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매체의 홍수 시대에도 영화가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때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오랜 시간과 공이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섹션 선정작 <개와 정승 사이>는 미얀마 작품으로는 처음 초청되었고, 여러 국가의 협업과 감독의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한 작품입니다. 마웅 순 감독은 2012년부터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고, 이 작품으로 2016년 프랑스 테크니컬러가 주관하는 메모리! 국제영화제의 미얀마 스크립트 펀드에서 수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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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정승 사이>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마치 자신의 앞날을 예견이라도 한 듯, 몇 년 동안 마웅 순 감독의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
올해 같은 특수한 상황은 예외지만, 미얀마에선 매년 100여편 이상의 극장용 장편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규모만 보자면, 인접한 국가인 태국과 비교해봐도 결코 작은 편 수는 아닙니다. 또 미얀마 정부는 자국 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작품에 자국어 자막을 넣지 못하도록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외국 영화는 영어 대사와 영어 자막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그저 영상 위주로 영화를 감상하고자 하는 소수의 사람이 아니면 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육성 정책과는 모순되게 자국 영화에 엄격한 검열제도를 유지하고 있어 창작자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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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소식을 기다리던 차에, 올해 초 드디어 영상 편집까지 완료된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색 보정과 음향 편집이 끝나진 않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발송했습니다. 다행히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을 계기로 태국의 화이트라이트포스트에서 남은 작업을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화이트라이트포스트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후반 작업 스튜디오로 할리우드 영화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색 보정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