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 오면 사람들은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시간의 빠름을 많이 생각해보는 것 같다. 얼마전 최선을 다한 삶은 어떤 삶인가를 생각해 볼 계기가 있었다. 주제인 최선을 다한 삶이 어떤 것이냐는데에 생각해 보았지만 딱 무엇이라고 할 만한 답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 어느정도 근접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첫째, 나는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왔었는가?
둘째, 나는 최선을 다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워’라는 유안진 시인의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노년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웠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삶을 살아온 것이며 행복한 삶을 살아온 사람은 성공 인생을 살아온 것이리라 여겨진다.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은 모두 이제까지 최선의 삶을 살아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세월을 인생주기 마디마디마다 내가 선택하여 나름대로 최선의 삶을 살아온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아온 것이며, 설령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당시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하더라도 그 시절 그때에는 그 선택이 나름대로 최선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지금 어렵고 힘들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지난 매순간 자신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왔음이 분명하다. 왜 그런 선택을 하였느냐 따지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인생이 B와 D사이에 있는 C라고 하는 말이 있다. 즉 태어남과 죽음사이에서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다. 살아 간다는 것이 결국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며 내 인생은 결국 내가 한 선택의 연속이다.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워’의 싯귀를 같이 읽으며 최선의 삶을 사셨기에 모두들 지금 이 자리에 계시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면 많이 좋아하시고 즐거워 하셨다.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선택을 하고 살아간다고 볼 수 있으므로 첫 번째 질문에는 많이 긍정적으로 답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답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영국의 사회철학자 라슬렛의 인생주기 1,2,3,4기에 따라 4기 즉 건강이 쇠약해진 후 죽음에 이를때까지의 시기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우리가 인간에 대해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이다.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다는 것, 언제 어디서 죽음을 맞이할지 모른다는 것, 죽을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것, 어느 누구와도 같이 죽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인생에 4기가 온다는 것을 소홀히 하면서 인생열차에 몸을 싣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삶에 끝이 있음을 명확히 인식함으로써 주어진 삶의 시간을 더 의미있고 보람되게 살아가야 하는 의지가 강해지는 것이며 지금의 삶이 더 충실해질 수 있을 것이다. 어두운 밤이 있어 밝은 낮이 더 소중하고 빛나듯이 죽음이 있어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말을 하였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음을 막연히 느끼고 살아가는 것과 온몸으로 체감하고 살아가는 것은 분명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죽음을 기억하고(Memento Mori)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carpe diem)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말한다.“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원하게 될 것, 그것을 지금하라”라고.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동기원장님!! 오랫만입니다.
그리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삶의 동기를 듬뿍 주시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