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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까치집
김녹촌 시·김명숙 낭송
살붙이끼리 총부리 맞대고선
험악한 휴전선
가시 돋힌 철조망에
난데없이 나타난 까치 한 쌍
남북 땅 마음대로 드나들며
까치집을 짓기 시작했단다.
남과 북 나뭇가지 물어다
이리저리 걸치고 얽어서
둥지 만들고
비바람이 칠세라
북과 남 흙 물어다
바람구멍도 찾아서 속속들이 다 막고
훨훨 평화스레 날개 펄럭이며 깍깍깍거리며
자유로이 자유로이 집을 짓고 있단다.
50년 동안이나 원수 되어
서로 으르렁거리고만 있는 꼴이
하도 안타까워 이제는
저희들이 나서기라도 하겠다는 듯
아무도 생각해 보지도 못한
괴상한 곳에 와서
조선 사람들이여, 좀 보라는 듯
남과 북 통일의 집을 커다랗게 커다랗게 짓고 있단다.
해마다 칠석날이면
돌멩이 머리에 이고 올라가
은하수에 오작교 놓아서
서로 못 만나 가슴 태우는
견우와 직녀 만나게 해주는
전설 속의 그 착하디착한
까치들이기에.
사람들이여, 보라는 듯
조선 사람들이여, 제발 좀
마음 고쳐먹고 서로 만나 보라는 듯
남북을 가르는
눈물어린 철조망에
까치집
까치집을 짓고 있단다.
따뜻한 얼음
박남준 시·김명숙 낭송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
추위가 더 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안에 숨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 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의녀 김만덕
서귀포초교 4 김 혜성
"'만덕'이라 좋지, '김만덕.'"
만덕은 김해인, 김응열의 막내 외동딸로 제주시에서 태어났어요.
집은 가난 했지만 아버지의 가르침과 두 오빠의 보살핌으로 총명하게 자랐지요.
"네 이름처럼 많은 사람에게 덕을 베풀어야 함은 물론 항상 남의 처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단다."
"네 아버지,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도 먼저 굶주리고 추울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거지요?"
"옳지 옳지 하하하"
그런데 만덕이 나이 열한 살이 되던 해에 전염병으로 부모님을 잃게 되자 성내에 사는 기녀는 만덕이를 수양딸로 삼았어요.
예쁜 만덕이는 기생이 되었지요.
"만덕아 비록 기생이 되었지만 글을 열심히 읽는다고 들었다."
"하지만 오빠, 한평생 이런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을 욕되게 할 순 없어요. 하루빨리 이 일을 그만 두어야 겠어요."
"그러면 어려웠던 집안사정을 이야기 하여 보거라."
만덕은 관에 호소하여 나이 스물 셋 되던 해 기생의 신분에서 벗어나 장사를 하게 되었지요.
"인심 좋앙 손님 대접은 푸짐허게 허주."
"또 살림살인 오도독하게 조냥허영 어려운 사람을 잘 이해 험광."
손님들이 모여들어 장사는 날이 갈수록 잘 되어 큰 부자가 되었어요.
정조 16년 제주에는 4년동안이나 극심한 흉년이 들어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갔지요.
'거리가 멀고 바다가 있어 나라에서도 쉽게 도울 수가없으니 이 일을 어쩐담? 그래 내가 해야 할 일이 생겼구나.'
만덕은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내놓아 튼튼한 배로 식량을 사다가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니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요.
"우린 다 굶어 죽어 실건디 살아 나졌져, 영도 고마우카게."
이 소식은 임금님께 전해지고 만덕은 입궐을 하게 되었어요.
"허허 기특한 일이로다. 내 그정성을 높이 창찬하여 '의녀 김만덕'이라 명명하겠노라."
이로부터 제주사람들은 '의녀 김만덕'이라 부르고 있답니다.
부자의 계약서
(한라초 3학년 이혁준)
어느날, 천덕이가 길을 가고 있는데 슬피우는 동네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아주머니, 와 이리 슬피 우십네까?”
“야야, 천덕아 이일을 어떡하맨 좋네~ 외동이가 욕심쟁이 김부자에게 빚 대신 끌려 갔디 뭐고!”
“아주머니 고저 슬퍼 마시라요. 제가 외동이를 김부자네 집에서 꼭 데리고 나오갔시요.”
천덕이는 그 길로 김부자에게로 달려갔어요.
“혹시 여기 일 못하는 종살이 아이 있습네까?”
“아니 그건 와 묻네?”
“그 아이 대신 내가 일을 하갔시요.”
김부자는 웬 떡이냐 싶어 외동이를 내쫒고 천덕이가 가져온 계약서를 덥석 받았지요.
다음날 아침, 일을 해야 하는 천덕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어요. 부자는 무슨 일인가 싶어 천덕이 방을 열었지요.
“야야, 와 아직 옷도 입지 않았네?”
“계약서에는 어르신이 입혀준다고 하지 않았습네까?”
시간이 지나 점심때가 넘어도 천덕이는 밥도 먹지 않았지요.
“와 밥을 먹지 않네?”
“아~ 고저 밥도 먹여 준다고 하지 않았습네까?”
천덕이는 밤이 깊도록 불도 끄지 않았어요.
“이놈아, 기름 다는데 불은 끄고 자빠져 자야 되지 안칸?”
“아~ 이 계약서 보시라요. 잠도 재워준다고 되어 있습네다.”
며칠을 천덕이와 말씨름을 하던 김부자는 오히려 천덕이가 없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김부자가 천덕이에게 소리쳤지요.
“니 보라우. 계약서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까니~ 잔말 말고 당장 나가라우!”
이렇게 해서 천덕이는 일 한번 해보지 않고 부자 집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요.
여러분, 이렇게 똑똑한 천덕꾸러기 혹시 보셨나요?
봉이 김선달
윤해빈·윤현빈(부천 동곡초 1)
“아~그건 열 냥은 받아야 되는데 다섯 냥만 내슈.”
“이 수박은 여섯 냥 이유. 어~유 싸다 싸.”
한양에 올라 온 김선달은 저자거리에서 이것저것 구경을 했어요.
그러다 물건값을 무척이나 비싸게 파는 닭장수를 보았어요.
김선달은~그 가게 앞에 가서
“저 머리에 빨~간 왕관을 쓴 새의 이름이 무엇이요?”
“아! 저 녀석은 봉이요!”
“봉이요? 그럼 그게 얼마입니까?”
“스무 냥이요.”
정직하지 못한 닭 장수는 닭을 팔며 비웃었어요.
‘흐흐! 바보 같은 촌놈아! 아~ 어디서 왔길래 아직까지 닭도 모르냐…… 간밤에 꿈을
잘 꾸어 횡재를 했네 그려!’
이때, 상감마마가 행차를 하셨어요.
“물럿거라~ 물럿거라~ 상감마마 행차시다.”
김선달은 봉을 손에 쥐고 상감마마 앞에 넙죽 엎드렸어요.
“전하! 온 백성들을 아끼시고 나라 일을 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저는 평양에서 온 농부이온데 이곳에서 봉을 샀습니다. 받아주시옵소서.”
“아니 이건 닭이 아니냐?”
김선달은 봉을 사게 된 이유를 임금님께 이야기했어요.
“여봐라! 봉을 판 상인을 잡아오라.”
“네가 봉을 판 게 사실이냐?”
“네, 네 상감마마.”
“어째서 닭을 봉이라고 팔았느냐?”
“전하!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괘씸한 지고, 그래 얼마에 팔았느냐?”
“네, 스무 냥에 팔았습니다.”
“아니옵니다. 전하! 스무 냥이 아니옵고 삼백 냥에 샀습니다.”
김선달과 닭 장수는 서로 자기 말이 옳다고 다투었어요.
“고얀 놈 같으니! 선량한 농부를 속인 너에게 큰 벌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나 잘못을 뉘우치니 용서를 한다. 어서 농부에게 삼백 냥을 주고 사죄하여라.”
평양으로 돌아 온 김선달은 서당으로 갔어요.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를~황……”
“훈장님! 이돈 삼백 냥을 아이들을 위해 써주세요.”
“애~친~경~형 양~지~양~능”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을 공경함은 좋은 앎이요, 훌륭한 능력이다.)
“예~속~상~교 환~난~상~휼.”
(예의와 풍속으로 서로사귀고 환난이 닥치면 서로 돕고 위로한다.)
훈장님과 마을사람들은 큰 박수를 치며 말했어요.
“김선달! 이제부터 선달님 이름은 봉 이 김선달 입니다~”
신촌 효부
현연지(제주동교 6)
제주시 신촌리에는 착한 며느리가 눈먼 시어머니를 정성껏 모시고 살고 있었어요.
어느날 며느리를 칭찬하는 소문을 들은 암행어사는 살펴보기로 했지요.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누게우꽈?"
"길 가던 나그네인데 날이 어두워 하룻밤 신세질까 합니다만..."
" 이래 들어 오십서."
할머니는 앞이 잘 안 보이는지 어렵게 발을 옮기는 것이었지요.
“매느리가 물 질래간 아직 오지 안했수다 마는... 여기서 쉬엄 쉽서.”
암행어사인 나그네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잠을 자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사랑방에 앉아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지는군”
"톡톡톡.. 쓰윽 쓱쓱..."
'혹시? 날?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나그네는 문틈으로 부엌 안을 살펴보니 며느리가 아직도 무슨 일을 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어요.
'으응? 이 고소한 냄새? 그랬었군. 참 부지런한 며느리로고'
며느리는 정성껏 짠 참기름 항아리를 바람이 잘 통하는 할머니 방 난간에 놓는 것이었어요.
다음날 아침이었지요.
"원.. 손님이 왕 이신디 어떵 허연 요강을 여기에 놔둬 시니게..."
할머니는 참기름 항아리를 요강으로 잘못 알고 오줌통에 부어 버리는 거에요.
'저런... 며느리가 밤새 짠 참기름을 버렸으니 싸움이 나도 큰 싸움이 벌어지겠군.'
"어머님 여기 놔둔 항아리 못 봅디강?"
"요강 말이가?, 거 오줌통에 벌써 비완 놔뒀져."
"네에? 어머님, 그건..."
며느리는 할머니가 눈이 어두워 일을 저지른걸 알고는 크게 후회했지요.
"어머님, 죄송 허우다. 제가 어머님보다 재게 일어나 시믄 이런 일이 어서 실건디..."
"아니여게, 게메 호꼼 이상허긴 해라마는... 촘기름 항아리영 요강도 분간을
못허니 ..."
'과연 효부로다. 정말 착한 심성을 가진 며느리를 찾았구나 '
그 길로 한양에 올라가 임금님께 아뢰었지요.
"장한 일이 로고, 내 그 며느리에게 효부를 명하노라."
늙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착하게 살던 며느리는 임금님으로부터 효부라 명을 받았답니다.
설문대 할망과 오백장군
이수정 구연(성인부 최우수)
아득한 옛날에 제주도에는 한라산을 베게 삼아 잠을 자는 엄청나게 큰 여신이 살고 있었어요. 흉년이 닥친 어느 날 여신은 오백 명이나 되는 아들들을 불러 모았어요.
“어디서든 양식을 구해 오너라. 오늘 저녁에 죽을 끓여 먹으면 양식이 없어.”
“네, 어머니.”
아들들은 양식을 구하러 뿔뿔이 흩어졌지요.
“나는 그동안 아이들이 돌아오면 먹을 죽이나 끓여야겠구나.”
오백 명의 아들들이 먹어야 할 죽을 끓일 솥이니 그 크기가 대단했어요.
“휴~ 이제 다 끓였다.”
여신은 솥뚜껑을 닫으러 올라가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솥에 빠지고 말았지요. 한참 후 오백 명의 아들들이 지친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보이지 않고 커다란 솥만 보였어요.
“어머님이 죽을 끓이신 모양이다. 우리 먹자꾸나.”
너무 배가 고팠지만 어머니가 먹을 죽을 떠서 놔두고 맏형부터 먹기 시작했어요.
“거참, 오늘 죽은 왜 이렇게 맛이 좋지? 배가 고파 맛이 더 있는 모양이야.”
“그런데 어머님은 어디 가셨을까?”
막내가 죽을 뜨려다 이상한 뼈를 발견했어요.
“이것은, 이것은 분명 어머니의 뼈야. 어머니가 죽에 빠져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죽을 먹은 형들과 함께 있을 수 없어.”
막내는 형들을 원망하다면서 혼자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에 있는 차귀섬으로 달려가 한없이 울다가 그만 바위가 되고 말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형제들 그제야 사실을 알고 여기저기 늘어서서 한없이 통곡하다가 그만 모두 바위로 굳어져 버렸지요. 그러니 영실에는 499 장군이 있고 차귀섬에 막내 동생 하나 외롭게 있게 되었어요. 영실에 가서 오백장군을 가만히 들여다 보세요. 거기 백성들을 위해 몸 바친 설문대 할망의 모습이 담겨 있을 거예요.
힘센 할망과 꾀 많은 하르방
황나은 구연(한라초 1)
옛날 어느 마을에 오백 미터 할망이라는 아주 힘센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얼마나 힘이 센지 콩 한 가마니 쯤은 혼자서도 거뜬히 머리 위로 들어올릴 정도였지요. 어쩌다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힘으로는 언제나 할망이 이겼어요.
한번은 부엌에서 부부싸움이 일어났어요.
“이 놈의 하르방, 나영 한번 해 보쿠과?”
“에고에고, 도망가야겠네! 이놈의 할망이 하르방을 치네.”
하르방은 미처 달아나지 못하고 할망에게 쫓겨 주먹다짐을 받았어요. 하르방은 부엌 한 구석에 몰려있고 할망은 그 앞에서 마구 툭탁거리며 주먹질을 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그때 마침 이웃 사람이 찾아 왔어요.
“아이고 살았다. 어허, 고약한 할망, 저런 할망은 그저 버릇을 가르쳐야 돼!”
하르방은 마치 자신이 할망에게 주먹질을 한 듯이 상투를 탁탁 털었지요.
어느 날 할망과 하르방은 또 싸움이 붙었어요. 그런데 화가 난 할망이 하르방을 번쩍 들어올려 지붕 위로 던져버리고 말았어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놀란 눈으로 지붕 위에 하르방을 쳐다보았지요.
지붕 위에는 여름이라 노란 호박꽃이 가득 피어있고 크고 작은 호박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어요. 하르방은 그 호박들 한가운데로 나가떨어진 것이에요.
"허허, 저 하르방 할망한테 지는 생인게."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어요.
"하이고, 엉덩이야! 저 할망이 하르방 체면도 모르곡!"
꾀 많은 하르방은 부시시 일어나더니, 마치 일부러 지붕 위에 올라간 것처럼
“큰 놈을 딸까? 작은 놈을 딸까?‘
호박넝쿨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척 하지 뭐예요?
힘 센 할망도 하르방의 꾀를 보고는 빙그레 웃어주었어요.
제주도 전래동화
수월봉
신제주초등학교 1 전현아
오랜 옛날 북제주군 고산리에는 수월이와 녹고라는 남매가 살았대요.
어느해 봄 갑자기 남매의 어머니가 그만 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얘들아, 나는 오래 못 살 것 같구나. 미안하다.”
“안돼요, 엄마 죽으면 안돼요.”
수월이와 녹고는 매일매일 울기만 했답니다. 그 때 한 스님이 다가왔어요.
“얘들아, 왜 그리 슬피 울고 있느냐?”
“스님 도와주세요. 저희 어머니가 많이 아파요.”
“약초를 백가지 구해야 한다. 그 약초를 먹어야만 낫는 병이다.”
스님은 이 말만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지셨어요.
수월이와 녹고는 한라산 백록담까지 올라가 약초를 캤지만 아흔 아홉 개 밖에 없었어요.
“누나, 아흔아홉개 밖에 없어, 한 개가 부족해.”
남매는 남은 한 가지 약초를 찾으러 다시 나섰어요. 그런데 절벽 바위틈에 약초가 보였어요. 누나인 수월이가 약초를 캤어요.
“누나 내 손잡아.”
동생 녹고가 손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대요.
“누나아아아,”
녹고는 슬피 울었어요.
그후 사람들은 누나인 수월이가 죽은 곳을 ‘수월봉’이라 하고 녹고가 흘린 눈물을 ‘녹고물’이라고 했대요.
북한전래동화
할머니와 다람쥐
한라초등학교 2학년 김지현
옛날 아주 먼 옛날, 가난한 할머니가 산나물을 뜯으러 갔다가 다람쥐를 물고 있는 족제비를 보았어요.
“쉭! 쉭!”
할머니는 다람쥐를 구해 주었어요. 하지만 다람쥐는 족제비의 이빨 자국이 깊게 나서 숨을 할딱거리고 있었어요.
“에구 불쌍해라 쯧쯧.....”
할머니는 다람쥐를 집으로 데려가 상처를 치료해 주고 도토리를 따다 먹이며 정성껏 길렀어요.
몇 달이 지나 다람쥐는 새끼를 낳았어요. 그 새끼가 또 새끼를 낳아 할머니 집은 온통 다람쥐들로 오글오글 했어요. 하지만 할머니는 너무 늙어 더 이상 다람쥐들을 보살펴 줄 수가 없었어요.
“얘들아 이제 나는 너무 늙어서 너희들을 먹여 살릴 수 없구나 내일부터 산에 들어가 너희들 힘으로 살아라.”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다람쥐들을 산 속으로 보냈어요. 다람쥐들도 눈물을 똘랑똘랑 떨구며 집을 떠나갔어요.
집을 떠난 다람쥐들은 회의를 열었어요. 아빠 다람쥐가 말했지요.
“얘들아 지금까지 우리를 돌봐주신 할머니를 이제는 우리가 도와드리자.”
다람쥐들은 추수가 끝난 들판으로 가서 떨어진 낟알을 볼주머니가 뽈록하도록 물어다 뒤주에 채웠어요.
“할머니 고맙습니다.”
엄마 다람쥐가 인사합니다.
“할머니 오래 사세요.”
아기 다람쥐도 인사했어요.
할머니는 다람쥐덕분에 편안하게 사셨대요.
북한전래동화
딸랑귀신
노형초등학교 3학년 송준호
한 농부가 산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어요. 어느덧 밤이 깊어 사방이 캄캄했지요. 그런데 어둠 속에서 불빛이 보였어요.
“아니 이런 깊은 산 속에 집이 있었네.”
농부는 불빛을 찾아갔어요.
“계십니까? 주인장 계십니까?”
“뉘시오?”
할머니가 문을 열며 물었어요.
“산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하룻밤만 묵게 해 주십시오.”
“저런. 쯧쯧쯧 어서 어서 들어오시오.”
그날 밤 웬일인지 농부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아랫목에서는 할머니가 꾸벅꾸벅 졸더니 어느새 코를 골고 있었지요. 그 모습이 이상하단 생각이 들어 슬그머니 내려다보니 치마밑으로 누런 꼬리가 보였어요.
“이 이것은 호랑이 꼬리? 그렇다면 저 할머니가 호. 호. 호랑이?”
농부는 무서웠어요. 잘못하다가는 호랑이 밥이 되게 생겼으니까요. 농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꾀를 냈어요. 조심조심 호랑이 꼬리에 방울을 달아놓았어요. 그리고는 누워서 잠꼬대를 하는 체 했지요.
“내 딸랑귀신! 내 딸랑귀신! 음냐음냐”
농부의 잠꼬대에 잠을 깬 호랑이가 물었어요.
“이보시오. 무슨 일 있소?”
“아, 네! 제가 호랑이를 잡아먹는 딸랑귀신을 데리고 왔는데 잠깐 어디 갔다오겠다고 하고선 아직 오지 않는군요.”
“그 그게 정말이우?”
“그렇다 마다요.”
농부는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는 체 했어요. 호랑이도 슬쩍 몸을 움직였는데방울이 딸랑하고 소리가 났어요.
“아이쿠 이제 왔나봅니다.”
호랑이는 겁이 나서 밖으로 나가자 요란한 방울소리가 울렸어요.
“아이쿠 정말 딸랑귀신이 왔구나! 호 호랑이 살려”
할머니로 둔갑한 호랑이는 냅다 뛰었어요.
“딸랑딸랑” 방울소리도 호랑이를 계속 쫓아갔겠지지요?
백록담과 산방산
신산교 3년 현동주
옛날 한라산에는 하얀 털을 가진 사슴들이 살고 있었어요. 사슴들은 한가롭게 풀을 뜯어먹으며 살았대요.
그런데, 먼 나라 임금님이 병에 걸리게 되었어요. 좋은 약이란 좋은 약은 다 써 보았지만 임금님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갔어요.
“제주도에서 사는 사슴을 먹어야 임금님의 병을 고칠 수 있습니다.”
한 사냥꾼이 흰 사슴을 먹어야 임금님의 병이 낫는다는 말을 듣고 거친 바다를 건너 제주도로 오게 되었어요.
제주도에 도착한 사냥꾼은
‘꼭 흰 사슴을 잡아 임금님의 병을 고쳐 드려야지.’
하고 굳게 마음을 먹고 이 곳 저 곳으로 돌아다녔어요.
그러나 사슴은커녕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았어요.
“큰일났네. 사슴 구경조차 못했으니 그 사이 임금님이 위독해 졌으면 어쩌지?”
사냥꾼은 조바심이 나서 쉬지도 못하고 한 달이 넘도록 사슴을 찾아 헤매 다녔어요.
그런 어느 날, 사냥꾼이 숲을 지나 봉우리에 다다르자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넓은 들판에 사슴이 풀을 뜯는 게 보였어요.
“어! 사슴이다. 사슴이야!”
사냥꾼은
‘얼씨구나, 저 놈을 잡아야겠다!’
하고, 활시위를 잡아 당겼어요.
“아이쿠, 엉덩이야!”
사냥꾼이 쏜 화살은 마침 낮잠을 즐기고 있던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맞추어 버렸어요.
“아니, 이런 괘씸할 때가!”
머리끝까지 화가 난 옥황상제는 손에 잡히는 것을 들어 사냥꾼에게 내던졌는데 그게 한라산 봉우리였대요.
옥황상제가 뽑은 봉우리는 해안가에 떨어져 ‘산방산’이 되고 봉우리가 뽑힌 곳은 ;백록담‘이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첫댓글 이 자료들은 김명숙 직전 회장님이 고이 간직하셨던 소중한 자료들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위의 시 글자체가 선명치(선명애가 절대 아님^^)않네요. 수정해 주시면 감솨~~~~ !!! ^^
그 때 김명숙선생님 시낭송 처음으로 들었는데 진짜 잘 하시더군요. 호텔내 포장마차에서 북녘의 아리따운 아가씨들과 노래했던 것도 기억나요.. 이수정선생님 동화구연도 다시 한 번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