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조문학 7집 작품-박미선
감나무의 추억 -1
한여름 시골집에 서 있는 감나무는
잎새가 파릿파릿 여리고 아리따워
내 마음 훔쳐보려고 감꽃 잎이 웃는다
정원에 다가서면 달거나 떫은 마음
선하게 비춰주던 달빛의 환한 미소
아버지 보고픈 마음 참새들이 반기네
경포호수 -2
강릉의 명불허전 벚꽃과 튤립꽃은
추억을 만들기에 참 좋은 관광명소
경호는 만화방창한 봄꽃축제 전시장
구름에 노을 꽃은 호수에 물들이고
유유히 헤엄치는 철새들 서식처에
우뚝 선 스카이베이 화룡점정 찍누나
금계 꽃 -3
한여름 무더위에 노랗게 피어 나는
밟히고 지나가도 꺾여서 넘어져도
온 동네 사방팔방에 피어나는 금계 꽃
소박한 웃음꽃에 환하게 미소 짓는
강바람 살랑살랑 내 마음 안아주고
행복한 눈 맞춤하니 좋은 마음 쏟아져
꽃마리 -4
봄에 핀 꽃마리란 들꽃을 아시나요
몸짓과 표정에서 가녀린 떨림으로
들녘을 환히 밝히는 깨알 송송 야생화
들풀이 아플까 봐 꽃잎이 넘어 질까
내 몸을 내어주고 마음을 비워주는
온 세상 희망찬 가로 삶의 향기 전하네
꽃양귀비 –5
전원의 꿈을 안고 고향길 찾아드니
위안을 안겨주려 다가온 꽃양귀비
화려한 큰 꽃송이가 정원 가득 점령해
붉은빛 꽃밭으로 물들은 5월에는
화려한 꽃마차는 저만치 사라지고
인생사 덧없는 사랑 꽃말들이 웃는다
미스터리 수박 -6
드러낸 속살 위로 소문이 무성하네
가짜가 나타나고 진짜는 숨었는지
붉은 속 검은 씨앗도 정체성을 잃었네
연초록 흔적만큼 입맛을 달궈주고
내 마음 식혀주는 풍성한 진혜 별미
달달한 수박 향기가 까마귀 속 같을까
상상화-7
불멸의 새벽녘에 경계를 허물고는
행성들 사이사이 침묵과 소통하고
달빛을 깨우고 나와 활짝 웃는 상처들
울 금빛 낮 햇살에 붉은 볼 드러내고
산그늘 석양에도 마음은 따스할까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외로움의 사신아
한 줌 풀포기 -8
봄비가 내린 후에 햇살이 비쳐주면
풀들은 고개 들고 파릇파릇 웃어준다
호미를 들었던 손이 뒷걸음질 쳐진다
풀들은 긴장하고 꽃들은 우헤헤헤
못난 놈 죽음으로 이쁜이 꽃 피나니
인생은 한 줌 풀포기 뽑지 않은 뿌리다
호박꽃-9
외모는 볼품없어 주목은 못 받지만
햇살을 가득 먹고 담장을 가로질러
노랗게 물든 호박꽃 진솔함은 보배네
햇순이 잘려도 절망과 원망보다
더 많은 줄기 뻗어 가지에 열매 맺고
팔월의 태양 볕보다 더 뜨겁게 오른다
백 송이 장미보다 한 송이 호박 꽃이
마음에 와닿음은 내면의 꽃 자태가
영원히 시들지 않는 그리움의 꽃이라
복숭아 -10
달콤한 복숭아를 한 아름 안고 와서
조금은 흠 있어도 마음은 따뜻하니
우리네 인생살이도 살만하지 않은가
발갛게 달아오른 이웃집 언니 마음
정답게 오순도순 시어가 달달하네
다음 달 만날 기약도 새로운 맛 기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