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에 대한 고민
인천 어린이집 동영상은 아이 키우는 모든 엄마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사건은 네이버 지식백과에도 기록될 정도로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았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2015년 1월 인천 송도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네 살배기 아이를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대한민국 전역을 공분시킨 사건을 말한다. 당시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어린이집 교사가 점심 식사 후 원생들의 급식 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남긴 김치를 먹게 하다가 이를 뱉어내자, 오른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강하게 일었고, 보육 시설 아동 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후 국회는 2015년 4월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개정 법안은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해 모든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토록 하고 동영상을 60일 이상 저장하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결혼을 기피하는 여성이 이제는 보편적인 현상이 되고 있고, 결혼해도 아이 키우기 어렵다고 여겨 출산을 미루거나 출산하지 않고 부부생활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에게 이 사건은 그들의 입장이 타당하다는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다른 동물이 새끼를 보살피는 것과 비교할 때 조금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아이가 사람 구실을 할 때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낳아서 걷고 뛰고 말한다고 독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럿 속에서 살아갈 기본 능력을 익혀 몸과 마음, 머리까지 제대로 운용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요즘엔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하니까 18~19세 정도가 필요하다. 이런 긴 보살핌은 1부1처제라는 결혼 구조를 정착시키는 근본 이유가 되었고, 여자는 육아, 남자는 수렵이라는 분업의 토대가 되었다.
긴 양육 기간 동안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물론 몇몇 새나 동물도 자웅이 함께 키우기는 하지만 인간은 좀 더 긴밀하다. 즉 아빠의 물질적인 지원과 외부의 적으로부터 보호 그리고 조부모나 일가친척이 모두 합심하여 양육했다. 다른 동물에서는 흔치 않는 폐경기라는 신체 특성을 갖는 것도 육아와 관련되어 있다고 진화생물학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섹스의 진화』라는 책에서 강조한다. 즉 전통사회에서 생식능력을 잃어버린 여성의 생존은 그녀의 자녀 뿐 아니라 손자와 손녀의 생존에도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런 특징은 인류가 오늘날까지 자손을 남기면서 살아남게 되는 중요한 축이다.
과거의 아이 키우기에서 주목할 것은 여럿이 돌보기이다. 즉 아이는 1명인데 돌보는 이가 여럿인 상황에서 성장했다는 것이다.
아이가 보채거나 조금만 열이 나도 즉각 조처할 수 있고 작은 표정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할머니의 육아 경험은 의료나 위생상태가 열악했어도 건강하게 아이를 길러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가족 상황은 대가족이 무너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양육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아이들의 보살핌은 교육기관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곳에서는 많은 아이를 1~2명의 어른에 의해 양육과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개개 아동의 수많은 요구는 무시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이런 요구나 상태를 모두 감당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은 전통방식의 양육을 원한다. 즉 엄마를 포함해서 주위 어른들이 자신에게 주목해주고 사랑해주고 모든 요구를 수용해 달라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아이의 몸과 마음은 현생 인류가 생겨난 10만년 이래 지속되어 왔는데 요즘과 같이 다수(아이):소수(어른)의 시스템에 적응하려면 아마 수백년, 수천년이 걸릴 것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의 요구를 수용해주지 못하는 상태는 불리불안, 과잉행동, 소심, 난폭한 행동, 무기력 등으로 나타나는데 그 수는 해마다 가파른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모셔 와서 아이를 돌보게 해야 하는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CCTV 설치 의무화, 보육교사의 질 제고 등의 형식적인 해결책보다 시급한 것은 보육교사가 담당할 아동의 수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동의 몸 상태나 정서 상태 등의 작은 변화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고, 엄마의 마음으로 보살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가정에서는 옛날부터 해오던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해 주어야 한다. 눈을 맞추고, 서로 살을 부대끼며 하던 손뼉치기, 다리셈, 소꿉놀이 등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게 하고 온전히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여럿 속에 하나가 아니라 오직 나만을 위해주는 어른이 있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아이는 어려운 환경에서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