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전 나는 내가 관여하고 있는 한 로스터리 카페의 직원들과 함께 '서울카페쇼'를 관람했다. 우리는 '아얀투'라는 이름의 부스에서 시음을 하며 서로 눈을 맞추었다. 시음을 한 세 품종의 맛이 모두 훌륭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들 품종을 우리 가게에서 상품화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예진(로스터)에게 각 1Kg씩 사도록 했다. 공급 가격이 스페셜티 수준이었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샘플을 빨리 맛보고 싶었지만 예진은 일이 많다고 로스팅을 계속 미루었다. 나 역시 공방 오픈의 일에 빠져 있어 서두르지 않았다. 최근 공방의 일이 안정되며 이 일을 매듭짓기로 했다. 좋은 생두는 서두르지 않으면 품절되어 구할 수 없다. 그래서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아얀투'에 접속해보니 이미 한 품종은 판매목록에 없었다. 지난 주 예진과 이를 상의하며 걱정했더니 그저께 볶아서 택배 편으로 보내왔다. 아래는 그를 두고 나와 예진이 주고 받은 카톡 메시지다.
[나]
'아얀투' 맛 보셨어?
지금 손님들하고 '문타샤' 맛 보았는데,
아! 참 좋네.
신맛, 단맛, 쓴맛 모두 좋고 균형이 잡혔어. 깨끗하고…..
게이샤 품종과 흡사한 면이 있어
'니구세'는 차처럼 부드러우며 달고 시고.. 역시 좋아.
그런데 '리무게라'는 못쓰겠네
[예진]
우와 벌써 도착했군요!😆
'아얀투' 세 종류 다 '청운지의 봄'에 쓰였던 '게뎁'과 거의 동일한 포인트에 배출했습니다 !
애그트론은 문타샤(75.2),니구세(76.4),리무게라(76.2)입니다.
1차 팝 이후 수시로 향을 확인하였는데 가장 화려한 향이 느껴지는 포인트에서 배출하고 보니 신기하게도 세가지 다 동일한 온도(178)에서 배출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어제 세가지 다 맛을 보았습니다.
그중 문타샤가 손님들의 호불호가 크게 없을 좋은 원두라 생각했습니다.
아주 산뜻한 베리향과 파인애플의 신맛이 느껴지고 밀크초콜릿의 부드러운 쓴맛 그리고 클린함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니구세는 후추의 스파이시한 향과 블랙베리의 살짝 묵직한 단향이 어우러져 독특하고 홍차같은 부드러운 쌉싸름함도 좋았습니다.
리무게라는 마치 향수원료같이 독특한 나무 향신료 같은 향과 오렌지의 산미가 어우러지는 느낌이 낯설어서 부정적으로 느끼시는 분도 계실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