭 특별 활동 시간이 있다는 것, 프랑스의 고등학생들은 1학년 과정에서 ‘단체교섭의 전략과 전술’에 대해 상당 시간을 학습하고 토론한다는 것도 그는 몰랐고, 이에 반해 우리나라 학교는 노동 현장으로 갈 학생들에게 직장 예절, 전화 받기, 인사법 따위만 가르칠 뿐 노동의 가치나 노동자의 법적 권리에 대해 어떤 교육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곰곰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 p175. 한 전문계고 교사의 사는 법
3부 ‘바람에 맞서거나, 바람이거나’ 국가와 교육 당국, 학교 관리자라는 권력에 당당히 맞선 교사들의 저항과 분투를 담았다. 미술 교사이자 예술 노동자로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그 자신도 영어의 몸이 된 김인규, 0교시 폐지와 학교 학생생활규정을 개정하기 위해 분투한 조향미와 홍은영,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스스로 래디컬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계삼 교사의 이야기다.
“일제고사는 공교육 시장화의 첨병입니다. 정상적인 고교 교육은 입시 때문에 진작 망가졌고, 이젠 일제고사가 중학교에 더해 초등학교까지 망가뜨릴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우리는 무얼 하고 있는 걸까요? 일제고사 칠 때마다 싸워야 하나,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생각하면 절망이 앞서는군요.”
- p255. 래디컬한 인문주의자가 된 까닭
인간 정신이 온전하게 존립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을 가난과 결핍과 힘없음이라고 믿는 ‘교사’ 이계삼. ‘진정한 배움을 추구하는 교육기관은 존재하는가?’라는 절망적인 물음을 던진 그는 지난해 ‘교육 불가능’이라는 시대적 담론을 제기했다.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쉬 이야기하지 않으려 하는 현실에 대한 그의 응전이었고 선언이었다. 그는 지난겨울 근무하던 학교에 사직서를 냈다. 학교를 그만두는 명분은, 그 사연은 거창한 레토릭으로밖에 포장되지 않을 거라며 말을 줄이고 행동으로써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싶다고 한다.
선생님. 내년에는 선생님과 이곳 밀양에서 《오늘의 교육》 독자모임 이름으로 부산, 울산, 경남, 대구권에 있는 교사, 탈학교 청소년, 학부모, 교육운동가, 시민들이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교육 포럼을 해 보자고 했었지요. 내년 봄에는 시작해 볼까 합니다. 그리고 조성제 신부님과 함께 감물리 폐교 터에 우리가 꿈꾸는 공간을 만드는 공사가 곧 시작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제 인생이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그만두는 것에서부터 그 이후의 제 삶의 궤적들이 이 형편없는 시대에 대한, 교육 불가능에 대한 저 자신의 최대한의 응전이기를 바랍니다.
- p.273 래디컬한 인문주의자가 된 까닭
목차
1부 어쨌든 아이들이 좋다
보리밭, 작은 연못, 풀벌레 그리고 미술 시간 _ 임종길
‘담임 전문가 & 수업 예술가’를 아시나요? _ 박춘애
다시 활짝 펴질 그 마음의 파라솔 _ 김명희
‘체육의 창’으로 철학하는 한 체육 교사의 꿈 _ 이병준
멈추지 않는 ‘사랑의 오프사이드’ _ 안준철
2부 교사로 산다는 것
길은 ‘감동’과 ‘행복’으로 통한다 _ 여태전
‘모던 차일드’의 초상 _ 박원식
나는 ‘수학’한다, 고로 존재한다 _ 김흥규
한 전문계고 교사의 사는 법 _ 임동헌
3부 바람에 맞서거나, 바람이거나
그 별은 ‘교육 & 예술’ 노동으로 빛난다 _ 김인규
시인은 분투한다 _ 조향미
‘은꽃’ 선생님의 ‘기적’의 나날들 _ 홍은영
래디컬한 인문주의자가 된 까닭 _ 이계삼
첫댓글 1빠로 축하드립니다. 윤지형샘! 애 쓰셨네요. 발로 뛰고 머리 쥐가 나도록...사무국 식구들도 수고 많았네요. 열심히 읽고 열심히 홍보할게요^^
아휴~ 낭만샘! 깜놀! 막 올리고 있는 참에! ㅋㅋㅋ
이빠입니다. 벗으로 주문할까요? 아님 그냥 서점에서 구할까요? ㅋㅋ 어쨋던 수고 하셨고 정독 하겠습니다. ^^
3빠도 쳐주나요?^^ 윤지형샘 책 출판 축하드리고 사무국 식구들도 수고하셨네요. 저도 열심히 홍보할게요.
우선 저부터 열심히 읽고 ㅎㅎㅎ, 홍보도 읽는 틈틈이 함께, 그리고 학년말 분위기 맞춰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도 ...... 애쓰셨습니다, 남전선생님 그리고 우리 사무국 식구들...
삼절서생 쌤, 부산 벗 모임에서 출판(!) 기념회(!!!) 열어줘야 합니데이~~~^^
아웅*^^* 5년 만기 학교를 옮기는 시점에 여기저기 선물할 책들이 이렇게 이쁘게 나옴에 감사하며... 선물고르는 제 고통(?)을 해소해 주셔서 감사감사~!
축하와 함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표지와 종이, 두께가 모두 좋습니다. 단지 이름 옆에 지역과 학교, 과목도 밝혔으면 좋았겠다 생각했습니다. 저는.. 너무 부끄러워서 홍보는 안 할 겁니다.^^
아고, 다시 한번, '출연'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축하해 주시는 벗님들께도 감사~~. 이번 오늘의 교육의 화두가 "교육불가능의 시대-교사는 가능한가" 였지요? 불가능이라는 벽과 면한(그러니까 면벽한) 선생님들의 '참구'를 보여드리고 싶었지요, 책에서. 달희님(안동 김명희 선생님)은 자꾸만 부끄럽다고는 하시지만, 저는 자랑스럽습니다요!!! 여하튼, 오늘 저녁 땐 부산일보 기자 만나 술 한 잔 하면서 벗에서 나온 책에 대해서 부산일보 사태에 대하여 얘기하기로 했답니다. 누가 뭐라해도, 여러모로, 벗에서 생산한 책 많이들 보게 되면 좋겠지요?
행복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향해 그나마 행동하고 고민하는 우리 벗 가족들이 자랑스러워요.
저는 우리 벗에서 나온 책들은 모두 다 마치 제가 만든 것처럼 늘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그렇습니다. 지형 쌤, 축하드립니다. ^^ 널리 널리 알리고 퍼뜨리겠습니다. ^^
벗에서 나온 단행본 책들 보면 저도 무지 기쁘고 뿌듯하더라고요. ㅎㅎ 축하드리고, 나오는 책들 전부 모으고, 열심히 읽을게요. ^^
나는 왜 교사인가? 묻는다.
자신없다.
그래도 잘들 살고 있는 교사들이 있으니, 희망이겠죠.
언젠가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희망노래, 라는 책이 있었지요.
이제는 다시 희망을 노래하고, 만들고, 쟁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지런히 읽고, 노력하겠습니다.
새로운 단행본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글을 써주신 저자분들도 편집과 출판에 여념이 없었을 사무국 식구들 모두들에게도 뜻깊은 결과!!! 그 결과물을 나누고 같이 받아 안아 고민하는게 조합원의 역할이겠죠? 바로 신청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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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0년차. 새로운 학교, 새로운 만남. 그리고 새로운 마음. 나는 왜 교사인가? 돌아봐야 겠다. 다시, 시작이다.
다른 학교로 가시나 봐요! 응원합니다!^^ 참, 등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