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 겨울철새
* 71/100 / 2025.2.28.
飛鳥
▪️날아가면서 새들은 득음을 한다.
구령을 맞 춘다.
하나~ /둘~ /셋~/넷
하나둘/ 셋넷
하나둘/ 세넷.
▪️"바다가 비에 젖지 않고 비를 바다로 만들듯"
정호승 <바닥에 쏟은 커피를 바라보며> 중
새들을 하늘에 쏟아 놓는 대지의 힘.
누구나 소중한 물건, 그 무엇을 잃어린 적 있지요?
나는 오늘 귀중한 철새들을 하늘에 떨어뜨리고 왔습니다.
▪️날아가는 철새 떼를 보면 나도 위대한 사람 되는 기분,
철새 등짝에 나의 위대한 소망을 실어보내기 때문이다.
비행기 편대 아닌가요?
도요새 일 것.
한 마리가 먼저 측후로 와서 탐색하고, 텔레파시 연락하니 동무들이 정확히 찾아와 앉는 순간이다.
첨벙첨벙 내려앉는다.
▪️물속의 밀생(密生)을 속아내는 작업이다.
지명 밀양이 생각난다, 密陽은 좋겠다, 햇볕이 조밀하게 비치는 고장 아닌가?
맑은 물에는 오히려 고기가 적다. 탁해보여, 많을 듯하다.
▪️여기서 수덕사 아래 수덕여관을 연계시킨다면?
프랑스에 가서 대성한 유명한 화가 고암 이응노 화백의 연고지. 수덕여관. 그의 소유였으며, 프랑스로 간 후에도 부인 박귀희 여사가 홀로 오래 경영했던 여관이다. 지금은 수덕사 소유이며 비어 있다.
▪️수덕여관. 이응노 화백은 실력은 대단하였으나, 이념적으로 좌편향되어 몰래 북한에도 다녀오고,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징역을 살기도 했다. 음악가 윤이상도 마찬가지다.
▪️철새 너희들은 북을 거쳐 왔을 터이지만
이념 편향은 없지않느냐 이 말씀.
제식훈련하듯~
먼리 또 가까이, 바람 잠잠한 날 융융(融融 ; 화평하게)히 뜨서 밤 귀소 걱정 잊는다.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새들이 집을 짖듯이" 정호승 <종이코끼리> 중
새들도 내진설계식으로 집을 짓는구나.
'새처럼 살고싶다'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욕심
이라고 정호승은 읊었다.
새처럼 어떻게?
영토개념 없이 자유로이 왕래하잖나?
방명록도 없이 무리가 친교를 맺고 공생한다. 나의 방명록도 새로 기입하기보다 점차 지워나간다.
저어새, 벽화
저어새
부처님 말씀을 찾는 중
▪️저어새 ; 부리가 검고 여름철새
▪️노랑부리저어새 ; 겨울철새
우리나라 겨울에 보이는 저어새는 대개 노랑부리저어새라고 보면 된다.
저어새
부끄러워지는 일이 있어서 물속에 자신을 비춰본다.
고니
▪️논둑에서 찾고 있는 것은?
무엇을 주워먹고 큰 배가 찰것 같지도 않은데? 오지랖 넓게 걱정된다.
고니
물속에세 제 그림자와 입맞춘다.
고니는 왜 고니인가?
'괜히' 가 '고니' 로 바뀐 것은 아닐까?
괜히 몸집 커서 배채우기 힘들고 날아가기 힘들다고?
고니
외로운 자는 주남에 오라
새들이 벗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가르쳐 주리라.
고니
지금은 경칩과 춘분사이 매화꽃 터지는데, 너희들 마음인들 분주히 생각들 하것다.
지도자 하나 선두에 서면 또 먼나라 여행하것다.
너희들께 깊어지는 마음으로 푸근해진다.
고니
▪️바잡는 마음으로 한달음 달려온 보람을 너희들이 안겨주네.
고니
▪️제 깜냥껏 한계절 평안히 지내다가, 또 먼 시베리아 해토머리 찾아가겠네.
백로야 너는 어찌 외롭니?
뜸적뜸적 걸어다니는 뚜꺼비같은~
너는 외로우랴만 주위는 더 환해지네.
고니
쌍쌍이면 이 호수가 마음으로 가득차고,
기러기는 왜 기러긴가? 끼러끼럭 우는 소리지.
기러기
▪️정공량 박사는 서울의 종합문예지 <시선> 사 회장님. 나와 벗 임종성 박사와 그리고 정박사 셋 사이는 막역한 문우 사이다. 나는 시선사 편집위원이며, 시선사가 수여하는 시선시문학우수상을 받았고, 나의 시집 4권도 모두 시선사 발행이다.
그런데 임종성 박사 시인도 고인이 된지 몇 년 됐고, 또 지난해 (2024년)에 정공량 박사. 시인도 고인이 됐다.
덩그런히 유작들만 남아서 '인명재천' 나의 심금을 울린다. 듣던말던 기러기들에게 나의 이 아쉬움과 외로움을 호소해본다.
*️⃣ <마음은 언제나>
정공량
마음은 항상 하늘에 누워 살고 싶다
구름이 남기고 간 아쉬운 말이나 되새기고 싶다
마음은 항상 강가에 누워 편하게 살고 싶다
강물의 여린 소리나 아늑하게 세다가 잠들고 싶다
오늘이 오늘만은 아니라고 오늘도 해가 기울지만
내일은 또 다른 내일 희망을 몰고 온다고 달빛도 휘영 차지만
언제나 마음은 내 노래처럼 푸르고 싶다고
언제나 펄럭이는 세상은 가득찬 청춘이고 싶다고// (전문)
기러기
*️⃣ <행복>
정공량
가벼운 깃틸로 살리라
땅에서나
하늘에서나
지친 날은 하늘이나 쳐다보며
괴로운 밀물
쏟아져 나와
흘러서 시간을 적시고
내일이면 싹이 틀 희망도
몸부림의 시간을 견디며
땅에 남아서
괴로움의 그늘에 남아서
흩어지는 눈물의 강물에 남아서도
끝끝내 새 바람 남은 봄을 기다리며//
(전문)
기러기
▪️"내 꿈은 가랑비에 옷을 흠뻑 적시며 포장되지 않은 시골길을 걷고 싶은 일" (정공량)
기러기
▪️"저기 새들의 날개에 앉아 깊어가는 밤에라도 스며들자/ 아직도 내일이 있다는 기다림에 며칠을 부서지는 햇발/ 마지막 황혼에 안겨 부서지고 흩어지는 달빛이나 되자"/ (정공량, <가을연가> 중에서)
기러기
▪️ "구름이 왜 와서 흔들리는지 모른다/ 바람이 달려와서 왜 넘어지는 지도 모른다"
(정공량)
기러기
*️⃣ <自尊>
고재종
외로운 날, 느티나무의 너른 둥치에 기대면
나무는 제 가슴 열어 수만 상처를 보여주네
설레는 날, 강물에 나가 물수제비를 띄우면
강물은 몸 뒤채어 금은비늘 떼 반짝여주네
서러운 날, 또 잿등에 올라 목이 메이면
하늘은 그 울음 쓸어 남빛 만리를 보여주고
그러나 또 가슴 애리도록 너 그리운 날엔
앞산도 제 능선 위로 멧비둘기 떼 띄워주네
나는 이래저래, 홀로 드높아 쏠쓸하여선
서리 쓴 들국 한 송이에도 함부로 절을 하네//(전문)
기러기
기러기
기러기
*️⃣ <냇가의 작은 모래알>
이재익
해는 뜨고 지고
꽃은 피고 지고
사람도 오고 또 가네.
지는 해를 노을이 붙들어도 어둠은 오고
지는 꽃잎을 바람이 받쳐도 떨어지고
가야 할 사람은 마음 주어도 소용없다네.
다만, 해있을 때 열심히 땀 흘리고
꽃피었을 때 한 번 더 바라보고
만났을 때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
하늘 아래 그 무엇이 영원하리오.
산마루의 큰 바위도 솔씨 하나 뿌려지고
봄바람 가을비에 젖고 젖어서
어느 세월에 구르고 흘러
냇가에 작은 모래알이 된다네.//(전문)
기러기
*️⃣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벌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기러기
기러기
재두루미
오늘이 축제일인겨?
재두루미
▪️사람은 겨울 진귀한 손님 철새들에게 감사하고, 새들은 사람에게 감사고 있네.
재두루미
주남저수지 현지 화보
가창오리떼
▪️수백 수천마리가 날아도 서로 부딪치지 않는데, 나는 나와 일대일인데도 종종 부딪친다.
가창오리
고방오리떼
*️⃣ <철새의 비상飛上>
이재익
철새떼 무리로 날면 서로 부딪쳐 떨어지려나
철없던 시절 새를 줍겠다고 기웃거렸다.
새 대신에 사냥엽총 탄피를 줍긴 했다.
화약 냄새도 상큼한 빨간 종이 탄피는 멋진 장난감.
망망한 바다에서도 가끔 선박 충돌사고가 난다.
그런데 철새들은 수천수만 마리가
일제히 빠르게 비상해도 서로 부딪치지 않으니
그 정밀한 간격 유지는 경이롭다.
말言의 간격은 엉성하다.
뜸적뜸적 두꺼비 독품듯이 서로 쏘고 요격하면
말의 파편들이 신문, TV, SNS에 우수수 떨어진다.
그 파편들은 그대로 사라지 않는다.
반드시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내고
그 상처는 부메랑 되어 되돌아온다.//
(전문)
노랑부리저어새
민물가마우지
백로떼
쇠기러기
재두루미
청둥오리
큰고니
큰기러기
황로떼
흰비오리
흰빰 검둥오리
흰죽지
* 홍머리 오리 ; 머리~가슴 빨강, 날개는 회색 / 흰죽지 ; 머리는 붉고, 몸통은 희다.
물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