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아달라 대웅전
[자작글 •권덕진]
초원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 하나에
먼저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바람은 꽃잎을 흔들고,
꽃은 말없이 초원을 물들이며
"자연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법당"이라 가르쳐 주었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108계단을 오르는 동안.
욕심 하나 내려놓고,
미움 하나 비워내며
마음도 함께 산을
올랐습니다.
마침내 마주한
관세음보살 바위.
수천 년의 바람을 품은
그 얼굴은!
한마디 말도 없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를 가슴 깊이 새겨
주었습니다.
초원은 끝없이 펼쳐지고,
하늘은 사람을 품을 만큼
넓었습니다.
나는 알았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야생화 한 송이를
바라보는 눈에 있고,
평화는 높은
절에 있는 것이 아니라,
108계단을 오르며
조금씩 비워지는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삼배를 올린 뒤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대웅전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았습니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
무심히 남겼던 상처와
미처 갚지 못한 은혜까지
가슴에 하나씩
올려놓고 조용히 속죄을
빌어 보았습니다.
법종을 세 번 울리니
맑은 종소리가 초원 끝까지
번져 나가고,내 마음 깊은 곳의
먼지까지 함께 씻어
주는 듯했습니다.
부처님께 등을 보이는 것이
예가 아니라 하여 한 걸음,
또 한 걸음 뒤걸음으로 조심스레
물러났습니다.
떠나는 발걸음은 뒤를 향했지만,
마음만은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몽골의 푸른 하늘 아래
나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참회는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남은 삶을 더 바르게
살아가겠다는
조용한 다짐이라는 것을.
몽골 아달라 대웅전.
그곳에서 나는
세상을 더 많이
본 것이 아니라,
비로소 나 자신을
조금 더 깊이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