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소
2019101930 식품영양학과 황지효
장소: 알바하는 학원
나의 유년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장소를 떠올려 볼 때 생각난 장소는 여러 곳이 있다. 집에서 좀 더 멀어지지만 꼭 횡단보도 대신 건너던 녹지공원 앞 육교, 내가 사는 진주에서 가장 큰 축제인 유등축제가 열리는 남강변, 학교 앞 놀이터 등이 생각났다. 유년 시절의 사전적 의미는 유아기와 소년기의 중간으로 유치원 교육과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 이루에는 시기를 말하지만, 나는 좀 넓은 의미로 내 학창시절 모두를 포함하여 ‘나의 장소’ 글 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의 학창 시절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광화문광장이다.
나의 고향은 진주이다.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살던 사람들을 알겠지만 우리는 어릴 적부터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진주의 작은 ‘시내’가 아닌 강남, 홍대, 명도에도 가보고 싶었고, 각종 음악방송이 진행되는 방송사 앞에 찾아가 퇴근하는 아이돌들도 기다려 보고 싶었다. 어찌보면 정말 터무니 없는 이러한 이유들을 목적으로하여 나는 부모님을 졸라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내가 졸업한 학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이화여고이다. 이화여고는 덕수궁 돌담길 바로 옆에 있고, 시청까지 걸어서 5분 광화문 광장까지 걸어서 15분에 갈수 있는 곳이였다. 나는 입학식날 기숙사에 짐을 넣고 룸메이트 친구들과 저녁을 사먹기 위해 무작정 걷다가 광화문까지 가버린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고층 빌딩이 즐비한 광화문 광장을 걸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 진짜 서울이구나..”. 광화문 광장이야 말로 내가 서울에 가지고 있던 환상에 딱 들어맞는 장소였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골목에 위치한 보쌈을 먹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학교에 다니는 3년동안 줄기차게 광화문 역 주변을 돌아다녔지만 그 날 이후로 그 보쌈 집을 다시 가보지 못했다. 그 때 갔던 길을 기억해내는 친구가 없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역사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주먹도끼’라는 이름을 가진 역사답사 동아리였다. 처음에는 역사 답사 동아리라는 말에 서울 이곳저곳을 답사해보겠구나 해서 들어갔지만 사실 우리 동아리는 답사보다는 여러 사회 활동에 집중하는 활동을 했다. 특히 우리 동아리가 관심 많던 주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세월호 참사에 관한 문제였다. 우리 동아리는 일본군 ‘위안부’ 기억 배찌를 학생들에게 팔아 모은 모금액으로 학교 앞 프란치스코 회관의 정문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도하고, 직접 노란 리본을 만들어 전교생에게 배포하거나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 상영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주먹도끼는 매주 수요일에 광화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해 무대에 서서 단체로 노래를 준비해 부른 적이 있다. 수요집회 참여도 광화문에 관련된 나의 소중한 기억 중 하나이다.
나의 고등학교 2학년때 광화문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그 때는 시험 기간이였는데 나는 지내던 곳과 학교가 가까워 주말에도 종종 학교의 자습실에서 시험 공부를 하곤 했다. 그 때 공부를 하며 촛불문화제의 함성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때 시험 기간이라는 변명을 들며 그 순간에 참여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었다. 진주의 내 친구들도 시내에서 열리는 작은 집회에 참여했었다. 광화문광장을 코 앞에 둔 내가 그 때 그 곳에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너무 한심하고 아쉽다.
어찌보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뭣도 모르고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어 금전적인 문제나 학업적인 문제들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중학생때 밥먹듯이 싸우던 부모님 막상 멀어지고 나니 정서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학교에 진학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다시 돌아가도 이화여고에 지원 할 것이다. 진주에 있을 때는 접하기 힘들었을 여러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광화문은 나에게 아주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 장소이고,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나에게 의미가 큰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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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장소를 따로 정해두는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감상문 과제나 발표 대본 말고는 최근에 이정도 긴 글을 오랜만에 쓴 것 같다. 말 주변도 없고 글 쓰기를 누구보다 못한다고 생각해서 흥미도 없었는데 생각보다 글 쓰는게 재밌는 것 같다. 성표수업 하면서 과제로라도 몇 번씩 내 글을 써보는 기회가 생긴 건 좋다. 요즘 카톡이나 문자로 긴 문장을 제대로 끝맞춰 쓴 적이 없어서 문장을 마무리하는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어휘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책을 좀 자주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