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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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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옷을 입고 창공을 가르며 사람들을 어디든 데려다 줄 수 있는 비행기 조종사, 바로 찬호의 장래 희망이다. 찬호는 쉬는 날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꿈을 물어볼 정도로 꿈에 관심이 많다. 친구들은 수화기 너머로 피아니스트, 축구 선수, 미용사, 의사 등 저마다의 꿈을 말하지만, 유독 억수는 얼버무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찬호는 그런 억수가 한심하기만 하다. 다음 날 선생님은 찬호가 친구들에게 관심이 많다며 칭찬을 하고, 찬호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런데 억수는 꿈도 없는 것 같다며 억수를 무시하는 말을 해서 바로 선생님께 주의를 듣는다. 쉬는 시간, 찬호의 태도를 나무라는 고은이랑 말다툼까지 하게 된다. 사실 억수의 꿈은 따로 있다. 찬호가 놀릴까 봐 말을 하지 않은 것뿐. 억수의 꿈은 다름 아닌 ‘숲을 키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고은이는 그 사실을 알고 선생님에게 귀띔을 한다. 선생님은 억수의 꿈이 아주 좋다며 칭찬을 하지만 찬호는 억수의 꿈이 왜 좋은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깜짝 소식이 전해진다. 어떤 나이 많은 어른이 평생 어렵게 모은 돈을 도서관을 짓는 데 쓰라고 기부한다는 것. 아이들은 엄청난 부자일 거라며 기대에 부푸는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기부자는 바로 땅콩 장수 할머니였다. 할머니를 통해 그간 억수의 선행이 밝혀져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찬호는 괜히 억수의 꿈을 비웃은 게 미안해진다. ‘무슨 꿈이든 행복한 게 중요하고, 남보다 땀을 많이 흘려야 한다.’는 할머니의 말씀, 비행기에 꿈을 싣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 출판사 서평 초등학교 2학년 듣기·말하기 교과서에 실린 『꺼벙이 억수』, 억수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나타났던 『꺼벙이 억수랑 아나바다』에 이어 어느덧 ‘꺼벙이 억수’ 세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억수와 친구들의 꿈에 관한 이야기로, 아이답고 순수함, 친구를 배려하는 태도, 이웃을 소중히 생각하는 억수의 마음이 오롯이 드러난 책이다. 어린이 독자들의 관심은 억수뿐만 아니라 찬호, 고은이 등 친구들에게까지 이어지는데, 억수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사랑받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고 당연한 것인 듯하다.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의 마음을 참으로 잘 알아 주는 글, 생생한 감동과 따뜻함이 살아 있는 그림 덕분이 아닌가 한다.
◆ 본문 발췌 월요일, 드디어 고마운 어른이 학교에 오시는 날입니다. 아이들은 궁금한 마음에 아침부터 교문 쪽에 눈이 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 시간이 다 가도록 그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 오시는 거지?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수군거렸습니다. 창문 옆자리에 앉은 찬호는 아예 운동장 너머 교문 쪽에 눈을 붙들어 맸습니다. 찬호야, 아직도니? 정민이가 목소리를 낮춰 물었습니다. 다시 말해 봐. 조종사 아니, 기장! 그렇지, 잘했어. 그런데 미안하지만 아직도야. 승용차가 들어오는지 잘 봐. 알았다니까. 기장! 택시를 타고 오실지도 몰라 미란이가 고개를 쏙 빼고는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알았어. 잘 볼게. 둘째 시간이 끝났습니다. 그때까지도 교문은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셋째 시간을 알리는 벨리 울렸습니다. 선생님이 들어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얘들아, 많이 궁금했지? 조금 전에 그분이 학교에 오셨어. 지금 교장 선생님하고 말씀을 나누고 계시단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러고는 곧 언제 오신 거지?하는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때까지 교문 안으로 들어온 승용차나 택시는 한 대도 없었거든요. 얘들아, 비행기를 타고 오셨나 보다. 아니야. 그분은 투명인간이어서 사람들 눈에 안 보인대. 에이…… 하하하!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본문 42-45쪽)
◆ 작가 소개 글윤수천 충청북도 영동에서 태어난 선생님은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어요. 오랜 시간 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면서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지요. 지금은 동화를 쓰면서 여러 곳에 나가 강의를 하고 계세요. 지은 책으로는 『꺼벙이 억수』, 『나쁜 엄마』, 『꺼벙이 억수랑 아나바다』, 『심술통 아기 할머니』, 『행복한 지게』,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등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꺼벙이 억수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들과 오랜 시간 호흡하는 즐거움을 준 책이어서 선생님의 보물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요.
그림원유미 서울에서 태어난 선생님은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셨어요. 지금은 멋진 그림으로 좋은 글을 더욱 빛나게 하는 일을 계속하고 계시지요. 선생님의 손을 거치고 나면 억수, 찬호, 고은이 같은 책 속의 주인공들이 마치 내 옆에 함께 있는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답니다. 그린 책으로는 『꺼벙이 억수』, 『꺼벙이 억수랑 아나바다』, 『비밀이 담긴 찬장』,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 『쓸 만한 아이』,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여자는 힘이 세다』, 『사람이 아름답다』 등이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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