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모심목회(母心牧會)’, 어머니 마음이라는 목회철학으로 목회를 해온 서임중 목사. 지난 20년 동안 서임중 목사와 함께 한 포항중앙교회는 포항시를 중심으로 장학사업, 생활 보조금 지원, 합동결혼식, 이주여성 친정보내기 운동 등 소외계층을 향한 사역들을 해왔다. 오는 10월 9일, 서임중 목사는 조기은퇴로 원로목사 추대식을 갖는다. 서임중 목사에게 은퇴를 앞둔 소감과 지나온 시간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Q. 목회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입니까?
저는 1949년, 경북 영주시 단산면 사천1리에서 출생했습니다. 부모님은 전통적인 양반 가문의 선비사상이 깊은 가운데 당시의 사이비 종교의 하나였던 삼덕교(증산도)를 신봉하는 부모님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교 문화적 가정에서 성장했습니다. 1968년 12월 25일 수요일 저녁 누구의 권유도 없이 스스로 모 교회인 사천교회에 등록했는데 전적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른 것으로 지금도 생각하고, 그렇게 신앙생활을 시작하던 중 1970년 3월 16일부터 한 주간 있었던 부흥회(당시 강사 : 안동서부교회 원로목사 고 김원진 목사)에 성령의 충만함을 입고 부흥회가 끝난 토요일 아침, 강사 목사님이 저를 귀히 여겨 모 교회 권영주 장로님의 학비 후원을 약속받고 저를 데리고 안동 경안 성서신학원에 입학시켜 주심으로 목회자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신학교 재학 중 회개하고 개종하셔서 교회 집사로 봉사하시다가 하나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Q. 35년 동안 목회를 하시면서 힘들었던 일과 은혜 받았던 일 등 기억에 남아있는 일들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의 목회는 정말 은혜를 입은 목회였습니다. 35년 목회와 포항중앙교회 20년 담임목회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교인들과의 관계에서 힘든 일이 없었고 그야말로 평행감축(平幸感祝)의 목회였습니다. 기억나는 일들이야 어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만 저의 35년의 목회는 날마다 기적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감동의 역사였습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것은 성전건축과 관련된 일들입니다. 35년 목회하는 동안 3교회를 담임하게 되었는데 예배당 및 부속 건물을 11동이나 신축, 개축했으니 저의 목회사역은 성전건축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목사관 생활은 항상 채워지지 않은 빈 곳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 빈 곳을 채우시는 신비로운 삶의 내용이 저의 35년 목회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에서도 포스코 회장이셨던 박태준 회장님의 교회 등록과 세례, 국회의원과 국무총리가 되어 감사예배와 소천하신 후 국립현충원에서 장례식 마지막 기도를 하면서 온몸에 그 어르신의 인격과 신앙과 삶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었음을 목사로서 증언하고 싶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교회에서 명예 안수집사로 추대해 드리고자 결의하고 찾아뵈었을 때, “왜 내가 일찍 예수님을 믿지 않았는지 그것이 안타깝다.”고 하시면서 두 마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첫째는 “나 같은 사람이 안수집사가 되면 하나님이 웃으십니다.”라고 하시면서 끝까지 낮아지신 주님의 마음입니다. 둘째는 “나의 영혼을 책임지고 주님께로 인도하시는 우리 목사님”이라고 하시는 목사에 대한 기본자세의 말씀은 가슴에 새겨진 감동의 메시지로 기억됩니다.
Q. 목사님께서 5년을 앞당겨 조기은퇴를 하십니다. 조기은퇴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포항중앙교회에 부임할 때 이미 65세 조기 은퇴를 언급했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 교계 및 일반 언론사의 인터뷰에 응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65세 조기은퇴를 선언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유별난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목회관이며 삶의 의미를 담고 기도해 왔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헌법이 정한 정년을 어기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교회가 가장 건강하게 성장하고 목회가 가장 평행감축(平幸感祝)의 상황이 될 때 정년 관계없이 은퇴하고, 오늘의 세대에 맞는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목사가 담임하게 될 때 더 교회는 성장하고 성숙하리라는 개인적인 교회관, 목회관이 조기은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이며 그로 인하여 포항중앙교회가 지속적인 성장과 성숙을 이룩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둘째는 말씀사역의 중심이 시무교회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주신 은사대로 전국 방방곡곡 부흥사경회를 인도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중대형교회는 일찍 부흥회준비를 위한 일정이 잡히면서 상대적으로 개척, 농어촌 산골교회는 항상 일정이 맞지 않아 섬길 기회가 없는 것이 항상 짐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현직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 건강할 때, 더 젊을 때, 조기은퇴를 하고 헌법이 정한 정년까지 미자립교회에서 강사로 초청해 주면 자비량 부흥회를 인도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것은 목사안수 받을 때의 마음가짐의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포항중앙교회가 이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동역해 주어 부족한 사람을 원로 목사로 추대해 주고 그 사역에 동행해 주심으로 기쁨으로 헌신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Q. 은퇴를 앞두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섭섭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그건 정말 아닙니다. 섭섭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조기은퇴를 결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회원들이 몇 차례 은퇴 번복을 간청했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저의 목회관을 이해하고 동의해 주셨고 그러기에 조기은퇴는 말할 수 없는 행복이며 감동입니다. 그리고 후임 목사님의 청빙도 100% 청빙위원회를 믿고 위임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너무도 훌륭하신 목사님을 하나님이 보내 주셔서 요즈음은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포항중앙교회 담임목사는 은퇴하지만, 목사의 직무는 은퇴가 없기에 주님 앞에 설 때까지 말씀 사역을 감당하는 사명수행을 다짐하기에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에서 기대감과 두려움, 꿈과 설렘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Q. 포항중앙교회 후임이신 손병렬 목사님과 성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목회자의 인선은 사람이 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손병렬 목사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하여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다만 확신하는 것은 제가 후임에 관하여 인간적인 생각, 선임목사이기 때문에 ‘내가’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기 은퇴를 앞두고 3년 가까이 기도만 했습니다. 내가 개입되면 결과가 어떠하든 아름답지 못함을 알기에 전적으로 청빙위원회에 맡겼습니다. 정말 제단이 젖도록 눈물로 기도만 했습니다. 그리고 손병렬 목사님이 결정되었습니다. 전적인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포항중앙교회는 좋은 교회로 좋은 목사님을 모시게 되었고 더 좋은 교회가 되어 가리라 확신합니다. 다만 손병렬 목사님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바울 사도가 고백한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저의 목회 35년의 기본 틀이었고 오늘의 포항중앙교회가 있게 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10)” 성도님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도 한 말씀뿐입니다. “인간 손병렬, 목사 손병렬로 관계해 주십시오.” 인간 손병렬이란 목사님도 아프고 힘들고 외롭고 실수하고 허물 있고 나약한 보편적인 성도님들과 다를 바 없다는 뜻으로 유별난 존재가 아니라 한 인간이기에 이해하고 관용하고 용서하고 사랑해 달라는 뜻이고, 목사 손병렬이란 그 또한 인간이지만 하나님이 나를, 우리를, 손병렬 목사님에게 위임하여 인도하신다는 기본자세를 갖고 하나님의 사자로 존경하고 순종하며 목자와 양의 관계로 함께 동역해 달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무너질 때 목회 현장이 막판 장터같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Q. 가족 소개 부탁드립니다.(사모님과 자녀, 손주)
아내는 황보귀남(65세)입니다. 어떤 언론사에서 질문을 한 때가 있었습니다. “서 목사님은 세상에서 누구를 가장 존경합니까?”라고 했을 때 “원론적으로야 예수님이지만 사람으로는 제 아내입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중심의 고백입니다. 오늘의 저의 목회를 있게 한 여종입니다. 장남 서석훈 목사는 74년생으로 장로회 신학대학원(M.Div.)과 대학원(Th.M.)을 마치고 미국 콜롬비아 신학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기간에 있고 애틀랜타연합장로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며느리 홍지나 사모와의 사이에 서혜원, 서요한 남매가 있습니다. 차남 서정석 집사는 77년생으로 한림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성형외과 전문의로 서울 pop 성형외과 원장이며 며느리 이가연(소아과 전문의)과의 사이에 서하진, 서호진, 서혜진 3남매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