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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세출의 몽골 영웅 칭기즈칸이 13세기 초 몽골을 통일(1206년)하고 세계 정복에 나섰을 때 그의 군대는 기마병 10만에 불과하였다. 그와 대적했던 당시 중국 북부를 통치하던 금나라는 기마병 10만에 보병 100만을 가진 대국이었다. 무려 10대 1이 넘는 병력 차이였다. 병력을 뒷받침하는 인구 역시 10대 1이 훨씬 넘었다. 그럼에도 칭기즈칸은 이러한 절대 열세의 병력으로 절대 다수의 적을 물리쳤고, 가는 곳마다 승리하여 몽골이 실질적인 세계통일을 이룰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그는 ‘황제 중의 황제’라는 ‘칭기즈칸’의 칭호를 갖게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칭기즈칸은 10대 1이 넘는 병력의 약세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그 이면에는 몽골 기병이라 불리는 엄청나게 강한 기마병 부대가 존재하고 있었다. 당시 금나라의 기마병은 말을 탄 보병이라 비유될 정도로 몽골 기마병에 비하여 승마 기술과 마상 전투력이 뒤떨어졌다. 반면 몽골 기마병은 말 위에서 자유자재로 활을 쏘는 등의 뛰어난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것은 4살부터 말을 타기 시작한다는 그들의 전통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들이 늘 하는 사냥 역시 전투훈련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때문에 그들은 그저 말이나 탈 줄 알았던 금나라의 기병들에 비하여 엄청난 전투력의 우위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전투력이 뛰어난 몽골 기병에게 금나라 기병은 역부족이었다. 또한 예전의 기병은 보병과 비교할 때 오늘날의 기갑부대와 보병부대의 차이에 비견할 수 있다. 금나라가 추가적으로 보병 백만 대군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러한 연유로 그들의 기병이 몽골 기병에 패하자 보병의 백만 대군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몽골 기병은 이동에 있어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그들이 유목생활에서 얻은 지혜를 활용하여 물에 타서 바로 먹는 전투비상식량을 가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투식량 덕분에 그들은 병사 한 명이 서너 마리 말을 함께 몰고 가 바꿔 타가며 며칠을 계속하여 멈추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을 몰랐던 그들과 상대한 서남아시아의 제국들은 그들이 수천 수만리 떨어진 자신들의 땅까지 결코 쳐들어오지 못하거나, 혹은 오더라도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을 하여 불의에 일격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비록 상대와 비교할 때 수적으로는 소수였지만 세계 최강의 막강한 전투력을 가졌던 최정예 기병부대를 휘하에 두었기 때문에 칭기즈칸은 가는 곳마다 승리할 수 있었다. 바로 일당백의 전투력을 가진 몽골 기병의 힘이었다.
이제 시대는 바뀌어 21세기가 되었다. 21세기는 그 시작부터 정보통신의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지식과 정보의 교류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소위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의 시대가 된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이러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IT 강국으로 불리고 있다.
20세기 대부분 동안에는 농수산업의 1차 산업과 굴뚝산업이라 불리는 기존의 덩치 큰 제조업이 주가 되는 2차 산업이 나라의 국부를 좌우하였다. 그 시절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세계 수위라는 위치에 이제 대한민국이 21세기의 유망분야인 정보통신 분야에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20세기까지는 1차 산업이나 2차 산업의 경우 나라의 면적이나 인구수에 의하여 그 수요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산업의 규모도 결정되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 같이 면적도 크지 않고 인구수도 많지 않은 나라의 경우는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작으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국가를 지칭하는 강소국이 되기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강소국이라는 용어는 결코 진정한 강(대)국을 뜻하지는 아니한다. 그저 작은 나라지만 생존해가기에 강한 경쟁력을 가졌다는 정도의 의미를 가질 뿐이다.
강소국이 되어야한다는 논리의 저변에는 대한민국은 강한 경제체질을 갖추어 경제적 생존은 스스로 책임지고, 안보는 힘은 약하니 항시 주변 4대 강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줄타기 외교를 통하여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는 외부의 환경에 의존하지 하고 스스로 독립성을 내세우며 자신의 뜻을 강력하게 내세울 수 있는 강국 대한민국과는 크게 다르다.
만약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주장하면서 자의적으로 경제적 군사적 압박을 가해 온다고 할 때 과연 강소국 대한민국이 다른 강대국의 도움 없이 그러한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중국이 제주도 서남단에 위치한 강소국 대한민국의 이어도 기지를 그들의 해역이라 주장하며 점령한다면 대처할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이러한 가상만으로도 강소국 대한민국의 한계는 곧 다가온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국경도 점차 희미해져가고 국가 간 인적 왕래가 국내 이웃 도시 드나들듯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미래에는 영토를 놓고 무력충돌까지 벌일 나라들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긴 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토에 집착하는 일부 주변 나라들과 그들 내부의 패권주의적 성향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앞에서 가상한 상황 역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지난 천년의 사대적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스스로 독립적일 수 있는 진정한 강한 나라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미 우리는 이러한 강국의 명칭을 비록 IT 분야에 국한되었다하나 근래 얻은 바 있다.
그럼 어떻게 진정한 강국이 될 것인가?
여기서 강국이 된다 함은 기존의 개념처럼 나라를 넓히고, 군사력을 확장하여 다른 나라를 억압하는 패권국가가 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세계는 나라간 국경의 의미가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으며, 아마도 다음 세기쯤이면 모든 나라들이 한 연방 내의 나라들처럼 서로 자유로이 왕래하며 사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유럽(EU)의 모든 나라들은 서로 자유로운 왕래뿐 아니라 거주 및 취업에도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즉 영내 어떤 나라에서든 직장을 자유롭게 구하고 거주할 수 있다. 동북아의 경우에도 앞으로 중국, 한국, 일본 사이에 왕래가 잦아지고 국가 간 자유무역제도(FTA)가 활성화된다면 이 지역에서 국경의 의미 역시 차츰 퇴색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전과 같은 패권적인 영토 개념보다는 이제는 이웃한 나라들이 서로 예전 한 국가 내의 이웃한 지방 정도로 지내게 될 추세를 염두에 두고 서로 사이좋게 잘 사는 이웃이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정착되는 과정에서도 아직 그러한 추세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부 국가들이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으로 다른 나라의 권리를 유린하며 압박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이러한 만약의 사태에도 우리는 함께 대비하여야 한다. 우리는 새천년에 걸맞은 새로운 개념의 강국이 되어야 함과 동시에 기존의 구시대적 패권주의 국가의 도발에도 맞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그러한 강국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도 일부 그러한 경향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특히 과학과 지식산업에서 앞선 나라가 진정한 강국이 될 것이다.
예컨대 어떤 나라가 상대 나라의 군사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앞선 정보통신 기술력을 가지고 된다면 그 나라는 상대 나라를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예전처럼 병력이나 무장의 대소 강약으로 군사력의 강약이 결정되지 않고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첨단기술 수준에 의하여 군사력의 강약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꼭 무기와 병력 수에서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어야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들을 얼마나 많이 배출하고 얼마나 앞선 과학기술을 이루었느냐가 국가의 강약을 좌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이 진정한 강국이 되려면 예전의 몽골 기병처럼 이제 국민을 모두 일당백의 우수한 인재들로 기르고 그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앞선 과학기술을 이루어내도록 하여야 한다.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여 첨단 산업에서 앞서 간다면 대한민국은 그 어느 나라도 얕볼 수 없는 새천년의 진정한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21세기 정보통신의 시대에 맞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국민성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빨리빨리’ 근성이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빠른 변화에 아주 적합하다는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너무 꼼꼼하게 따지고 하였다가는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웃 일본은 정교한 기술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전자산업이 처음 생겨나 풍미했던 20세기에는 정밀한 전자기기의 부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일본인 특유의 꼼꼼한 성격이 아주 적합한 특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무엇이든 빨리빨리 하고자 하는 한국인의 성격이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앞서 가는데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은 칭기즈칸의 몽골제국 건설에서 말 잘 타고 사냥을 즐기는 몽골 사람들의 유목민족적 특성이 세계 최강 몽골 기병의 바탕을 이루었던 점과도 일견 유사하다.
이러한 연유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으나 근래 20여 년간 한국의 정보통신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수준으로 진정한 강국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IT 분야 내에서도 미흡한 일부 분야, 그리고 최강의 지식산업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NT, BT 등 다른 첨단 분야의 기반기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기초과학 분야의 획기적 수준 향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분야들을 향상시킬 우수한 인재들을 어떻게 양성하느냐가 곧 진정한 강국이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길로 가기 위해서 대한민국은 이제 많은 국민들을 이러한 기초과학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예전 몽골 기병에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우수한 인재들로 키워야 한다.
칭기즈칸 당시 몽골의 모든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말을 타고 자라나 천부적인 기마병이 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을 모두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로 키우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이는 오로지 현 대한민국 교육체계의 획기적인 개혁에 의해서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국방의 개념을 통합하여 국가예산중 교육관련 예산의 우선순위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이와 함께 기초과학과 첨단기술을 이끌어 갈 대학 및 대학원에서의 고등교육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공교육의 획기적인 개선은 유아, 초등, 중고등 학생들을 지금의 사교육의 억압에서 풀어주고 학교에서의 배움이 즐거울 수 있도록 공교육의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교사의 수준 향상과 학교 시설 개선에는 범국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 교육과 국방의 개념을 통합하여 예산과 인재양성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은 다음에 더 살펴보기로 하자. 대학과 대학원 수준 교육의 획기적 개선은 나라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기초과학 및 첨단기술 분야의 수준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첨단산업 분야의 우수한 고급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우수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대학과 대학원 교육을 개선하여 우수한 고급인력을 많이 육성하였는데 막상 조그마한 대한민국에서 그 많은 고급인력을 충분히 소화할 수 없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문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에서만 생각하면 높은 수준의 실업자만 양성하는 방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으며 조만간 더 엄청나게 바뀔 것임을 우리는 알아차려야 한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대한민국 내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또래들을 상대로 경쟁하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이미 이러한 현상은 유럽에서 정착되어 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국경이 큰 장애로 작동하는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나 마냥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한중일 삼국뿐 아니라 인도 등지에서 오는 인재들과도 대한민국 내의 자리를 놓고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며, 반대로 우리 아이들도 세계로 진출하여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유럽 등에서도 활발하게 직장을 구하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우리 젊은이들의 해외진출이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이러한 해외취업은 조금씩이나마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도 능력만 된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그러한 시대가 바로 눈앞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양성되면 그들은 전 세계의 우수한 기업들에 직장을 구하게 될 것이며, 해외의 우수한 기업들도 대한민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하려고 대한민국으로 몰려들게 될 것이다. 이는 훌륭한 인재들을 육성하게 되면 그에 따라 새로운 좋은 직장들이 나타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이스라엘의 우수한 인력을 보고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이스라엘에 연구소와 공장을 세우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다.
더구나 21세기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스스로 창업하는 경우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아 질 것이다. 이는 근로환경의 변화에 따르는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의한 요인이 크다.
산업혁명 이후 제조업 분야 대량생산 체제의 필요에 의하여 시작된 직장인의 대량 고용 추세는 이제 시대가 바뀌어 생산방식이 자동화 전산화 인공지능화 되어감에 따라 차츰 많은 근로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고용 감소 추세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범용지식을 활용하는 일상적인 직업들이 사라져 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의 직장들에 의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점점 더 미미해져 갈 것이다.
반면에 과학과 기술의 빠른 발전에 의한 새로운 생각과 기술로 생기는 새로운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업들이 매우 빠르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벤처기업들의 등장과 기존 전통적 일자리의 축소는 서로 맞물려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로 하여금 스스로 창업하고자 하는 동기를 더욱 유발할 것이다.
이스라엘에서는 1990년대에 시작된 벤처창업 붐 이후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많은 뛰어난 벤처기업들을 창업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현재 이스라엘은 수많은 새로운 창업자들에 의하여 세계 금융위기라는 불경기 가운데에서도 끄덕하지 않고 발전하는 창업국가(start-up nation)다운 진면목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도로 벤처창업이 일어나며 세계 벤처창업 투자자금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심지어 나라의 미래가 젊은이들에게 나가서 어떻게 창업하는지를 가르치는 데에 달려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더욱 많이 창업하고 그렇게 창업한 새로운 기업들이 제대로 발전하게 될 때 질 좋은 일자리들 역시 더욱 많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도 구태의연한 고등실업자 걱정보다는 우수한 인재들을 육성하는데 더욱 힘을 쏟아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모두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우수한 세계적 인재들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