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빨리 끝내야 할 일이 자꾸 늘어난다.
이번주도 끝내긴 틀렸다.
게다가 이주 연속으로 대구 출장이 잡혔다.
이러다간 책상앞에서 멍청해진다.
아무래도 산에 가야겠다.
인원이 많아서 원효/염초 릿지길로 한팀을 만들어 가고
우리는 김개남장군길로 올라서 백운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김개남장군길팀
1조 : 김영식-박연주-이병주
2조 : 오태환-정보현-윤성원
오늘은 처음 만난 정보현 대신 내가 선등 빌레이를 보면서 6명중 말번으로 오르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 2조의 등반-빌레이 순서가 세컨한테 몰리는 빌레이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어서 괜찮은 시스템인 거 같다.
3번이 1번 선등을 빌레이 - 1번이 2번을 빌레이 - 2번이 3번 빌레이
그러면 전체적으로 모든 등반자가 등반후 빌레이를 한 번 보고 잠시 쉴수가 있다.
기존 시스템에서 3번이 가끔 등반하고 사진찍으며 쉬는 반면 2번이 쉼없이 빌레이를 보게 되는데,
오늘의 시스템은 다같이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그리고 이 시스템의 최대 수혜가 나한테 온 것 같아서 더 좋았다
보현이 힘을 덜 써서 그런지 나를 빌레이 볼 때 바짝 당기고 있어서
슬랩에서 살짝 미끄러졌는데 1센치도 밀리지 않았던 것이다
1피치를 앞두고 내가 난이도가 11 이라고 했더니,
오랫만에 보는 태환형은 10 이라고 우기면서 기어이 영식에게 먼저 가라고 양보를 하셨다.
보현은 오랫만의 등반이라더니 자세 잡기 어려운 크랙을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씩씩하게 잘도 올라간다.
그리고 기분이 좋은지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어 달란다.
김개남 장군길은 오늘 처음인데 생각보다 어려운 구간이 많았다.
1피치는 11b 답게 루트파인딩을 잘 해서 발을 잘 찾아 올라야 하는 페이스이고
2피치 10c 슬랩도 쉽지 않았다.
비교적 쉬은 3피치를 얼른 올라서면,
4피치는 크랙에 접근할 때 먼저 직상해서 볼트에 클립을 하고 아래로 내려서면 좋다.
몸의 중심을 잘 잡아서 크랙 시작 지점까지 오르면 캠을 설치하고 넘어선다.
이제부턴 크랙에 발을 잘 고정시키고 캠을 설치하면서 오르면 중간에 볼트도 설치되어 있으니 힘을 잘 분배하면서 오르면 보이는 것만큼 어렵진 않다.
실제로 개념도에 난이도가 10b 로 나오니 자신있게 오르면 될 일이다.
다만 크랙이 끝나면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면서 고도감이 올 수 있겠으나 볼트가 촘촘히 잘 설치되어 있다.
넓은 테라스에서 4피치를 마치면 어마어마한 바람이 기다린다.
겨울이 지났어도 더운 여름날에도 바람막이 하나는 배낭에 넣어둬야 한다.
테라스에서 크게 위로 뻗은 쉬운 크랙을 캠 치며 오르면 5피치는 금방 마무리 되고
백운대 아래 일반 등산객이 오기 어려운 안락한 곳에 도착한다.
등반을 마치고 간식 먹다가 릿지팀 만나서 단체사진으로 오늘을 기념하고 하산하였다.
좋은 등반 이끌어 준 영식, 태환형 감사합니다.
1피치 영식부터
언제봐도 선등하는 모습이 든든합니다
그리고 영식의 든든한 확보자
확보지가 넓지 않아서 등반은 겹치지 않게 진행했습니다.
1피치 확보점
2피치 출발
2피치 확보점 테라스에서
4피치는 먼저 직상해서 볼트에 클립을 하고 아래로 내려서면 좋다.
몸의 중심을 잘 잡아서 크랙 시작 지점까지 오르면 캠을 설치하고 넘어선다.
다들 맨손으로 잘 오른다
나는 크랙 장갑을 써서 손을 깊이 넣어서 올랐다.
4피치는 오른쪽으로 길이 휘어져 있다.
슬랩을 오를 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자.
5피치 확보점, 병주형의 얼굴이 환하다.
그러고 보니 1조에서 연주누나가 빌레이 보느라 힘들었겠다.
보현, 오늘 빌레이 고마워요.
기분 좋은 날
함께 해서 좋은 하루였어요
첫댓글 태환형님 병주형님 연주누나 성원이 보현이 그리고 영식
김개남장군길 등반함께해서 좋았습니다ᆢ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ᆢ
자세한 등반 후기 좋네요..
3번이 1번 빌레이보면 확실히 2번이 힘을 덜겠어요. 참고해야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멋진 사진 즐감합니다~~^^
합리적인 시스템~👍
날씨 풀리니 대규모로 뭉쳤네요.